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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마이데이터 사업 강자 '뱅크샐러드' 인수하나?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
좋은 조건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략 싸움... 뱅크샐러드 "KT의 250억원 투자 외 결정된 것 없어"

▎자산관리 서비스로 시작해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KT가 자산관리 핀테크 스타트업 뱅크샐러드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2021년 탈통신을 선언하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하는 KT에게 사용자의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뱅크샐러드가 관심 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2012년 김태훈 대표가 창업한 뱅크샐러드는 신용카드 비교부터 예금, 대출, 보험 등의 다양한 자산관리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후 마이데이터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자산관리, 가계부, 투자뿐만 아니라 건강 관련 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확대한 이유다.

뱅크샐러드는 사용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반해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선보여 약점을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대비하기 위해 규모 확대에 집중했다. 240여명의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을 개발 인력으로 구성한 이유다. 이와 함께 올해 초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나섰다. 업계를 취재한 결과 뱅크샐러드는 약 10여 곳의 투자사와 접촉을 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이 KT다.

KT는 지난 14일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KT의 뱅크샐러드 인수설도 나왔다.인수 금액은 1500억원 정도로 지분의 30% 이상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시리즈 D 규모의 투자를 유치 중이고 그 첫 소식으로 KT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전략적 협력을 위해 뱅크샐러드에 약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면서 “(인수 건을 포함한) 이외의 자세한 사항은 아직 확인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뱅크샐러드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투자를 받을 것인지, 전략적 투자 파트너를 찾을 것인지 등을 두고 여러 해법을 찾고 있다.

IB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분 투자에서 인수까지 다양한 카드를 놓고 뱅크샐러드와의 협상에서 좋은 조건을 얻기 위해 치열한 전략 싸움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가 “뱅크샐러드 기업가치 3000억원이다거나 KT가 뱅크샐러드를 인수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뱅크샐러드와의 협상에서 좋은 조건을 얻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 8월 뱅크샐러드가 45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을 때 기업 밸류는 3000억원 정도였다. 규모가 커진 뱅크샐러드의 현재 기업가치가 2년 전 기업 가치와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뱅크샐러드의 가치를 4500억원~6000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당사자인 KT는 공식 입장을 요청하는 본지의 요청에 “250억원 투자는 확정됐다. 그 외에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1581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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