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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 기자의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다시 보기(14) | 서비스 면적은 공짜?] 발코니·테라스 가격, 분양가에 사실상 포함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테라스 면적 따라 같은 주택형 가격 천차만별 …발코니 확장 비용 과다한 곳도

신문이나 잡지·인터넷 등에는 ‘돈이 될 것 같은’ 부동산 관련 광고가 넘쳐난다. 어떤 광고는 실제로 재테크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광고도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포장만 그럴 듯한 광고가 상당수다. 과대·과장·거짓은 아니더라도 그 뒤엔 무시무시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예도 많다. 이런 광고를 액면 그대로 믿었다간 시쳇말로 ‘폭망(심하게 망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할 수도 있다.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수도권에서 분양한 한 테라스하우스 조감도.
“서비스 면적이 많아서 실제 사용 공간은 훨씬 큽니다. 84㎡(이하 전용면적)형은 서비스 면적만 40㎡ 정도 됩니다. 59㎡형은 서비스 면적이….” 아파트 분양 광고나 분양 상담을 받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여기서 말하는 서비스는 덤으로 준다는 의미일 텐데, 주택을 비롯해 부동산은 면적 자체가 돈이 아닌가. 서울에서는 3.3㎡당 수백만원, 수천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데 40㎡를 그냥 준다니, 솔깃할 수밖에 없다. 거짓말처럼 들리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짓말은 아니다. 아파트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전용면적의 30~50% 정도의 서비스 면적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있는 KCC스위첸 아파트 84㎡형 B 타입은 서비스 면적이 전용면적의 60% 수준인 50.5㎡나 된다. 84㎡형을 계약했지만 실제로는 134㎡에 살고 있는 것이다. 분양가격은 차치하고 일단 면적만 놓고 보면 서비스인 게 분명하다. 덤으로 받은 50.5㎡는 분양 계약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면적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보통 이 면적을 ‘서비스 면적’이라고 통칭한다.

면적만 놓고 보면 공짜


서비스 면적은 계약자(입주자)가 전용으로 사용하면서도 분양계약서에는 포함되지 않는 면적이다. 전용면적은 물론 공급·계약 면적 등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서비스 면적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발코니와 테라스(베란다), 다락방이다. 우선 발코니(balcony)는 건축 공사용 발판처럼 건물에 덧붙인 공간을 말한다. 바닥 연장면으로 건축물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완충 공간이다. 건축법에서는 ‘전망이나 휴식 등의 목적으로 건축물 외벽에 접하여 부가적(附加的)으로 설치되는 공간’이라고 적고(건축법시행령 제2조) 있다. 용적률 산정 때도 발코니 면적은 들어가지 않는다. 발코니가 서비스 면적인 이유다. 이 부가적 공간을 확장해 계약자 즉, 입주자가 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2005년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하면서 발코니가 본격적으로 서비스 면적이자 전용면적 개념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발코니는 무한정 키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건물에서 1.5m 이내로 설치해야 용적률 산정 때 제외된다. 그런데 어떻게 발코니로 전용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면적을 만들어 내는 걸까. 여기에는 주택건설 업체의 평면 설계 기술이 숨어 있다. 베이(Bay, 아파트 전면의 기둥과 기둥 사이) 수를 늘려 전·후면 발코니를 늘리는 것이다. 베이를 늘리면 집이 가로로 길어지게 되므로 발코니 면적도 그만큼 커진다. 84㎡형은 물론 59㎡형에도 3.5베이나 4베이 평면을 들이는 것도 그래서다. 한 대형 건설 업체 설계 관계자는 “베이 수를 늘리면 그 자체만으로 통풍·환기·채광이 좋아지지만 무엇보다 발코니가 커지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베이 수 확대는 용적률·건폐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평면 설계 노하우가 없으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테라스 역시 마찬가지다. 아래층 지붕을 내 집 마당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인데, 이 공간이 1층에 있으면 테라스(terrace)로 2층 이상에 있으면 베란다(verandah)로 구분된다. 그러나 주택 분양시장에서는 보통 층수 구분 없이 테라스로 통칭해 쓴다. 테라스는 구조적으로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집을 작게 만들어야 하므로 구릉지가 아니면 2~3층 이상에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개 저층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테라스를 들이는 예가 많았다. 15층짜리 아파트라면 1~2층에만 테라스를 들이고 3층부터는 일반 아파트로 짓는 식이다. 최근에는 연립주택(4층 이하) 전 층에 테라스를 들이기도 한다(이른바 테라스하우스). 발코니·테라스 외에 다락방을 통해 서비스 면적이 공급되기도 한다. 다락방은 최상층 가구에 주로 적용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소형 오피스텔의 복층을 생각하면 쉽다. 건축사사무소인 일호건축 장일호 대표는 “테라스나 다락방 역시 전용면적에는 포함하지 않는 서비스 면적”이라며 “그러나 테라스나 다락방은 건축 구조상 저층과 최상층 등 일부 층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게 한계”라고 말했다.

테라스 넓을수록 분양가 비싸

어떤 형태로든 서비스 면적이 늘어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택건설 업체는 서비스 면적을 정말 서비스로 즉, 공짜로 주는 걸까. 의미에 따라서는 공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꼭 공짜라고 할 수도 없다. 가령 지난해 김포시 한강신도시에서 입주한 한신더휴테라스 11단지는 4층짜리 테라스하우스인데 테라스 면적이 넓은 4층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테라스 면적이 작은 2~3층보다 1억원이나 비쌌다. 84㎡를 기준으로 분양가가 4층은 4억4000만~4억5000만원 선, 2~3층은 분양가가 3억3000만~3억5000만원이었다. 4층에는 옥탑방이 함께 들어가 있는데, 4층 이하의 연립주택이므로 조망권에 대한 이점이 거의 없다고 보면 결국 분양가 차액인 1억원이 테라스와 옥탑방 가격인 셈이다. 이 주택 4층 계약자는 서비스 면적 비용으로만 다른 주택보다 1억원을 더 지불한 셈이다. 그런데 이 단지뿐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인천 송도·청라지구,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김포시 한강신도시 등지에서 나온 4층 이하 테라스형 연립주택 모두 사실상 서비스 면적 비용을 받아갔다. 면적 개념으로는 공짜가 맞지만 실제 비용 면에서는 공짜가 아니었던 것이다.

발코니도 마찬가지다. 베이 수를 늘려 발코니 면적을 넓히면 그만큼 발코니 확장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특히 요즘 나오는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평면을 설계하므로 발코니 확장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으면 거실이나 방이 확 주는 등 집 구조가 이상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불가피하게 발코니 확장 옵션을 선택하게 되는데, 문제는 발코니 확장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대개 84㎡형 기준으로 확장비로만 800만~1300만원 정도를 요구한다. 같은 84㎡형이라도 지역이나 건설 업체에 따라 확장 비용이 천차만별이니 끊이지 않고 확장 비용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청주시에서 나온 한 아파트는 계약자들이 발코니 확장비가 비싸다는 주장을 하자 건설 업체 측이 비용을 40%가량 깎아주는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자 은근슬쩍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시킨 뒤, 분양 때는 ‘발코니 확장 무료’라고 홍보하는 단지까지 나온다.

서비스 면적은 이처럼 ‘공짜인 듯 공짜 아닌’ 면적이지만 향후 집값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분양가가 비싼 만큼 완공 후에도 더 비싸게 거래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분양가가 더 비싸다고 해도 서비스 면적이 넓으면 입주 후에 분양가 차액 이상의 역할을 하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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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호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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