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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증시 맥짚기] 해운·조선·철강 '맑음'에도 코스피 상승은 한계 

 

美 금리 영향 주춤한 대신 증세 부담은 커져

▎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 사진:현대중공업
당분간 경제 변수가 불안정하게 움직일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년 4월이 팬데믹이 최고를 향해 올라갔던 때여서 올해 4월은 유래 없이 큰 기저 효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 변수가 좋아져도 전적으로 자기 실력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원자재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유가가 60달러대에만 머물러도 작년 대비 상승률이 3월에 90%, 4월은 200%, 5월도 100% 가까이 된다. 작년 이맘때 유가 선물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걸 상기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2분기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3%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작년 물가상승률이 낮았던 데다, 5월 즈음부터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 경제활동이 정상이 되기 때문이다. 1조9000 달러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 시행되는 것도 소비 여력을 키워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2분기 물가는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물가상승이 기저효과 때문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끼여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시장은 일시적 현상이란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과도한 통화 공급과 재정지출 증가, 노동비용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통화와 재정정책만 강할 뿐 다른 부분은 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인플레 가능성이 높지 않아도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부양대책 효과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인플레 논쟁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선거과정부터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존재였다. 그래서 선거당일부터 코스피가 오르기 시작해 두 달 사이에 1000포인트나 상승했다. 1조9000 달러의 경기 부양책도 주식시장에 큰 호재였다. 이번에 처음 시장에 부담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옐런 재무장관이 3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 정책 개선에 나서겠다고 얘기한 게 그것이다.

수출과 기업이익치 증가에도 주가는 ‘주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21%인 법인세를 28%로 인상하고, 고소득자의 세율을 37%에서 39.6%로 올리는 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중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건 법인세 인상이다. 트럼프행정부 때 법인세 인하로 이익이 20%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에 세율을 인상할 경우 비슷한 수준으로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세금인상 방안은 의회에서 통과되어야 시행되고, 30년만에 세금을 올리는 것이어서 민주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미 양당이 2조 달러 증세를 합의했고 증세 외에 지출을 보충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인상이 보유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9월을 통과 시점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수출 증가와 기업실적 호조가 이어질지에 관심이 많다. 상황이 나쁘지 않다. 3분기까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이 15% 넘게 늘어날 걸로 보이는데 미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소비 증가와 중국의 제조업경기 개선이 수출을 끌고 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 1~2월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전체 수출 증가분 중 39.8%가 중국향 중간재 수출이었다.

22.1%가 미국에 대한 자본재 수출이었고, 미국향 소비재 수출 역시 11.6% 증가했다. 세 부분을 합치면 전체 수출 증가분의 74%에 해당한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와 미국의 소비 경기 개선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이 주식시장에 힘을 실어줄 걸로 보인다.

1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대로 괜찮은 수준이 될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134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5조65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1조8914억원)보다 62%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추정치(34조389억원)보다도 4.7% 증가하고, 작년 1분기(34조389억원)에 비해서는 62.9% 늘어난다. 매출액 전망치는 351조8732억원으로 지난해 말 추정치 보다 6.7%, 순이익은 21조3332억원으로 23.3% 늘어날 걸로 예상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시황 개선과 미국, 일본업체의 생산 차질이란 재료를 가지고 있는 화학과 공급 부족을 빚고 있는 반도체, 물동량 증가로 운임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운송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이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주가다. 작년 하반기 이후 50% 이상 이익 증가가 계속되고 있고, 여기에 코로나 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전망치의 많은 부분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서 일각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1분기 실적이 횡보국면을 뚫을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폭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의 하락 폭이 더 클 가능성이 있는데, 주가가 이익을 반영했을 때 의레 나오는 모습이다.

업종 대표주, 반등 시 규모를 줄여야

업종대표주의 상태가 좋지 않다. LG화학이 20% 넘게 하락한 건 폭스바겐과 현대차의 2차 전지 자체 생산 가능성 때문이라 여기더라도 LG전자와 현대차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작년 11월에서 올 초까지 두 달 동안 주가가 급등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딱히 하락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지금 주가에 부담을 느껴 새로운 매수를 하지 않는 건 물론 가지고 있는 주식을 손해보지 않는 범위에서 팔아버리고 있어 주가가 하락하는 건데 가격이 낮아졌다고 생각할 때까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주가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빅사이클을 당연시하는 시장 분위기에 비춰보면 주가 상승이 너무 더디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주가가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졌을 때 침체국면에 들어갔다고 얘기한다. 일부 업종대표주가 그런 상태인데 상승 동력을 되찾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업종대표주가 떠난 자리를 해운, 조선, 철강 등 경기 민감주가 메우고 있다. 경기 회복으로 해운 물동량이 늘자 그 덕분에 조선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상승 이유다. 국내외 경기 전망을 감안할 때 타당성 있는 움직임이다. 다만 코스피 차원으로 보면 이들의 시장 영향력이 업종 대표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 코스피를 올리는 힘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시장이 또 한번 변하고 있다. 업종 대표주는 반등할 때마다 보유규모를 줄였으면 한다. 지금은 자동차와 IT를 사로잡았던 기대가 사라지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락이 멈추고 반등을 하더라도 그 폭이 작기 때문에 몇 달 전처럼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 나오기는 힘들다.

현대차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애플카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현재 업종 대표주가 처해있는 처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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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9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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