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혁신으로 업무 효율화... 지분 구도에선 남동생에 밀려
종합제지업체 깨끗한나라 창업자의 3세인 최현수 사장은 대표 취임 후 2년간 ‘숫자’로 성과를 증명하고 있는 오너가 여성 경영인이다. 연속 적자로 위기 속에 있던 회사를 2019년 대표 취임 후 곧바로 흑자 전환시켰고, 사장으로 승진한 지난해엔 이익을 끌어올리며 10%대의 견조한 흑자구조를 만들어냈다. 국내 모든 기업을 통틀어 보더라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최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학교를 졸업한 뒤 깨끗한나라에 들어와 차근차근 능력을 입증해왔다. 2006년 마케팅 부서에 입사해 성공적인 신규 브랜드 출시와 생활용품사업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으며, 2013년 말 임원으로 승진 후 2015년에 등기임원에 올랐다.깨끗한나라는 2017년 생리대 파동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16년 매출 7060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이 2017년엔 각각 6234억원, -253억원으로 떨어졌다. 2018년에도 매출이 떨어지고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사내엔 위기감이 돌았다. 최 사장은 이런 상황 속에서 2019년 대표이사로 부임해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냈다.최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손익 중심 경영에 집중했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부문은 과감히 잘라내고, 경쟁력이 높은 사업부문에 집중했다. 기존 제지사업부를 페이퍼솔루션 사업부로 개편한 뒤 제조 및 유통과정을 개선하고 생산 효율화를 통해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지난해 최 사장 취임과 함께 부친인 최병민 회장은 등기 이사에서 물러났고, 각자대표인 김민환 부사장은 HR과 공장을 담당하는 체제다. 이후 최 사장의 성과는 더 빛났다. 지난해 1~3분기 깨끗한나라는 4474억원의 매출과 4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0.3%에 달한다.최 사장은 대표 취임 후 조직문화 혁신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Agile) 조직 체계를 도입했으며 이를 통한 업무 효율화가 이뤄졌다. 애자일 조직 체계 속에서 의사결정은 빨라졌고, 젊은 조직문화가 이양됐다. 코로나 상황 속 재빠르게 마스크, 손 소독제, 손 소독티슈 등 위생제품을 출시해 경영성과를 높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조직문화 덕분이다.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더마(피부과학) 생리대 브랜드 ‘디어스킨’도 같은 맥락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싱가포르 3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했고, 최근에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아마존에 생리대를 입점시키는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은 결국 남동생에게?최 사장은 그간의 성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지분구도에 있어선 남동생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그가 보유한 회사 주식은 보통주 7.7%로 여동생인 최윤수 나라손 대표와 동일하다.깨끗한나라의 최대주주는 최 사장의 남동생인 최정규씨다. 그는 2014년 희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깨끗한나라 주식 597만1518주를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지분율은 16.03%다. 올해 만 30살인 최정규씨는 지난해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정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최정규씨가 기업의 경영을 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