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서해평화도로의 중심, 강화도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인하대 겸임교수)

▎배준영 /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인하대 겸임교수)
미국 플로리다주에는 ‘오버시즈 하이웨이(Overseas Highway)’가 있다. 플로리다 반도에서 남서쪽으로 작은 섬을 계속 잇는다. 약 202㎞의 그 도로는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만 42개다. 손꼽히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그 끝인 키웨스트는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의 영감을 받은 곳이다.

우리 서해안으로 가보자. 광활한 서해를 한 눈에 담는 영종도와 강화도 간의 다리를 그려보자. 15km 정도의 그 연도교(連島橋)는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한 외국인들이 강화로 쉽게 오가는 통로가 될 것이다. 환승객들도 잠깐 짬만 내면 갈 수 있다. 이제 관광객들이 고유한 문화와 스토리를 찾는 시대다. 무미한 대도시보다 구수한 지방도시를 더 찾는다. 바로 강화를 대한민국의 차세대 관광의 엔진으로 내세워야 하는 까닭이다.

강화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선사시대 고인돌, 단군시대 참성단, 고구려의 전등사, 고려궁지, 조선의 외규장각 등 5000년을 꿰뚫는다. 서해를 접하고 세계 5대 갯벌이 있고 광활한 평야와 마니산 등 명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주어진 시간에 어디 갈지 고민스러울 정도로 여러 컬러와 스토리로 뒤덮인 볼거리의 보고(寶庫)다.

그런데 도로가 문제다. 경기도 김포시를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도로는 항상 정체다. 나오는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길에서 시간 버리기 일쑤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가는 큰 길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아예 연도교 건설까지 포함해서 강화도 남단 일원 900㎡ 부지에 의료관광객을 위한 병원, 숙박시설, 그리고 리조트를 추진하는 미국 부동산 개발사가 나서기까지 했다.

서해안 섬에 다리를 놓는 일은 항상 벽에 부딪혀왔다.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똑같은 잣대로 사업을 평가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관행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균형발전을 위한 이런 사업에 별도의 예산을 책정하고, 일본은 별도의 평가체계로 따진다고 한다. 참고해야 할 것이다. 다리 건설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룬 곳도 많다. 옹진군의 영흥대교는 불과 1.3㎞로 뭍과 연결했다. 그랬더니 개통 직전인 2001년에는 관광객이 71만 명이었는데 1년 만에 378만 명으로 늘었다. 지가는 9만3468원㎡로 3배나 뛰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세입도 당연히 큰 폭으로 증가하는 선순환을 보였다.

최근 남북도로를 잇는 남북 간 대화가 궤도에 올랐다. 앞으로의 남북사업은 양측에 모두 이익이 돼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은 북한만을 위한 사업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있는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북한의 비핵화의 실행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해안의 남북한 연결은 서해안 지대의 긴장을 완화하고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윈윈 효과가 있다. 강화도를 축으로 하고, 우선 영종도와 다리를 연결하며, 그 다음 단계로 개성과 해주를 각각 잇는 것이다.

강화도의 인천상공강화산업단지도 가동 직전이다. 강화읍 일원에 46만㎡ 규모로 조성했다. 대부분 분양도 마쳤다. 강화를 남북경협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구상 아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사업과 연결된다. 강화에서 개성을 잇는 45㎞와 강화 교동도에서 해주까지 53㎞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확장되는 과정에 강화의 산업단지들이 핵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인천과 개성 그리고 해주가 한반도 물류 흐름의 주요한 축이 된다. 더 나아가 서해5도를 비롯한 해상 물류·관광의 골든 트라이앵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해빙과 맞물려 이 도로들이 남북한을 시원하게 잇는 평화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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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2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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