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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Toss)’에 퇴사자가 많은 이유는?] ‘팀내 평가로 퇴사 권고’ 분위기 속 매달 10명씩 사표 

 

1.5배 연봉, 최대 1억 보너스 등 파격 채용 ‘허사’… 비금전적 측면도 챙겨야
토스측 "지난 1년간 정규직 입사 인력 근속 비율 90% 이상으로 안정화"


▎사진:뉴스1
핀테크 기업이 ‘인적자원(HR)’ 관리에서 성장통을 앓고 있다. 기존 금융업체나 IT기업과 경쟁하면서 인재를 빼와야 하고, 그렇게 어렵사리 영입한 인재들은 미숙한 인력 관리 탓에 잇따라 퇴사를 하면서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처럼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금융사업자이지만 핀테크 스타트업 대부분은 설립된 지 10여 년도 되지 않은 일명 ‘어른아이(겉모습은 어른이나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린아이처럼 미숙한 상태)’ 기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다. 업계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입사한 직원들은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기업정보사이트 크레딧잡이 국민연금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비바리퍼블리카에 입사한 사람은 259명이었고 퇴사자는 102명이었다. 3명이 입사하면 이 중 적어도 1명은 회사를 나간 꼴이다.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도 2018년에 비해 2019년에 2배 이상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비바리퍼블리카가 지급한 퇴직급여는 11억원이었는데 2019년엔 28억원으로 상승했다.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 이승건 대표가 2011년에 설립한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파격적인 입사 조건을 제시해 업계 안팎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력 입사자에게 ‘무조건 전 회사의 연봉 1.5배’를 제안하는 동시에 ‘첫 월급일에 사이닝보너스로 전 회사 연봉에 준하는 금액(최대 1억원) 지급’ 또는 ‘최대 1억원어치의 토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탄력적인 출퇴근제도, 별도 승인 없이 휴가 무제한 사용, 원격 근무 가능 등 유연한 근무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적인 시스템이 무색하게도 2019년 10월 비바리퍼블리카 퇴사자는 6명, 11월은 12명, 12월은 8명, 2020년 1월은 10명, 2월은 12명으로 늘고 있다. 이보다 이전인 2018년 말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HR팀(인사팀) 6명 중 그 절반에 해당하는 3명이 집단으로 퇴사한 사례도 있다.

팀 안에서 경고 세 번 받으면 퇴사 권고


연봉을 높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한다고 하는데 비바리퍼블리카 직원들은 왜 사직서를 제출하는 걸까? 업계 관계자들 ‘개인성과’ 중심의 평가가 아닌 ‘팀원 내부 의견’ 중심의 평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꼽는다. 비바리퍼블리카 공식 홈페이지의 채용 정보에는 ‘토스는 내부 구성원 간 경쟁을 유도하는 일반적인 회사 평가시스템을 따르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비바리퍼블리카는 팀 제도로 회사를 운영하며, 팀 내부적으로 ‘모 직원과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접수되면 일종의 경고와 같은 ‘스트라이크’를 해당 개인에게 부여한다. 스트라이크를 세 번을 받은 직원은 퇴사를 권고 받는다. 이와 관련해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와 통화에서 “팀 전체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협업하기 어려운 동료는 다른 동료들을 힘 빠지게 하고, 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단 그 과정은 해당 팀원에게 충분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신중히 퇴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바리퍼블리카측은 "작년 퇴사자 중 약 45%가 직군 특성 상 이직이 많은 고객센터 팀원 및 자회사 전직 인원으로, 실제 정규직 퇴사 비율은 현저히 낮다. 토스는 개인에 대한 고과 평가가 별도로 없으며, 스트라이크 제도는 토스의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지키기 위한 제도 중 하나로 쉽게 부여되지 않도록 여러 단계의 신중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공식 홈페이지에 삭제됐지만, 비바리퍼블리카는 채용 홈페이지에 ‘상자 속 썩은 사과는 다른 사과도 금세 썩게 만들어 상자 전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을 가져온다’며 ‘상시로 썩은 사과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게재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썩은 사과 도려내는 기업’으로 불리기도 했다.

결국 개인성과 평가는 없지만, 매일매일 팀원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지난해 비바리퍼블리카를 퇴사한 A씨는 “3진 아웃제로 실제 퇴사한 사람은 거의 없지만, 혹시나 경고를 받진 않을까 매일 불안했다”며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지만 보통 새벽 1시까지 야근했다. 다른 팀원들이 모두 야근하는데 나만 먼저 가기 눈치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 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이승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 52시간 근무의 취지는 알지만 급격하게 성장하는 기업에는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한다”며 근무시간에 대한 자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2020년 2월 기준으로 비바리퍼블리카는 직원이 348명으로,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 기업이다. 다만 탄력근무제를 실행하는 기업으로, 주당이 52시간이 아닌 3개월 단위로 통합 근무시간을 제한받는다. 일이 많을 때 야근이 연속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내부적으로 ‘고액 연봉과 높은 성과급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압박은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토스에 근무하고 있는 B씨는 “힘들면 그만두면 되는 것 아니냐. 돈을 안 주는 것도 아니고 고액 연봉 받고, 이 정도 일도 하지 않겠다는 건 도둑 심보”라며 “이전 회사에서는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 불만이었는데 여기선 적어도 무임승차 팀원은 없으니 좋다”고 말했다.

퇴사율 높으면 기업 신뢰성 떨어져

그러나 일각에서는 퇴사가 잦은 기업이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나 신뢰와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금융업계서 ‘퇴사율이 높은 기업’이라는 수식어는 최대 단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어난 라임사태 이후, 금융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그래서 핀테크를 전통 금융의 대안으로 지켜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그러나 핀테크 기업이 퇴사자가 많고 내부적으로 구조가 견고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누구도 자신의 돈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핀테크 기업은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기존 IT기업과 다르다.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IT기업 특성에 전통 금융권에서 중요시하는 견고한 구조도 갖춰야 한다. LG경제연구원 출신의 송계전 피플솔루션 대표는 “스타트업 열풍 속에서 기업의 핵심 인력들이 자리를 옮기는 ‘인력 엑소더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이 생존, 발전하기 위해서는 HR 철학을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시대에 구성원들이 일에 몰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금전적 성과 보상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 조직 운영 등 비금전적 측면도 중요하다. 모두가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성공 공유(Success Sharing)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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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2호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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