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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OREA POWER CELEBRITY(40)] 슬의생·싱어게인·미나리가 낳은 라이징 스타 

 

지난해 대중문화는 신예들의 활약으로 반짝였다. 한소희·전미도·한예리·김영대 등 드라마·영화 주조연부터, 이승윤·이무진을 비롯한 오디션 프로그램 강자들도 배출했다. [미스터트롯]으로 시작한 트로트의 인기는 여전해 김다현·진해성·양지은·홍지윤·김태연 등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부부의 세계]의 한소희.
2020년 드라마 최대 화제작은 JTBC [부부의 세계]였다. 인간의 욕망, 부부간 애증의 심리를 깊게 묘사해, 자극적 불륜극이지만 막장이 아닌 웰메이드작 반열에 올랐다. 여기선 한소희가 김희애 남편의 내연녀로 등장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작품으로 격찬을 받았던 김희애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세인을 놀라게 했다.

OCN [경이로운 소문]도 OCN 사상 최고 시청률을 올리며 주목받았는데, 여기서 조병규가 신인임에도 주인공 소문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는 주인공은 그렇지 않은 다른 드라마 주인공들보다도 작품 속 위상이 크고 책임도 막중하다. 조병규가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면서 대형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또 다른 히트작 [스토브리그], [SKY 캐슬]에도 연이어 출연해 작품을 고르는 안목까지 입증해 보였는데, 다만 학교폭력 논란에 휘말려 현재 분쟁 중이다. 그 분쟁 결과에 따라 2021년 [경이로운 소문] 시즌 2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시청률 14%를 돌파할 정도로 사랑받았는데 여기선 전미도가 시청자에게 발견됐다. 그전부터 뮤지컬계 스타로 활동하던 배우였지만 방송 쪽에선 이 작품으로 비로소 본격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넷플릭스가 기존 방송사를 위협하는 플랫폼으로 떠올랐는데, 여기서 한국 드라마 [킹덤 2], [인간수업], [스위트홈] 등이 떴다. 특히 [인간수업]과 [스위트홈]에서 신인들이 주목받았다. [인간수업]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배우가 박주현이다. 캐릭터에 깊게 몰입하는 연기력으로 ‘괴물 신인’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그 후 KBS [좀비탐정]. tvN [마우스]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스위트홈]에선 송강과 고민시가 라이징스타로 자리매김했다.

SBS [펜트하우스]는 막장드라마 논란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어른들의 악행과 아이들의 악행이 극중 막장 행각의 두 축이었다. 이 중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에게 이목이 쏠렸는데, 특히 김영대가 크게 주목받았다. 처음에 단순한 악역 같았지만 나중엔 순애보의 주인공이자 여동생을 지키는 흑기사로 진화해, 쏟아지는 작품 비판 속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 [미나리]의 한예리.
미국 영화이지만 한국 배우가 출연해 한인의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가 해외에서 79관왕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여기서 윤여정의 딸로 나온 한예리도 라이징스타라 할 만하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한예리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5순위, 주제가상 4순위로 예측했다. 비록 수상하지 못해도 이런 예측 명단에 오른 것 자체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는 뜻이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도 대형 신인들을 배출했다. 일단 ‘30호 가수’로 등장한 이승윤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가 ‘Chitty Chitty Bang Bang’으로 듣도 보도 못한 그루브를 선보이자 심사위원들은 충격에 빠졌고 대중은 열광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평가도 나왔다. 2000년생 이무진도 떴다. 이무진과 이승윤이 함께 ‘연극 속에서’를 부를 때 해당 회차 최고 시청률을 찍었고, 1대1 대결로 이승윤을 누르기도 했다. 지금은 거의 사장된 장르인 헤비메탈의 정홍일도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았다. 초반엔 탈락 위기를 겪었으나 중반 이후 본인이 잘하는 노래들을 선곡하면서 오랜 세월 공연으로 다져온 내공이 드러났다. 요즘 듣기 힘든 폭발적인 가창이었다. ‘고막남친’이라는 식의 부드러운 가창이 유행하고, 밴드음악도 감성 발라드와 유사해진 시점이기 때문에 정홍일이 내지르는 극강의 샤우팅이 충격을 안겼다.

이 세 사람은 모두 기존에 사랑받던 장르가 아닌, 비주류 장르로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바로 그래서 대중이 더욱 이들에게 열광하기도 했다.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구가 이들을 향한 지지로 나타난 것이다. 올해부터 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한국 대중음악계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전미도.
트로트 열풍이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계속됐다. MBN [보이스트롯]에선 청학동 김봉곤 훈장의 딸인 김다현이 대형 스타 반열에 올랐다. KBS [트롯전국체전]에선 진해성이 떴다. 2020년 말에 시작된 [미스트롯2]는 양지은, 홍지윤, 김태연 등을 줄줄이 스타덤에 올렸는데, 특히 중도탈락자인 전유진이 국민적 성원을 받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편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류 아이돌 쪽에선 SM이 레드벨벳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걸그룹 에스파(aespa)가 떴다. 미국 피플지는 ‘2021년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재능 있는 신흥 아티스트’ 30팀을 선정하면서 에스파를 가장 먼저 꼽았다. 피플지는 에스파에 대해 “빠른 속도로 정상에 오르고 있는 K팝 걸그룹”이라며 “데뷔곡 ‘블랙 맘바(Black Mamba)’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역사상 가장 빠르게 조회수 1억 뷰를 달성한 K팝 그룹 데뷔 뮤직비디오”라고 소개했다.

대형 기획사가 아닌 신생 회사 출신 신인이 뜨기 어려운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신규 중소회사 소속 걸그룹인 스테이씨(STAYC)가 데뷔하자마자 인기를 끌어 차세대 한류 기대주로 우뚝 섰다. 2020년 단일 앨범 판매차트 신인 여성 부문 1위에 올랐고,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World Digital Song Sales Chart)’에서 21위에 랭크됐다. 기존 한류 팬덤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신생 회사 출신 신인으로는 이례적 성과다.

보이그룹 신인 중에선 YG의 트레저(TREASURE)가 크게 활약했다. 데뷔 4개월 만에 2020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2020 AAA) 가수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트위터의 2020년 K팝 결산에서 ‘라이징 K팝 아티스트(TOP 10 fastest-rising K-pop artists in the world)’ 부문 1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K팝 아티스트(TOP 10 most mentioned K-pop artists in the world)’ 부문 6위에 올랐다. 일본에서 차세대 한류 스타로 주목받고 있어 제2의 빅뱅 열풍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 하재근 사회문화평론가 전 노하우21 편집장 ooljiana@daum.net

202105호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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