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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스타벅스 새 주인 될까] ‘결별설’ 돌던 20년 지기 ‘쓱(SSG)타벅스’ 되나 

 

신세계그룹, 본사 지분 50% 인수 가능성 타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등 막대한 투자금 마련이 관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스타벅스코리아 유튜브 채널인 ‘스벅TV’에 출연했다. /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유튜브 캡쳐
스타벅스코리아의 1호팬을 자처하는 ‘와이제이(YJ)’가 스타벅스의 완벽한 주인이 될까. ‘와이제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스타벅스 멤버십 닉네임이다.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100%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1997년 스타벅스 미국 본사와 지분 절반씩을 투자해 스타벅스코리아를 설립한 뒤 20년 넘게 본사와 함께 운영해왔다.

정 부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경험을 통해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온 일화는 유명하다. 1999년 스타벅스 이대점 오픈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이어진 파트너십이지만 지난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신세계가 스타벅스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결별설’이 꾸준히 돌았다. 신세계가 e커머스 사업 확장을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데다 최근 구단까지 창단하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스타벅스 인터내셔널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스타벅스 매각설에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신세계와 스타벅스는 추가 10년의 운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넘어 신세계가 완전 인수로 입장을 선회한 데는 스타벅스의 견조한 성장세가 한몫을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6년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에도 매출 1조9284억원을 기록하는 등 2조원대 매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점포 수도 계속 증가해 지난해 1500개 점을 돌파했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은 이마트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각각 50%씩 갖고 있다. 신세계가 미국 스타벅스 본사 보유 지분을 인수할 경우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는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독자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더불어 이마트·SSG닷컴 등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스타벅스 사이렌 로고만 붙이면 뭐든 완판”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이미 SSG닷컴과 함께 스타벅스 온라인 샵을 론칭한 바 있다. ‘그린 스토조 실리콘 콜드컵’을 SSG닷컴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정 판매해 5분 만에 5000개를 완판시켰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매출 10%를 스타벅스코리아와의 거래에서 올렸다. 스타벅스 카드 론칭 등 타 업종과의 협업도 진행했다. 신세계가 최근 야구단을 인수한 만큼 스타벅스코리아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SG닷컴의 새벽배송 장바구니격인 알비백을 스타벅스와 컬래버레이션한 디자인으로 선보이니 10만원 이상 결제 시 증정이라는 높은 가격 장벽에도 불구하고, 전량 소진됐다”며 “스타벅스 사이렌 로고만 붙이면 뭐든 완판될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다 보니 신세계로서는 놓치긴 아까운 파트너인 셈”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이마트의 재무구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로부터 3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분을 전량 인수할 경우 배당금은 현재의 2배인 600억원으로 늘어난다. 매출액의 5% 수준으로 알려진 로열티는 인수 후에도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지급해야 하지만 배당 수익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앞서 신세계는 2019년 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매각을 검토할 당시 지분 가치를 1조원대로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성장세가 꺾이긴 했지만 올해 전망을 보면 지분 가치는 더욱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생각하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의 적정가가 인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공모형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지분인수가 구체화 되고 있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4월 8일 4000억원 어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 예정일은 일주일 뒤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회사채 발행 목적과 규모를 두고 다양한 설이 돌고 있다. 회사채는 운영 및 차환자금 마련 목적이라는데 올해 이마트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는 4월 11일 1000억 원 규모가 전부다.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흥행시 최대 6000억원까지 발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 차원아니냐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는 대비책이라는 풀이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각적인 검토중”이라면서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스타벅스 인터내셔널, 일본·중국시장 직영 전환

앞서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은 중국과 일본 매장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왔다.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은 아시아 시장에서 공급계약을 통해 현지 시장에 우선 진출한 후 직영으로 바꾸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중국에서는 합작 파트너로부터 스타벅스 차이나 지분을 2017년 전량 인수해 직영 운영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사자비 리그와 손잡고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는 2014년 스타벅스 재팬을 100% 자회사화했다.

중국과 일본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수 2, 3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시장이다. 이 시장을 직접 운영한 선례로 봤을 때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을 매각하기보다는 역으로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스타벅스 지분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 한국 역시 매장 수 기준으로 일본과 비슷한 규모인 만큼 중국이나 일본처럼 직접 경영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럴 경우 신세계가 가격 결정권을 쥐게 돼 ‘값질’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놓치기엔 아까운 캐시카우긴 하지만 신세계로서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중장기적 투자가 연이어 예고된 만큼 지분 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본사에 매각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은 스타벅스 재팬 지분 인수 당시 합작사인 사자비 리그 등에 프리미엄을 더해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현지 기업과 손잡고 현지 시장에 연착륙한 다음 성장세가 확인되면 직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며 “일본 스타벅스의 경우에도 파트너를 맺은 기업이 지분율을 높이려 하자 직영으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세계가 당장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5조원을 쏟을 계획이라면 스타벅스 지분까지 100% 사들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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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8호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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