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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와 680개 협력사 

값싸고 좋은 상품 비결은 동반성장 

조득진 기자
국내 최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없는 게 없는 곳’으로 통한다. 6만 여 개 상품군의 연매출은 2017년 1조6500억원. 이 중 70%가 680개 국내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서 나온다. 다이소가 성장할수록 국내 중소기업도 동반 성장하는 구조다.

▎사진:다이소 제공
#1. 생활용품 유통업체 세학홀딩스는 2014년 다이소와 휴대전화 강화유리 납품 계약을 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매출은 저조했다. 이때 다이소 디자인팀에서 연락이 왔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세련되고 트렌디한 제품 패키징 디자인이 개발됐고, 2016년 리패키징 상품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매출은 전 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다이소의 지원이 마케팅, 디자인 부문에서 인력이나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 것이다. 현재 세학홀딩스는 다이소에 휴대전화 강화유리, 휴대전화 케이블, 차량용 충전기, 골프용품, 방수팩, 팔 토시 등 30여 종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 생활화학제품 전문 제조업체 월드켐은 창업 초창기부터 20년간 다이소와 장기 거래하고 있다. 다이소가 1호점을 오픈한 직후 세제류를 납품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다목적 고농축 세정제를 포함한 제품들을 납품한다. 월드켐이 8개월간 개발해 2015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초파리 트랩은 회사의 효자상품이다. 다이소 MD가 해외 시장조사 중에 초파리 트랩을 발견한 후 해당 소스를 전달해 월드켐이 개발하게 된 상품이다. 매년 문제점을 개선·보완해 상품성을 높인 결과 2018년에는 3월부터 9월까지 60만 개(소비자가 2000원)가 팔려 나갔다. 월드켐은 다이소에 40여 종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매출의 40%가 다이소에서 나온다.

‘국민 가게 다이소’라는 슬로건을 내건 다이소의 동반성장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2018년 기준 680여 개 국내 중소 제조업체로부터 주요 상품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들 업체들이 생산한 상품의 매출이 다이소 전체 매출에서 70%를 차지한다.

신상품 개발도 국내 업체에 먼저 기회 줘


1997년 서울 천호동 1호점으로 시작한 다이소는 2018년 7월 기준 1200여 개로 매장이 늘었다. 2006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17년엔 1조6500억원을 기록하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했다. 성장의 핵심은 다양한 상품군과 저렴한 가격대다. 주방·사무·문구·팬시·인테리어·액세서리·화장품·플라스틱 제품 등 3만여 개를 갖추고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개 ‘균일가’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 거품을 뺄 수 있었던 비결은 원가에 마진을 붙여 소비자가를 결정하는 기존 관행을 깨고, 포장과 유통 등 제반 비용을 줄여 정해진 균일가를 맞추는 방식이다. 값이 싸다고 품질이 낮은 건 아니다. 박정부 아성다이소산업 회장은 “단 하나라도 불량품을 사간 고객에게는 다이소 상품의 불량률이 100%로 인식된다”며 품질 우선을 강조한다.

이는 국내 중소 제조업체와의 협업 덕분에 가능하다. 다이소는 세학홀딩스, 월드켐 외에도 680여 개 국내 중소 제조업체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반성장이 가능한 첫 번째 코드는 해외 시장조사를 통해 신상품이 개발되더라도 국내 업체 중에서 생산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상품들만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 들여온다. 그 결과 2007년 다이소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했던 국내 중소업체 생산 상품의 매출 비중은 2017년 70%까지 상승했다. 업체당 연평균 거래 금액도 같은 기간 1억7000만원에서 10억1000만원으로 6배가량 늘었다. 마진을 따지면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생산기지로 눈을 돌릴 수도 있지만 ‘품질 우선주의’와 국내 우수 제조업체 발굴을 위해 국내 생산에 여전히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동반성장 두 번째 코드는 디자인과 마케팅 지원이다. 다이소 납품업체들은 질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상품 디자인 능력이 떨어져 상품 본연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지 못하는 영세업체가 많다. 이때 30여 명으로 구성된 다이소 디자인팀이 움직인다. 다이소 디자인팀은 중소업체가 생산한 상품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패키지디자인을 개발해 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한다. 다이소는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52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마련했다.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하거나 설비·장비도입 자금이 필요하면 저리로 빌려준다.

다이소가 구축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도 성장의 밑거름이다. 특히 2012년 1500억원을 투자해 건립한 남사허브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 시스템 기반 자동화 물류센터로 평가받는다. 이 물류센터에서는 하루 3만여 종에 이르는 상품이 무인 처리된다. 지난 2017년에는 2500억원을 들여 부산허브센터를 착공했다. 축구장 15개 규모로 2019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다이소 납품업체 중 60여 개 회사는 다이소를 교두보로 삼아 일본 균일가 시장에 진출했다. 조춘환 경기과학대 교수는 “다이소는 거래하는 중소 제조업체에 국내 생산의 존립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수출의 기회도 제공해 유통과 제조의 바람직한 상생 모델”이라고 말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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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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