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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메이데이파트너스 대표 

글로벌 1위 이벤트 플랫폼을 향한 도전 

김영문 기자
코로나19 이후 영국 온라인 이벤트 플랫폼 ‘호핀’이 10조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제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이벤트 시장까지 넘보며 새로운 마케팅 ‘판’을 열고 있다. 한국에도 온오프라인 이벤트 시장을 넘나드는 메이데이파트너스가 있다.

▎메이데이파트너스는 기업 마케팅 전반에 걸쳐 컨설팅까지 맡아 하고 있으며, 현재 다국적기업(MNC) 17곳, 국내 기업·기관 45곳이 메이데이의 힘을 빌리고 있다. 최준영 대표는 “기업 고객 수요를 좇다 보니 온오프라인 이벤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글로벌에 진출해 10조원 가치를 인정받은 영국 호핀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벤트라고 하면 흔히 오픈한 가게 판촉활동 정도로 치부하기 쉽죠. 영국 온오프라인 이벤트 플랫폼 호핀(Hopin)은 기업 가치만 10조원이 넘습니다. 강연, 박람회, 이벤트룸, 네트워킹 등 기업 고객의 니즈(수요)를 잘 잡은 거죠. 한국 시장을 타깃팅한 SAP, 화웨이, 바스프, 아수스, 지멘스, 인텔 등 글로벌기업은 호핀이 아니라 메이데이파트너스를 찾습니다. 모두 우리 고객이죠.”

지난 7월 15일 서울 강남 메이데이파트너스(이하 메이데이) 사무실에서 만난 최준영 대표가 한 말이다. BTL회사, 온라인회사, 방송국 등 다양한 광고·이벤트 시장에서 마케팅 PD로 일했던 그는 “처음에 광고대행업으로 시작했으나 기술이 발전하고 기업마다 선호하는 마케팅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수요를 좇다 보니 온오프라인을 아우를 수밖에 없었다”며 “이벤트 하나를 여러 업체가 하청받아 나누는 식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고, 기술까지 내재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한데 모으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의 말대로 메이데이는 기업의 프로모션, 온라인마케팅, 실감형 콘텐트(AR, VR, MR)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전반에 걸친 컨설팅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현재 다국적기업(MNC) 17곳, 국내 기업·기관 45곳이 메이데이의 힘을 빌리고 있다.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2015년 창업한 메이데이는 첫해 이후 매해 170%씩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뒀다. 올해 8월까지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하고 3년 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목표도 세웠다. 최 대표가 공동 창업한, 국내 피부시술 정보 플랫폼 ‘여신티켓’을 운영하는 패스트레인도 이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총 171억원을 기록했다.

여신티켓은 최 대표와 손승우 대표 외 1인 총 3명이 의기투합해 자본금 300만원을 주고 산 온라인 임대 쇼핑몰에서 출발했다. 지금 여신티켓은 전국 4300여 개 피부과의 시술 종류, 비용, 후기를 제공하는 피부시술 정보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7년 출시 후 5년 만에 누적 앱 다운로드 170만 건, 누적 회원가입 수 40만 명, 누적 시술후기 40만 건 이상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후 관련 시장 판도도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에는 메가존클라우드와 전략적으로 협업해 인공지능(AI) 피부 분석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 피부 데이터를 토대로 뷰티 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 종횡무진 활약하는 최 대표 덕에 메이데이는 ‘상복’도 많다. 지난해 국가생산성대회 국무총리표창에 이어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 디자인경영 산업통상자원부장관표창을 받았고, ICT 어워드 코리아2021에서는 경기도지사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메이데이를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으로 지정했다. 중기부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를 통해 다양한 정부기관의 자문 역할 및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계명대·숭실대·한밭대 등 대학기관과도 협력에 나서고 있다. 메이데이가 국내외 기업·기관의 러브콜을 받는 비결이 뭘까. 최 대표를 만나 물었다.

국내 MICE 관련 이벤트는 메이데이가 다 가져가는 것 같다.

그 정도는 아니다.(웃음)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관련 시장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기업 활동이 한동안 위축되기는 했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방법, 즉 온라인에서 길을 찾아야만 했다. 실제 그간 거래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기업 고객의 75%가 가상 이벤트(회의 전시회 등)를 희망하고 있었다. 거리두기가 풀린 상황에서는 온오프라인 행사를 모두 진행하면서 MICE 시장이 훨씬 커졌다.

시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코로나19 전에는 이벤트 마케팅은 무조건 오프라인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온라인 이벤트를 해보니 오프라인 행사처럼 직접 체험할 수 없다는 한계는 있지만, 비용이 적게 들고, 효용성이 훨씬 크다는 걸 깨달았다. 거리두기가 풀리면 온라인 이벤트 예산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되레 늘었다. 그간 우리의 온라인·모바일 활용력은 한층 진화했고, 이벤트는 단순히 현장 만남을 주선하는 것을 넘어섰다. 몇몇 기업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글로벌까지 겨냥하고자 한다. 우리도 이에 발맞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총 3개 국어만 지원하는 호핀과 차별화하고자 지원 언어를 중국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11개 국어로 늘렸다. 아울러 실시간 자료 공유, 비즈니스 매칭, CRM(고객관계관리) 제공, B2B DB 관리 툴 기능 등을 구비해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벤트 업계 ‘올인원 플랫폼’


기능도 기능이지만, 특별히 기업들 의뢰가 많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고객이 원하는 걸 다 해줄 수 있어서다. 이벤트 회사를 하다 보니 보통 오프라인 행사를 하면 무대 설치부터, 이벤트와 관련된 각종 하청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히는 일이 다반사다. 코로나19 이후 갑자기 늘어난 가상 이벤트라면 어땠겠나. 기획사는 웹 개발사를 물색하고, 고객이 메타버스 환경을 원하면 관련 회사를 황급하게 섭외해야 하니 일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어차피 이벤트 시장이 온오프라인 융복합으로 가기에 우리가 이 모두를 내재화하는 건 필연이다. 메이데이는 이벤트에 있어서만큼은 올인원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벤트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

행사를 열면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두 공간을 엮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방문자는 가상 플랫폼 공간에 들어와 화상회의를 하거나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다. 동시에 현장 방문자는 티켓을 보여주고 실시간 AR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해 부스 정보를 확인하고 기업 서비스를 체험한다. 앱에서 실시간으로 취합된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고, 기업별 트래픽 상황을 파악한다. 이렇게 취합된 DB를 추적·분석하는 AI로 방문객 행동을 추적하고 비즈니스 성사 가능성을 따져 고객사와 공유하기도 한다. 이 MICE 플랫폼은 통계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메이데이는 이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벤트 회사인데 개발자가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보통 이벤트·광고 회사는 이런 MICE 플랫폼 앱 하나를 만들 때도 외주를 준다. 하지만 우리는 전체 직원 중 30% 이상이 개발자다. 그리고 절반이 영업 담당이 아니라 기획자다. 열심히 영업활동을 해도 결국 기획에서 승부가 난다는 생각에 영업풀을 넓히는 대신 촘촘한 기획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이 전략이 통한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대표들도 영업, 마케팅, 기획, 개발 등 늘 실무를 뛴다.

대표가 실무까지 관여하다 나중에 빠지면 회사가 흔들리지 않겠나.

공동대표가 있어 괜찮다.(웃음) 이런 우려가 있어 하부 조직을 셀(Cell) 단위로 잘게 쪼개놨다. 어떤 부서가 어떤 일을 맡아도 기획부터 실행까지 빠르게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서 스스로 기획해 사업을 따오는 것도 마다치 않아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그만큼 자율성을 가지고 움직이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수주해 오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그만한 보상도 뒤따른다.

IT 개발자 출신인가.

광고기획자로 시작했다. 처음부터 개발자를 내재화할 생각은 없었는데, 창업 후 1년 만인 2016년 여신티켓을 공동 창업하면서 개발 역량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간 광고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도 여신티켓 앱에 쏟아부어 다양한 실험을 해봤고, 플랫폼이 어떻게 시장에서 통하는지 경험했다. 메이데이는 이벤트를 주요 사업으로 잡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매달리면서 마케팅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메타버스도 새로운 환경 중 하나 아닌가.

그렇다. 물론 지난해엔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이 한풀 꺾였다. 아마 최근 그 어느 때보다 메타버스업계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여러 업체가 게임 제작용 소프트웨어인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었고, 그래픽도 고화질에 실사를 방불케하는 가상 환경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빠진 게 있었다. 바로 ‘활용법’이다. 기업이나 소비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메타버스는 하나의 게임을 만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활용에 주목해 움직였다.

활용에 주목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말 그대로 활용 방법부터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시장에는 전 세계 가입자 2억 명이 포진한 네이버 제페토나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존재한다. 기업들은 새로운 메타버스 환경을 원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유리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제페토,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를 비롯한 어느 환경에서나 고객이 가상 이벤트 공간에 들어오거나 참여할 수 있게 연동한다. 결국 기업이 원하는 건 ‘관객몰이’지 멋들어진 ‘플랫폼’이 아니다. 더군다나 모든 메타버스 업체가 제페토,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가 될 수 없다. 힘들게 세상의 중심 자체가 되려 하지 말고 차라리 거대한 세상을 잘 활용하자.

목적에 기반을 둔 사업 모델도 가능하겠다.

그렇다. 실제 올해 한국전파문화진흥원(RAPA)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공모했다. 특정한 주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늘 사람들이 오가며 메타버스를 활용할까 고민하던 차에 ‘메모리얼(추모)’이 떠올랐다. 생전 누군가를 추억하고 기억한다는 것. ‘어떤 이가 생전에 가지고 있던 자료를 모아 메타버스 안에서 가상 휴먼으로 두고 대화하면 어떨까’, ‘나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가족들이 추억할 수 있게 대화록을 남겨두면 어떨까’란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 아이디어가 큰 호응을 얻었고, 내년까지 총사업비 20억원을 들여 구축하고 있다.

“마케팅, 이벤트가 모인 거대한 틀”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이벤트 사업을 소개했다. 여전히 이벤트가 마케팅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지 않다. 작게는 호프집 앞에 홍보용 풍선을 켜두는 것부터 CES 같은 세계적인 행사도 모두 이벤트다. 기업에서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나는 수많은 찰나의 이벤트가 모인 거대한 틀이라고 생각한다. 일일, 주간, 월간, 분기, 반기, 연간 등에 걸쳐 촘촘히 짠 이벤트가 엮이면 그 자체가 기업 마케팅이라는 얘기다.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반 행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벤트는 이 제반 행위 중심으로 올라섰고, 앞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색해질수록 이벤트의 중요도는 더 커질 거라 생각한다.

올해 8월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한다고 들었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다행히 잘 마무리되고 있다. 큰 무리가 없다면 8월 말쯤 시리즈A 투자가 끝날 것 같다. 지금도 매출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이번 투자를 끝으로 곧바로 기업공개(IPO)에 나서고자 한다. 이달에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3년 내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로드맵을 짜고 있다.

투자가 마무리돼 다행이지만, ‘업’ 특성상 어려운 점이 많다고 들었다.

자금 문제가 가장 컸다. 업 특성상 이벤트를 수주해도 대금은 이벤트가 끝나야 들어온다. 20억원짜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2억원 정도 남는다고 가정하면 일단 흑자다. 하지만 먼저 10억원을 쓰고 시작해야 한다. 여러 프로젝트가 몰리고 선금을 끌어 돌려막다가는 분명 돈을 벌었는데도 부도가 난다. 흔히 ‘흑자부도’라 부른다. 나는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해 직원들 월급을 못 줄까 봐 안 해본 일이 없고, 은행이란 은행은 다 다녀봤다. 그런 경험이 쌓여 사업 자금을 전략적으로 융통하는 노하우가 쌓였고, 지금은 아무리 큰 이벤트 사업이라도 문제없이 처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목표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조차도 늘 ‘이벤트’가 무엇일까 고민했다.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온라인을 찾는 고객이 생기고 수요에 맞춰 하나둘 갖추다 보니 어느새 영국 호핀처럼 온오프라인 이벤트 플랫폼이 됐다. 지금 메이데이는 내가 아니라 온전히 시장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은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활용할 플랫폼이나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실제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AI, 가상현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이벤트 시장에 총집결하고 있다. 지금도 글로벌 이벤트 마케팅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로 수없이 밤을 지새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글로벌에서 메이데이가 호핀보다 더 알려지는 그 날까지.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208호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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