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성공의 지름길 

 

재능이 곧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자신이 노력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우직하게 밀고 나아가는 게 어쩌면 더 확실한 길일지 모른다.
그리스 신화 중 ‘황금사과’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달리기가 빠른 아탈란테와 그보다 느린 히포메네스가 목숨을 걸고 달리기 경주를 하는데, 히포메네스는 달리는 도중에 아탈란테에게 황금사과를 던진다. 아탈란테는 황금사과를 보느라 달리기에 집중하지 못했고, 결국 히포메네스가 결승점에 먼저 도착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공부를 못했고, 고등학교를 남들보다 1년 더 다녔으며,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했다. 친구인 내가 봐도 똑똑하지 않았고, 특별한 재능도 없었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었는데, 한번 시작한 일은 누가 뭐라고 해도 끝까지 한다는 것이다.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야간에 술을 파는 업소에서 일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렸지만 이 친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한번은 그 친구가 업소를 청소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내 평생 그렇게 꼼꼼한,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한 청소는 본 적이 없다. 그 후 이 친구는 바텐더가 되기로 결심하고 혈혈단신으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고, 숙소로 돌아오면 이튿날 동이 틀 때까지 이불 위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연습용 병을 돌리며 바텐더가 되기 위한 연습에 매진했다. 그 후 이 친구는 유명한 바텐더가 되었다. 지금은 관련 업계에서 탄탄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돈도 꽤 잘 벌고 있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듯한 든든한 가장이 되어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필자는 24살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IT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의 성장곡선을 긴 시간 동안 지켜볼 수 있었다. 그동안 만난 사람들 중에는 20대부터 천재 소리를 들을 만큼 모든 면에서 다 잘하는, 그래서 항상 주변의 부러움을 샀던 재능 많은 개발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재능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재능은 다소 부족해 초반엔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지 않았어도 한 분야에서 우둔해 보일 만큼 고집스럽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결국엔 큰 것을 이루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어쩌면 재능이 많은 이들에게는 ‘황금사과’라는 유혹이 더 많이 깃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재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황금사과 없이 경주를 시작할 최적의 준비가 된 것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오랜 시간 노력할 만한 일을 딱 하나만 찾으면 된다.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 있다.

- 천진혁 SSEM 대표

202302호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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