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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배달특급’ 시행 한달 성적표는?] 화성·파주·오산 가입자 11만명, 거래액 28억원… 공공앱 불씨는 틔웠다 

 

중개수수료 대폭 줄여 가맹점 확보… ‘수수료 1%’ 적자구조는 숙제

▎12월 1일 경기도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공공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특급’이 경기도 화성·파주·오산시에서 우선적으로 시행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표 공공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특급’이 달리기 시작한 지 한 달, 일단 성적표는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제시했던 한달 목표 가맹점 수는 3000개였지만, 2020년 12월 22일 기준으로 5730개의 매장이 가맹을 신청했다. 또 한달 간 목표 거래액이 10억원이었는데 서비스를 시작한지 8일 만에 이를 달성하고 30일 기준 누적 주문건수 10만건, 거래액 27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배달특급 가입자 수는 10만8000명에 이른다. 12월 31일 기준으로 배달특급은 구글플레이 식음료 인기 애플리케이션 순위에서 쿠팡이츠·배달의민족·요기요·스타벅스·마켓컬리에 이어 6위를 차지하고, 앱스토어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 규모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지만, 경기도 화성·파주·오산 등 3개 지역에서만 우선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따지면 무시할 수 없는 성장세라는 평가다.

경기도지역화폐 이용자는 최대 15% 할인혜택


‘공공’이라는 이름이 붙은 배달특급의 목표는 공정거래. 배달 음식 시장규모가 매해 커지고 있지만 일부 업체가 이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생기는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용을 없애고자 기획됐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세 애플리케이션의 배달 플랫폼 점유율은 97%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12월 1일 배달특급 서비스를 시작하며 홍보모델 가수 황광희를 만나 토크행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플랫폼 알리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는데, 집중화나 독과점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배달특급이 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도민들이 편리하게, 또 소상공인들은 큰 수수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정거래를 위해 경기도가 직접 배달에 나선 셈인데, 이를 반영하는 배달특급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개수수료 1%’, ‘광고비 없음’이 꼽힌다. 기존 배달 플랫폼사들은 가맹점주들로부터 10~15%의 중개수수료를 받거나 중개수수료 대신 정액제 방식의 광고비용을 받는 것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배달특급은 기존 업체들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 1%만 받고 광고비용은 전혀 받지 않는다.

배달특급 서비스에 입점한 한 매장 주인은 “지금까지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중개수수료 15%, 결제수수료 3%, 여기에 라이더 비용까지 지불하고 재료비·임대료·인건비 등을 정산하고 나면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 없었다”며 “배달특급은 중계수수료가 1%이기 때문에 일단 수입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겐 경기도지역화폐를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도지역화폐는 충전할 때마다 지역별로 6~10%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특징인데, 소비자는 지역화폐로 배달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게다가 배달특급은 경기도지역화폐로 결제한 소비자에게 5% 캐시백을 제공한다. 배달이라는 특성상 배달 서비스는 거주지역 주변 매장만 이용할 수 있는데, 이 특성과 경기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경기도지역화폐가 잘 맞아떨어져 시너지를 내는 셈이다.

그러나 한달 사용 후기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으로는 ‘리뷰’ 항목이 없는 점이 꼽힌다.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는 각 매장을 이용한 소비자가 적은 리뷰를 볼 수 있지만, 배달특급에서는 단순 숫자로 나타나는 별점만 보이고 글과 사진으로 작성한 리뷰를 볼 수 없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배달특급을 사용 중인 한 소비자는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실제 배달 상태를 리뷰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 소비자 리뷰가 없으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배달특급을 기획할 당시 ‘리뷰’ 항목이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배달특급에는 리뷰 항목을 제외시켰다”며 “하지만 시범사업 이후에도 불편함 등이 계속해서 제기 되면 추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1%’ ‘공공영역’ 등 논란은 진행 중

중개수수료 1%에 대한 우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특급을 선보이면서 적정 플랫폼 운영비용 차원에서 중개수수료 2%를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12월 1일 본격적인 서비스 운영에서는 중개수수료 1%를 내세우며, 가맹점주를 모으고 있다. 중개수수료 1%는 가맹점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플랫폼 운영에는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적자는 세금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에 대해 경기도주식회사는 “수수료를 1%로 유지하는 대신 그 간극을 채울 수 있는 이익 구조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배달특급이 궤도에 올라서면 다양한 방법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특급 가맹점주 신청 약관에는 중개수수료가 2%로 적혀있지만, 2021년 한시적으로 중개수수료 1%로 게재됐다.

정부가 민간사업 분야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배달이라는 분야가 ‘공공 부문’이 될 수 있냐는 물음이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수수료를 낮추는 등 장점도 있겠지만 정부가 민간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민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정부 개입보다는 시장 경제 원리에 맡기는 것이 맞다”며 “공정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다른 기업을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이 같은 지적에 “배달특급은 배달 플랫폼 참여로 인한 이익보다 배달앱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 형태 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지만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다. 배달특급은 내년부터 서비스 지역을 용인·광주·시흥 등 24곳을 추가적하며 확대할 계획이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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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7호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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