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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영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펀드 투자자에게 올바른 길잡이 될 것”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애플리케이션 개편, 펀드 담보대출 상품 개발 준비… “2~3년 이내에 흑자전환 목표”

▎사진:김현동 기자
펀드온라인코리아에는 지난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금융증권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고, 지난해 말 대표도 새롭게 선출했다. 주인과 경영진이 새롭게 바뀐 만큼 내외부적으로 성장 기대가 크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핀테크 1호 증권사다. 2013년 자산운용사와 증권 유관기관 47곳이 주주로 참여해 출발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펀드슈퍼마켓은 여러 운용사의 다양한 펀드를 온라인에서 사고 파는 펀드 플랫폼이다. 증권사나 은행 같은 판매처를 거치지 않고 투자자가 인터넷 또는 모바일에서 객관적인 펀드 정보를 가지고 선택하는 온라인 장터인 셈이다.

내년 펀드 규모 3조원 목표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올해 설립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펀드 환매가 늘었고, 초기 대규모 마케팅·운영 비용 탓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5년 내내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 사령탑을 맡은 신재영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를 1월 8일 서울 여의도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신재영 대표는 1988년 금융투자 업계에 첫발을 들였다.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에서 탁월한 영업력과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영업추진부장·리테일영업본부장·마케팅본부장·펀드온라인코리아 부사장 등을 지냈다. 녹록하지 않은 경영상황과 주변의 기대에 어깨가 무거울 법한데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신 대표는 “대표자리에 오른 후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생각을 해보니 직원들이었다”며 “회사 미션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과 함께 힘을 모은다면 빠른 시간 안에 한단계 점핑(Jumping)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직원들과 경영진이 ‘하나 되어 이룬다’는 뜻에서 올해 슬로건을 ‘하나 되어 이루는 혁신과 도약’으로 정했다. 신 대표가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고민 끝에 정했다. 이어 “올해에도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아서 증시도 불확실한 혼돈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나마 다행인 건 온라인 펀드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펀드시장은 최근 8년 간 6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온라인 펀드시장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한다. 이와 함께 공모펀드시장에서 온라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9%에서 2018년 4%로 커졌다. 올해는 6~7%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공모펀드시장 규모가 100조원 정도인데 펀드슈퍼마켓에서 3조원이 거래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펀드슈퍼마켓 펀드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올해 말 1조8000억원, 내년 3조원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펀드슈퍼마켓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수수료다. 펀드슈퍼마켓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S클래스’ 펀드의 판매수수료는 창구판매 보수보다 저렴하다. 펀드에 붙는 알파벳은 판매 방식에 따라 펀드의 수수료와 보수가 다르다. 예컨대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C) 펀드의 경우 총보수가 1.365%인 반면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S) 펀드는 0.415%다. 신 대표는 “은행과 증권사와 비교해도 비용이 적게 들고 3년 이상 투자할 경우 후취수수료를 면제해 준다”며 “장기 투자를 하기에 매우 좋은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올해 회사의 외연과 포지셔닝을 한단계 성장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는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상품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주문했다. 현재 펀드슈퍼마켓에서는 1400개의 공모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불완전 판매 등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100개 펀드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10개 펀드가 더 절실하다는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도 개편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예컨대 유튜브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해 맞춤형 영상을 보여준다”며 “펀드슈퍼마켓 앱에서도 투자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펀드를 추천하거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앱은 펀드슈퍼마켓 창립기념일인 9월 25일 이전에 선보일 계획이다.

펀드 담보대출과 직업·연령별 펀드 등과 같은 상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펀드 담보대출 업무는 올해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사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증권업 전반을 영위할 수 있는 증권사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신 대표는 “우리도 증권사 업무를 할 수 있는 증권사지만 대부분 펀드 판매 회사로 알고 있다”며 “회사의 이미지를 바꾸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올해 사명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좋은 상품을 발굴해 신뢰가 쌓이면 투자자들은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이내에 흑자 전환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합리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돈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돈 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돈을 쓰지 않거나,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것이다. 신 대표는 스노우 볼 효과를 예로 들었다. “큰 눈사람을 만들려면 주먹만 한 눈뭉치를 계속 굴려야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꼬박꼬박 저축해 종잣돈 만드는 시간, 상품에 투자해 이자에 이자가 붙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은 조금만 수익이 나도 환매를 한다.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예컨대 코스피가 3000이 될 때까지 매월 10만원씩 펀드에 투자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쉽고 빠르게 돈을 벌긴 어렵다. 인내가 필요하다.”

‘스노우 볼’ 효과 누려야

사실 우리나라는 펀드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환매도 비정상적으로 잦다. 이는 투자자와 운용사 간 신뢰가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 대표는 “과거 일부 증권사들이 ‘3억원 만들기 펀드’와 같이 기대수익률을 지나치게 높이는 상품을 내놨다”며 “펀드를 저축성 수단으로 판매해야 하는데 고객을 유인하는 상품으로만 판매했다”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에게 목표를 묻자 투자자에게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슈퍼마켓이 여러 정보와 선택권을 부여해서 투자자들의 자산을 늘리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개편된 앱과 새롭게 만들 상품을 만나보면 ‘믿고 맡겨도 되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468호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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