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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IF’ㅣ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1) | 아마존 주식을 2달러에 샀다면] 아마존의 주주서한, 초심을 잃지 말자 

 

조원경
고객 만족 목표로 끊임없이 혁신하는 제프 베저스의 ‘첫날 정신’…장기적 안목으로 기본에 충실

팍팍한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삶을 되돌아보거나 더 나은 삶을 동경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만약에’라는 가정을 하며 과거의 행위를 반성하거나 미래를 새롭게 상상하게 된다. 불행히도 인생에서 만약에는 없다. 만약에라는 가정을 두는 것은 그래서 여러모로 설레게 하는 작업이다. 투자가, 사업가, 정책 입안자, 카운셀러 등으로 변신해 꿈을 이루고자 하는 더 나은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


▎고객 만족을 목표로 끊임없이 혁신하는 제프 베저스는 ‘첫날 정신’을 늘 강조한다.
요즘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상승장에서 소외됐을 때는 으레 하는 말이 있다, 투자에서 가장 바보스럽게 느껴지는 말이다. 그건 “그때 투자를 할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실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도 그걸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남들이 다하는 것이 아니면 겁이 나서 선뜩하지 못한다. 위험이 거의 없는 데도 용기가 없어서 막상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런데 대개의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고위험 고수익은 일반적이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야 그때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하면서 땅을 치며 통곡하지만 소용없다. 투자 사전에는 ‘만약에’는 없다. 하물며 투자의 귀재도 실수를 한다.

워런 버핏 “아마존 주식 사지 않은 건 나의 실수”

“아마존 주식을 왜 사지 않았죠?”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받은 질문이다. 그가 아마존 회장 제프 베저스의 장기적 안목을 알 수 있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그는 이렇게 간단히 말한다. “아마존 주식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내 큰 실수였습니다. 후회 막심하죠. 내가 너무 멍청했어요. 그의 광기 어린 열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그의 성공 가능성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의 비즈니스 모델의 힘을 몰랐던 거죠.”

그렇다면 제프 베저스는 아마존 주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저는 우리 회사 주식이 오른다고 직원들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하지 않습니다. 10% 올랐다고 직원이 그만큼 스마트하게 된 게 아니죠. 마찬가지로 10% 내리면 직원들이 그만큼 멍청해졌다는 것도 아니죠. 소유는 임대와 다릅니다. 임대인은 소유주만큼 집이나 차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소유주는 주가의 등락에 신경을 쓰지 않아요.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제대로 하면 주가는 오르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사실 주식시장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신문도 유심히 보고 정보의 흐름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하지만 악재가 나왔을 때가 오히려 주식을 살 때이고 애써 얻은 정보가 장기적으로는 인내보다 못한 경우가 있음을 훗날 발견하기도 한다. 상투 잡아 패가망신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진주를 몰라볼 확률이 높고 손절매를 하는 실수를 거듭하게 된다. 그래서 바쁜 세상에서 데이 트레이더로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아마존을 보며 잠시 생각을 해 본다.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투자자를 당혹스럽게 했지만 그동안 신나게 오른 주식이다. 미래 성장 산업 분야의 1등 기업은 등락이 있지만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면서 몸값을 높여온 주식이기에 자기 돈으로 사서, 장기 투자를 했다면 현재 살림살이는 퍽이나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앞서 보듯이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도 아마존이라는 당대 최고의 주식을 알아보지 못하고 대박의 기회를 놓쳤다.

아마존은 1995년 아마존닷컴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베저스가 사전을 훑어보다가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무얼까?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인 아마존 강을 생각하며 큰 포부를 가지고 회사를 경영하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1997년 5월 15일 아마존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만 해도 이 회사는 단순한 인터넷 서점에 불과했다. 상장 당시 아마존의 기업공개(IPO) 공모가는 18달러였다. 지난 9월 4일 아마존 주가는 2094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물론 지금은 기술주 조정으로 주가가 상당히 내렸다. 아마존은 상장 후 3번의 주식분할을 단행했다. 주식분할까지 고려한다면 상승률은 어마어마하다. 최초 100주는 3차례의 주식분할 이후 1200주로 늘어났다. 아마존 주가 덕에 제프 베저스는 세계 최고의 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투자의 귀재 버핏은 투자 대상 업체의 비즈니스를 완전히 이해한 경우에만 투자 결정을 내리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터졌을 때 버핏은 기술주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아마존 역시 닷컴 버블로 주가가 폭락했다. 당시 기술주를 이해할 수 없어서 투자하지 않았다는 버핏의 대답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아마존도 주가가 폭락했으니 과거를 돌아볼 때 단기적으로 버핏의 결정은 옳았다. 버핏은 말한다. “베저스가 이토록 성공할 줄 전혀 깨닫지 못했어요. 그가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와 클라우드란 정보통신기술(ICT) 비즈니스 양쪽에서 모두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한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장기 투자자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매수기회를 알아보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아마존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하지만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것은 2010년 이후의 일이다. 결국 베저스 회장의 재산의 대부분이 최근 10년 간 불어났다. 뉴욕 증시에서 상장 후 주가가 100배 이상 오른 종목은 꽤 있다. 이들 모두 단기간 높은 상승률을 달성했을까? 아니다. 주식시장은 경우에 따라서 10~20년 아주 길게 투자한 사람들만이 놀라운 부(富)를 누릴 수 있는 인내의 시장이다. 물론 손절매를 하지 않고 오랜 기간 가지고 있다 휴지조각이 된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유행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몰빵’했다가 손절매도 못해서 눈물 젖은 빵을 씹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글로벌 시각에서 장기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년 전 아마존 주식에 투자했다면

아마존의 기업 경영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 ‘고객중심주의’ ‘발명에 대한 열정’ ‘운영 최적화’ ‘장기적 관점의 사고’다. ‘장기적 관점의 사고’는 회계상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선도적인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미래 현금흐름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주식에 투자할 때 우리는 무엇을 체크해야 할까? ‘고객에게 사랑받을 것’ ‘성장 가능성이 클 것’ ‘자본이익률이 높고 지속가능할 것’ 등을 당연히 포함해야 한다. 제프 베저스는 주주서한에서 이 세 가지 점검사항을 만족하는 꿈의 비즈니스 모델을 밝혔다. 첫 번째가 ‘마켓플레이스’, 두 번째가 ‘아마존프라임’, 마지막이 ‘아마존 웹서비스(AWS)’다. 마켓플레이스와 아마존프라임은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이고, AWS는 클라우드 서비스 임대업이다.

아마존 주식을 보고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다. “시간여행을 해보지요. 아마존 상장 후 얼마 되지 않이 닷컴 버블 시기가 왔습니다. 아마존 주식도 폭락했죠. 당시 당신이 주식을 보는 혜안을 가져 주가가 주식 분할 조정 기준으로 2달러 이하로 내려간 시기를 매수 기회로 보았다 가정해봐요. 아마존 주식을 2달러에 사서 2000달러에 팔았다고 가정해보자는 것입니다. 원금이 크게 불어났겠죠. 그러나 어디까지나 ‘만약에’에 불과합니다. 현실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죠. 사후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뿐입니다. 아마존의 주가 상승세가 사후적으로 불가피했다고 하거나 그렇다고 확실하게 믿게 되는 것은 사전에 투자를 결정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런 가공할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주가 차트 한 번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진정 그렇게 감정이 없는 존재일까요? 이런 상상의 운은 20년 간 감방살이를 하고 올 9월에 나온 자에게나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아마존 주식을 매매한 경우에도 돈 잃은 투자자가 무지하게 많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아마존 주가는 68% 하락했다. 1999년 10월부터 2001년 10월 사이에 투자했다면 기술주 폭락으로 원금의 10%도 못 건졌을 것이다. 20년 간의 널뛰기에 당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팔고 싶은 심정이 생기는데 가만히 있었겠나! 가장 낮은 시점에 주가를 사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신을 용한 점쟁이에 비유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사서 보유하기 전략은 유효할까


지난 8월 2일 뉴욕 증시에 클로징벨이 울린다. 전광판에 1조1억6780만 달러가 찍힌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세상을 뜬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눈물을 흘릴 것 같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웬만한 나라의 1년 국내총생산(GDP) 수치를 능가한다. 이런 애플 역시 주식 분할 조정 기준으로 주가가 2달러인 적이 있었다. 그 가격에 사서 200달러 이상에 팔았다고 한다면 아마존만은 못하지만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워런 버핏은 애플의 지분을 5%의 지분을 사들였다. 아마존 주식은 사지 못했지만 애플로 상당한 돈을 번 것이다. 워런 버핏은 애플을 필수 소비재로 분류했다. 회사를 바라보는 그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투자의 대가들은 자신들의 직관이 뚜렷하다. 그런 직관은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내공이다. 애플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애플 주식 수를 줄이는 만큼 결국 주당 순이익을 높이게 된다. 애플 경영진은 막대한 현금을 거의 제로로 만들겠다는 지침을 투자자에게 약속했다. 투자자를 위해 더 많은 자사주 매입을 하고 더 많은 배당을 한다는 의미이다.

누군가 인터넷을 찾아 ‘사서 보유하기(Buy & Hold)’ 전략을 검색해 본다. 이렇게 적혀 있다. 우량주 혹은 우량주 여러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혹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 대상으로 하라.

이들 종목을 충분히 싸다고 생각될 때 한꺼번에 사거나, 주기적으로 매입하라(적립식 투자). 장기간 보유해 충분히 오르거나 고평가됐다고 생각할 때 매도하라.

이 전략은 유효할까? 주가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부침을 거듭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경제가 지속 성장한다면 지수는 계속 오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불행히도 주식 매수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의문이 든다. 언제가 주식이 쌀 때이고 언제가 비쌀 때인가? 결국 개개인의 선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묵혔다가 휴지조각이 되는 종목도 많다. 일본처럼 주식이 20년 이상 계속 내린 경우도 있다. 그러니 이 전략이 항상 맞는 것 같지도 않다. 미국처럼 100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도 있지만 말이다.

많은 경우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성격이 급해 이런 전략은 실패로 끝날 수 있다. 사람들이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기간은 현실적으로 그리 길지 않다. 빠듯한 봉급으로 직장생활하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애들 키워야 하니 돈 들어갈 데가 천지다. 그래서 주식이 좀 떨어져도 20~30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보유하자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그러니 정말 좋은 주식이고 잃어도 좋다 생각하는 돈 만큼 사서 차트 보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강심장이 없다면 그런 모험을 하지 않는 것도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우연히 월가의 역사가 이를 입증하는 말을 하고 있다. ‘일단 매수하면 잊어버린 채 영원히 보유하라(Buy it, forget about it, and hold on to it forever)’. 우량주로 분류되는 블루칩 중에서도 위대한 기업으로 손꼽히는 주식에 투자한 다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계속 보유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략은 유효했을까? 그렇지 않다. 1970년대 초 월가에 불었던 대형 우량주를 일컫는 ‘니프티 피프티 (Nifty-Fifty)’를 사서 보유하는 전략이 유행했다. 문제는 이 전략의 열기가 식자 관련된 종목의 주가는 고점 대비 최대 95%까지 하락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말한다. 인기 있는 투자 전략이 있다면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누구나 받아들이는 상식은 대개 틀린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가 정답


▎애플에 투자한 워런 버핏은 애플을 필수 소비재로 분류했다. 업을 바라보는 그의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돈은 우리 인생에서 많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돈의 노예가 되면 곤란하겠지만 돈 때문에 좌절한다면 그 역시 슬프지 않나. 이른바 흙수저에서 세계 최고의 갑부로 등장한 제프 베저스는 그래서 우리에겐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다. “오늘이 아마존의 개업 첫날입니다.” 베저스는 해마다 투자자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첫날 정신’을 강조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새롭게 도전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유통을 점령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배달 드론, 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지금에도 그의 첫날 정신은 여전하다. 아마존이 혁신 행보를 거듭하면서 총 사령관인 베저스가 1997년부터 해마다 아마존 주주에게 보낸 편지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베저스는 편지에 아마존의 사업 현황, 미래 계획 등을 간결한 문장으로 풀어 쓴다. 길이는 평균 4~5페이지로 짧은 편이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서 베저스의 서한은 필독서로 꼽힌다. 해마다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해 웬만한 베스트셀러 경영 서적보다 깊이와 시의성이 있다는 평가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대목이 있다. 베저스는 아마존이 장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가 1997년 첫 편지를 매번 첨부해서 보내는 이유다. 그가 20년 전부터 주창해온 ‘첫날 정신’은 고객중심 경영, 높은 기준, 빠른 의사 결정, 혁신에 대한 투자가 주된 내용이다. 대다수 최고경영자가 단기 수익을 내기에 급급한 반면 베저스의 서한을 보면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꾸준함이 두드러진다. 베저스는 “대부분의 사람이 2주면 물구나무서기를 마스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매일 여섯 달은 연습해야 한다”며 “‘2주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마존의 둘째 날은 어떤 모습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베저스의 서한을 꼼꼼히 보자. 그는 둘째 날은 균형점이자 정점으로, 고통스럽고 뼈아픈 하락세로 이어지며 결국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항상 ‘첫날’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변한다. 무슨 뜻일까? 정점에서의 하락은 그에 따르면 다행히도 아주 천천히 일어난다. 한 번 궤도에 오른 회사는 ‘둘째 날’을 수십년 간 보내며 재무적 수확을 얻는 기쁨을 누리지만, 그 끝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둘째 날이 오는 것을 어떻게 늦추거나 막을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어떤 기법과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회사가 엄청나게 커진 상황에서, 첫날의 에너지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베저스는 말한다. “수많은 조건, 여러 대안들, 빠지기 쉬운 함정들이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에 간단히 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날’의 상태를 유지하는 대안으로 고객에 대한 충실, 주객전도에 대한 경계, 트렌드에 올라타기, 빠른 의사결정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결국 베저스는 거대한 조직에서 첫날 정신을 지켜내는 방법으로 온전히 고객에만 집중하는 기업 문화를 꼽은 것이다. 그는 “고객의 장점은 불만이 많고 기대치가 머무르지 않고 높아져만 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도 만족할 줄 모르는 고객이야말로 기업의 혁신과 창의력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베저스는 이틀 내로 제품을 무료 배송해주는 ‘프라임서비스’의 사례를 들면서 고객은 스스로 만족한다고 생각할 때도 더 좋은 것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아무도 ‘프라임서비스’를 요구한 적이 없지만 알고 보니 고객이 원하던 서비스였다고 설명한다. 아마존이 2005년 선보인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한 유료회원만 1억 명이 넘는다. 베저스는 ‘창업 첫날’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조직구조를 늘 단순화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스타트업 같은 회사’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단순한 조직’은 장기 목표를 이루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에 ‘높은 경영의 잣대’를 도입해서 스스로 노력해야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고경영자의 됨됨이를 보고 주식을 사는 것이 옳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유럽 곳곳에서 아마존 근로자들이 파업하는 모습을 보고 아마존 왕국의 이중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 가구 절반이 아마존 유료회원이란 점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주식은 단순히 올랐다고 비싼 게 아니다. 끊임없이 고객만족을 추구하고 혁신하는 기업은 주가가 더욱 질주한다. 그 종착역의 시점을 모르지만 말이다. 닷컴 버블이 끝나고 아마존 주가가 폭락한 이후의 시점이었다.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 증설로 아마존의 단기 이익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자 아마존 주주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배송서비스를 생각한 베저스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주가의 급상승을 오늘날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주주서한 말미를 되뇌며 우리는 어떤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아마존은 큰 회사가 갖는 시야와 역량이 있습니다. 동시에 작은 회사의 정신과 마음 역시 갖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모든 고객 여러분. 아마존이 여러분을 위해 일할 수 있게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주 여러분의 지지, 전 세계 아마존 직원들의 헌신과 창의력 그리고 열정에 역시 감사드립니다. 늘 그러했듯이 1997년 썼던 주주서한을 아래 첨부합니다. 제 ‘첫날’을 생각나게 하거든요.”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들은 위기를 생각한다. 그리고 위기에 대한 방파제를 매일 쌓는다. 위기는 항상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난다. 그만큼 위기의 원인과 전개 양상을 미리 알고 대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를 때 가장 좋은 전략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고객에 충실한 게 답이다. 둑이 높으면 큰 홍수를 막을 수 있다. 튼튼한 배는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불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높은 둑도 튼튼한 배도 고객을 향할 때 존재가치가 있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이다. 대한민국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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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8호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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