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시총 300조원 ‘테슬라’의 메시지 

 

기존 산업의 강자들도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쫓아가기가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통 제조 산업의 강자와 혁신적인 생각으로 무장한 새로운 창업가들이 만나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테슬라 시가총액이 300조원을 넘어 도요타를 제치고 완성차 업체 중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라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매출을 내본 적이 없는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는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20조원을 넘어섰다. 마치 휴대폰 업계에서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 이후 업계의 질서가 재편되었던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또 다른 한 산업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질서에서 성장한 국내 산업 생태계도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로 진입장벽을 만드는 산업의 새로운 강자들이 향후 10년을 지배할 것이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또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이 변곡점에서 스타트업도 각축을 벌일 것이다. 필자의 회사가 투자했던 ‘에스엠랩’은 UNIST 조재필 교수가 2차전지의 양극재 상용화에 도전하기 위해 2018년 7월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창업 3년 만에 13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에스엠랩은 이 변곡점의 시대에 도전하기 위해 소재 양산을 준비 중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제품 양산과 스케일업에 어마어마한 자본이 필요하다. 또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무형 자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핵심 소재 산업에서 첫 양산에 진입하려면 적어도 500억~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 고도의 제조 관리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1000억원이라는 예산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규모다. 이처럼 기존 산업의 강자들도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쫓아가기가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통 제조 산업의 강자와 혁신적인 생각으로 무장한 새로운 창업가들이 만나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내연기관을 대체하려는 전기와 수소를 중심으로 숨 가쁘게 전환되고 있다. 전통 제조업에서 쌓아온 우리의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준으로 역량을 축적해온 연구소와 학교들이 공고하게 손을 잡고 기회를 잡아야 할 시점이다.


많은 모험자본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시장에 머무르고 있다. 많은 대기업은 뒤따라 그런 영역의 사업을 만들고 예산을 배정한다. 테슬라와 니콜라가 주도하는 산업의 변곡점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갈 기업가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혁신적인 ‘기술’, 전통 ‘산업’, 모험 ‘자본’ 시장의 협업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 경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지점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공동대표

202008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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