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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2) 수퍼카도 SUV 바람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재력가 중에 SUV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들은 자신의 부(富)를 과시할 수 있는 값비싼 SUV를 원했다. 시장에는 그런 차들이 몇 없었다. 먼저 개발해 내놓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 됐다. 달리기 성능에 목숨을 거는 수퍼카 브랜드조차도 앞다퉈 SUV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품위를 누리거나, 스피드를 즐기거나. 지금까지 수퍼카 브랜드의 자동차 수요는 둘 중 하나였다. 럭셔리하고 편안한 세단을 찾는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일부 재력가들은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최상의 스피드를 만끽하고자 했다. 자연스럽게 고급·고성능차 시장은 세단과 쿠페가 주류를 이뤘다. 최근 들어 이 공식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고급차 시장에 불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 바람이다.

SUV의 최대 강점은 실용성이다. 널찍한 수납공간에 많은 짐을 싣고, 오프로드를 거뜬히 달린다. 높은 시야 때문에 여성 운전자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는 차가 SUV다. 오프로드의 이미지 때문에 주로 디젤 엔진을 장착해, 고성능·고급차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였다. 그런데 이 어색해 보이는 조합에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우선 재력가 중에 SUV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들은 자신의 부(富)를 과시할 수 있는 값비싼 SUV를 원했다. 시장에는 그런 차들이 몇 없었다. 먼저 개발해 내놓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 됐다. 달리기 성능에 목숨을 거는 수퍼카 브랜드조차도 앞다퉈 SUV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고급 SUV 시장의 선도차는 랜드로버다. 랜드로버 자체가 원래 고급 SUV 시장에 특화된 브랜드였다. 우람하게 벌어진 어깨와 두툼한 바퀴 강력한 힘으로 오프로드를 헤치며 달리는 차로 명성을 날렸다. 그런데 2008년 인도 타타자동차가 랜드로버를 인수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매니어층에 한정된 팬을 확보했던 랜드로버가 대중적인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 뒤를 갸름하게 깎아 예쁘게 단장한 레인지로버·이보크 같은 모델이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험한 계곡이나 거친 사막이 아니라 빌딩이 즐비한 도심에서 어울리는 차로 탈바꿈했다. 기존 랜드로버의 팬들에게는 상처를 남겼지만, 자동차 브랜드로써 랜드로버는 외향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중후한 양복을 입은 남성, 심지어 세련된 오피스룩을 차려 입은 여성까지 우람한 랜드로버에 올라타 출퇴근 하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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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호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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