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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DOWN] 박현종 vs 배재훈 

 


▎박현종 bhc그룹 회장(왼쪽), 배재훈 HMM 사장(사진:연합뉴스)
UP | 박현종 bhc그룹 회장

캐나다 연금기관에서 3000억원 투자 유치 ‘기염’


bhc그룹이 캐나다 연금기관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박현종 bhc그룹 회장의 경영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bhc 회장에 오른 뒤 회사를 인수해 오너가 된 박 회장의 이른바 ‘샐러리맨 신화’가 재조명 받고 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연금(OTPP)은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 등과 협력해 bhc그룹에 대한 출자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연금기관인 OTPP가 한국 기업에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번 계약으로 bhc그룹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인 글로벌레스토랑그룹(GRG)은 MBK파트너스 SSF와 박현종 회장, OTPP 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회사로 변모한다. 박 회장은 지난 2018년 MBK파트너스,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경영자인수방식을 통해 bhc그룹을 인수하고 GRG를 설립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GRG의 기업 가치가 약 1조8000억원으로 평가받은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이 인수할 당시보다 약 3배 정도 기업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186억원, 977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3000억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370억원 늘었다. 지난해 bhc그룹의 전국 가맹점도 1500개를 돌파했다. 업계에선 올해 bhc그룹의 매출이 4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균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한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bhc 대표에 올랐다. 제너시스BBQ그룹이 자금 조달 등을 목적으로 미국계 사모펀드에 bhc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bhc에 합류한 것이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특유의 경영 능력으로 업계 10위권의 bhc를 2위 회사로 키웠다. 이후 지난 2018년 bhc를 인수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의 전문경영인 출신 오너로 이름을 알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DOWN | 배재훈 HMM 사장

노사 갈등에 물 들어올 때 노 젓지 못하고 ‘곤혹’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등으로 올해 약 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이 노사 갈등에 휩싸였다. 지난 2019년 HMM 사장에 오른 뒤 올해 흑자 전환을 이끈 배재훈 사장이 노사 갈등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해운업계에선 “6년간 임금 동결로 고통 분담에 동참해온 노동조합 입장에서 올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 가능한 일”이라는 의견과 “혈세 투입으로 경영 정상화 과정에 있는 HMM의 상황을 감안하면, 임금 인상을 위한 노조 파업은 문제”라는 지적이 교차하고 있다.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HMM해원연합노동조합(HMM노조)은 지난 12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하고, HMM이 조정기간 동안 만족할만한 조정안을 제안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HMM노조 측은 “대규모 흑자가 예상되는 올해에 1%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HMM노조 측은 8%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선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약 8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선박 공급이 줄어든 와중에 교역량이 살아나면서 해운 운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항로 운임의 종합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12월 11일 2311.76까지 올라 집계를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지수가 823.53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HMM의 지분 12.6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노사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산업은행은 12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HMM은 2018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산업은행 및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돌입해 경영 정상화 달성 시까지 임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노사 간 합의하고 현재도 공동관리를 통한 경영 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 9년간의 연속 영업적자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시현이 예상되고 있으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채권단의 계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1565호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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