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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DOWN] 가삼현 vs 여승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왼쪽,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사진:한화생명)
UP |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이어진 연말 수주 잭팟… 기업 결합심사도 낭보


한국조선해양이 연말 선박 수주 계약을 잇달아 따내면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로 대표되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모두 글로벌 선박 수주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020년 4분기에만 54억9000만 달러(약 6조원) 규모의 선박 총 51척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량의 5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38억2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은 2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선업계가 불황을 겪었다가, 하반기 업황이 개선되면서 발주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LNG 선박 등 수준 높은 건조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 수주가 몰리면서 중국보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됐다는 해석이다.

12월 28일에는 한국조선해양에 또 다른 낭보가 이어졌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 총국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대해 ‘무조건 승인’을 통보했다. 2019년 7월 중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지 1년5개월 만에 얻어낸 결과다.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과 합병하려면 선박 수주 매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6개 국가 경쟁 당국으로부터 모두 승인받아야 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중국·카자흐스탄·싱가포르의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한국·일본·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으면 절차가 마무리된다.

일각에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의 노력이 성과를 맺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 대표는 2020년 3월 한국조선해양 대표에 취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특히 공을 들였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의 최대 라이벌 중 하나로 꼽혔던 기업인데, 이를 통합하는 작업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견제가 심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무조건 승인’을 끌어낸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이 밖에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과 수주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 2025년까지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DOWN |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제조·판매 분리작업에 노사 갈등 심화


보험업계 2위 기업인 한화생명이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작업을 앞두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전속 판매채널을 분사해 100% 자회사를 설립하고 업계 1위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지만, 노조가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구조조정을 우려하면서 회사의 이런 결정이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한화생명노조)는 12월 30일 파업결의 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같은 달 31일과 2021년 1월 4일 경고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이 전속설계사 조직을 떼어내는 결정을 내린 건 지난 12월 18일이다. 한화생명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판매전문회사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 전속설계사 약 2만명, 영업조직 임직원 1400여명을 이동시켜 2021년 4월 1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12월 24일 사내방송으로 진행한 경영공유세션을 통해 “한화생명은 월등한 조직력과 영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자 중 가장 먼저 판매전문회사를 설립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다른 회사의 상품을 팔아 설계사에게 수익을 올리게 한다는 건 자사 상품은 덜 팔아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회사의 주장에 조직 분리만으로 기존에 없던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태갑 한화생명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조합원에게 자회사로 전직을 강요할 경우 이를 단체협약위반행위로 규정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이 한화생명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전속설계사의 이탈과 영업조직 유지의 어려움, 수익성 악화 등 보험사들이 안고 있는 과제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 3위 교보생명은 내부 조직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1567호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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