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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넥스모스 대표] “혁신 DNA물질로 피부 노화 막고 퇴행성 뇌질환 치료 나선다” 

 

넥스모스가 개발한 ‘DNA 압타민’... 5월 美서 원천특허 획득

▎ 사진:신인섭 기자
‘DNA를 활용해 특정 물질을 결합하고 흡수시켜 피부 노화를 막고,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한다.’ SF영화에서나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곧 현실화된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를 연구하는 미국 록커스대 교수인 김윤성 박사를 필두로 지난 2014년에 설립한 국내 DNA 연구기업인 넥스모스가 ‘DNA 압타머’ 물질을 연구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항산화 물질만 타깃으로 하는 DNA물질 ‘압타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국내 특허는 물론 지난 5월 미국 특허청에서도 원천 특허를 받아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넥스모스사에서 약제학 박사인 김정훈 대표를 만났다.

아직은 생소한 ‘DNA 압타머’ 물질은 DNA 연구학계에서는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떠오르는 혁신 물질이다. 일반 DNA와 달리 DNA 압타머는 특정물질을 타깃으로 활동해, 해당 물질과 결합하는 능력을 가졌다. 쉽게 비유하면 자성을 지닌 성분만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은 DNA물질인 셈이다. 또 DNA 압타머는 화학적 합성 물질이 아닌 DNA물질이기 때문에 인체에 투입해도 체내 면역반응 등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 치료제로서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항산화 물질 취약점 보완하는 DNA물질

넥스모스가 개발에 성공한 DNA물질은 DNA 압타머 중에서도 ‘항산화 물질’을 타깃으로 활성화한다. 이름은 ‘DNA 압타민’으로 지어졌다. 큼직한 DNA 카테고리에 압타머 물질이 속해 있고, 또 그 압타머 안에 항산화 물질만 결합하는 압타민이 개발된 것이다. 항산화 물질은 체내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항산화 물질이 결합한 DNA물질인 압타민이 이 같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다. 일반 항산화 물질의 단점을 압타민이 보완하기 때문이다.

김정훈 대표는 “항산화 물질은 수분, UV, 공기 노출 등에 취약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압타민은 이 같은 항산화 물질을 결합해, 체내에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며 “압타민은 항산화 물질 결합능력에 체내 안정적 안착능력까지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는 압타민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크게 두 가지를 설명했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와 스킨 더마제품(과학 기술이 더해진 기능성 화장품) 등이다.

먼저 김 대표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최근 국내 병원의 연구진들이 진행한 파킨슨병 치료 실험에서 실험용 쥐의 뇌에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항산화제를 투입하니 파킨슨병이 치료되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압타민은 이처럼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퇴행성 뇌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압타민은 동물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효과를 검증하고 있고 미국 록커스대와 국내 경희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올해 안으로 관련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킨 더마 분야는 이미 상품화되고 있다. 항산화 물질을 통해 피부노화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기능성 화장품에 압타민이 활용되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는 항산화 물질 중 비타민C를 결합한 ‘압타민C’가 적용됐다. 시중에 비타민C가 함유된 화장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DNA물질을 활용한 비타민C 제품은 처음이다.

김 대표는 “임상 실험을 통해서 압타민C가 들어간 제품이 보습 관리, 주름 개선, 염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특히 아토피 환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데, 현재 이와 관련해서는 서울대 의대와 공동으로 ‘왜 아토피에 효과가 좋은 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넥스모스가 특허 받은 신물질 압타민C가 적용된 기능성 화장품은 피부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외에도 넥스모스의 압타머 기술은 발모 치료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서 활용되는 물질은 모발생성을 막는 단백질을 결합하는 ‘WD압타민’이다. 원리는 이렇다. 탈모의 한 원인으로 모발생성 억제 단백질인 CXXC5가 꼽히는데 이 단백질이 체내에 털이 나는데 꼭 필요한 모유두 세포를 꽉 막고 있음으로 털이 나지 않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모유두 세포를 막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결합하는 DNA물질인 WD압타민이 체내에 투입되면 탈모의 원인인 CXXC5 단백질을 부여잡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발모제 치료로서의 활용은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넥스모스 연구진의 우연한 발견으로 연구됐고 관련 특허는 9월 중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킨더마사업은 英, 식품사업은 美서 진출 준비

넥스모스 DNA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스킨 더마 부분에서는 유럽, 호주, 동남아시아의 대형 화장품사와 협업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한 화장품사와는 지속적으로 논의해 내년 중에 제품 안전 관련 임상실험에 도입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사업화 전략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압타민을 활용한 식품사업은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압타민 물질은 미국 FDA에 물질안정 인정제도인 GRAS에 제출됐다. GRAS 심의를 모두 통과하면 넥스모스는 압타민을 적용한 음료를 만들 예정이다. 차후 압타민 음료가 나오면, 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DNA 항산화 음료다.

김 대표는 앞으로 넥스모스의 목표에 대해 “궁극적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난치성 퇴행성 뇌질환을 등을 치료하는 DNA 혁신 바이오 신약 개발”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개발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의 한계를 압타민이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무리 강력한 치료제가 개발돼도 뇌를 둘러싼 두터운 장벽인 BBB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뇌질환에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압타민은 BBB를 뚫고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투입시킬 수 있는 물질이에요. 내년부터 본격적인 비임상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봅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1551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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