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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 임기 만료 도미노] 케이뱅크· IBK기업은행장 교체 확률 높아 

 

KB금융 계열사 CEO 대부분 연임될 듯... 우리금융 회장 거취는 정부 입김이 변수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의 임기는 9월 23일로 끝난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8월 7일 심 행장의 후임을 논의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었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임추위는 후보 명단 작성, 자격 검증, 최종 후보군과 인터뷰 등을 거쳐 차기 행장 후보자를 선정한다. 후보 대상은 심 행장을 포함해 케이뱅크 최고경영자(CEO) 연수를 받고 있는 7명이다. 심 행장은 2년 연임이 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연임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출범한 이후 제때 증자를 하지 못해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여러 번 발생했고, 적자와 자금난으로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인 만큼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서다.

심 행장을 기점으로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지주·은행 CEO는 모두 11명이다. 11월에는 KB국민은행의 차기 수장이 결정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11월 20일까지다. KB금융그룹은 이르면 9월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구성해 허 행장 후임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허 행장은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 3번째 연임 도전

허 행장은 KB금융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된 후 처음으로 은행장을 맡아 지난 1년간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그룹과 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7815억원으로, 허 행장 취임 전인 2017년 1분기(6440억 원) 대비 21.4% 증가했다. 다만 직원의 평가는 엇갈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행장 취임 후 디지털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플랫폼 사업이나 간편결제 등 다양한 사업에 나서면서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세졌다”며 “이에 대한 보상은 적고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12월에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등의 임기가 끝난다. KB금융 계열사 CEO 임기는 기본 2년에 1년 단위로 연장하는 구조다. 통상 첫 1년 연임은 무리가 없다면 허용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동철 대표, 이현승 대표, 허정수 대표, 신홍섭 대표는 첫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오는 12월 3년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수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실 김 행장 취임 이후 경영실적은 좋다. 2016년 12월 말 취임한 이후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IBK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985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2% 늘었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정부 지원을 받는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은 151조1969억원으로 권선주 전 행장 임기였던 2016년 대비 13.1% 늘었다.

그러나 김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행장이 이미 연임 의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다, 전임자들이 대부분 임기 3년을 채우고 떠났기 때문이다. 이에 김 행장의 후임으로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전 행장, 김 행장에 이어 네 차례 연속 은행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할지, 외부 인사가 새 행장에 취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도 오는 12월 31일에 임기가 끝난다. 이 행장은 지난해 2연임을 성공해 이번에 연임하면 3연임이 된다. NH농협금융은 2017년 말부터 1년마다 성과에 따라 자회사 CEO의 연임을 결정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은행 설립 최초로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자회사 CEO의 경영연속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우리·NH농협금융의 회장 임기도 내년 3월과 4월에 만료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일까지다. 일단 연임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은 비(非) 은행 부문 인수·합병(M&A)으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KB금융에 빼앗긴 업계 1위 타이틀을 되찾았다. 내년 1월에는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다. 회장 후보는 조 회장을 포함해 은행·증권·카드·자산운용사 등 주요 5개 자회사 CEO다.

변수는 있다. 조 회장의 채용 비리 관여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올 12월께로 예상돼 선고 내용에 따라 차기 구도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 전인 12월에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중 신한카드·신한저축은행·신한DS·신한대체투자·아시아신탁 등의 CEO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자회사 CEO 인사도 조 회장의 연임 여부 분위기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임가능성 커

우리금융그룹의 차기 대권 향방도 관심거리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내년 3월 주주총회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지주 체제로 바뀌면서 당시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임하게 됐다. 임기는 1년이다. 연말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어 차기 회장을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지주사 전환 작업을 탈 없이 마무리하고 비(非)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합병(M&A)했다. 손 회장의 연임에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할지가 변수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소유주인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현재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8.32%를 팔기로 했지만 여전히 1대 주주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내년 4월 28일까지로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 김 회장은 2012년 출범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올해 최대 실적을 냈다. 연임에 큰 걸림돌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1499호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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