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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완승 후 '성장 속도' 내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4000억원 투자해 MDI 20만 톤 증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가운데), 온용현 금호미쓰이화학 사장(오른쪽), 이시모리 히로타카 금호미쓰이화학 부사장이 21일 여수 MDI 공장 20만 톤 증설 투자를 확정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지난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벌어진 이른바 ‘조카의 난’에서 완승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주총을 앞두고 밝힌 중장기 성장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 이달 초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여수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 공장 증설 등을 위한 투자를 감행했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면서 기존 사업의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금호석유화학그룹에 따르면 이 그룹 계열사인 금호미쓰이화학은 여수 MDI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20만톤 증설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 4월 1일 임시 주총에서 약 4000억원 규모의 20만 톤 증설 투자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MDI는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다.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내장재, 냉장고 단열재, 건축자재 등에 활용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MDI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발맞춰 연간 생산량을 지속 확대해왔다. 2012년 20만 톤, 2018년 35만 톤, 2019년 41만 톤 등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이번 증설로 오는 2024년에 연간 61만 톤 규모의 생산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매출액도 1조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증설은 MDI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화학물질을 염소 등으로 환원시켜 원재료로 재투입시키는 리사이클링(Recycling) 설비와 함께 구축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제품 생산 등으로 유발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면서, 주요 원재료 자급률을 제고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온용현 금호미쓰이화학 사장은 “당사는 폴리우레탄 산업의 선구자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생산 능력 확대와 최신 공정, 제품 개발을 지속해왔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글로벌 리딩 MDI 메이커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등 투명 경영 ‘속도’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6일에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5명의 이사들과 함께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성을 결정했다. 올해 정관 변경으로 새롭게 설치된 3개의 위원회 가운데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꾸리고, ESG위원회의 경우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또한 각 위원회의 위원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해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제고한다. 감사위원회 위원장에는 황이석 사외이사,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에는 이정미 사외이사, ESG위원회 위원장에는 박순애 사외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보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선임된 이재경 사외이사가 맡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각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이사진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 및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제고하는 데 힘써 줄 것으로 믿는다”는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 26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총은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사내이사 선임에 실패하면서 박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이 지난달 말 박철완 상무에 대해 계약 해지에 따른 퇴임 발령을 내려 사실상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차단한 분위기다. 이 회사는 박 전 상무의 퇴임 이유에 대해 임원으로서 시간과 비용을 업무와 무관한 곳에 사용했고, 회사의 승인 없이 외부 사외이사를 겸직했다고 설명했다.

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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