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영상인식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젼은 GAN 관련 특허 기술을 자율주행차 기술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 다음으로 GAN 특허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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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생성적 대립 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기술 관련 특허가 많은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다. 포브스코리아 자체 조사 결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GAN 공개 특허는 24개이고, 스트라드비젼은 12개를 갖고 있다. 기계학습 방식 중 하나인 GAN 기술은 인공지능(AI) 생성 모델과 판별 모델, 두 개의 신경망을 가동해 실제와 가까운 이미지, 동영상, 음성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낸다.자율주행차 개발 분야에서는 수집된 실제 이미지와 표지판 생성 GAN을 사용해 원하는 표지판을 생성하고, 표지판 인식 네트워크 등에 활용한다.2014년 설립된 스트라드비젼은 AI 기반 영상인식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이다. 최소한의 연산과 전력 소비만으로 딥러닝 기반 객체 인식 기능을 구현하는 탁월한 성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세계 13개 자동차 제조사와 50개 넘는 차종에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딥러닝 기술 기반의 차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용 객체 인식 솔루션 ‘SVNet’이 대표적인 기술이다.스트라드비젼은 글로벌 특허도 다수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스트라드비젼이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출원한 공개 특허는 842개이고 이 중에 GAN 관련 국내 특허가 12개, 미국 특허가 15개다.지난 3월 14일 서울 강남 스트라드비젼 본사에서 김준환 대표를 만나 회사의 GAN 특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기술 개발에서 GAN의 역할에 대해 “자율주행은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으로 이뤄지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데이터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의 데이터를 다 모으는 것은 현실적으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불가능하다. 여러 콤비네이션(조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데 검은 옷을 입은 보행자가 갑자기 100m 앞에서 뛰쳐나왔다는 조건들을 현실 리얼 데이터로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하지만 생성형으로 합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완전히 그래픽으로 합성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리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성하는 게 트레이닝에도 더 좋다. 생성형 데이터가 자율주행에도 매우 중요한 이유다”라고 말했다.스트라드비젼이 보유한 GAN 관련 특허는 최근 등록 기준으로 ‘이미지 분석 기반으로 환경의 영향 받지 않는 감시를 위한 보행자 검출기의 학습 방법 및 학습 장치, 이를 이용해 테스트 방법 및 테스트 장치’, ‘가상 주행 환경에서 사용되는 도메인 적응에 적용될 수 있는 GAN을 이용해 실제 특징 맵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가상 특징 맵을 생성하는 학습 방법 및 학습 장치’ 등 12개가 있다.구체적으로 가상 주행 환경에서 사용되는 도메인 적응에 적용될 수 있는 생성 모델과 판별 모델을 포함하는 GAN을 이용해 실제 이미지(Real Image)로부터 도출된 실제 특징 맵(Real Feature Map)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특성을 갖는 가상 이미지로부터 가상 특징 맵을 도출하는 학습 방법에 관한 기술 등을 말한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일반적인 GAN 기술을 활용한다. GAN으로 합성한 이미지가 시각적으로는 좋아 보일 수 있지만, 핵심은 실제 자율주행 인식기에 트레이닝을 시켰을 때 효과가 있는지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GAN이 자율주행에 특화되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스트라드비젼은 최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중국 장안자동차와 차량용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첫 양산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세계 13개 자동차 제조사, 50개 넘는 차종에 소프트웨어 SVNet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SVNet은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을 AI 기술로 분석해 주변의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 차선, 신호등 등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다. 인체의 시신경 같은 기능을 하는 셈이다. 최소한의 연산과 전력 소비만으로 딥러닝 기반 객체 인식 기능을 구현하는 초경량, 고효율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SVNet의 알고리즘은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극한의 기상 조건은 물론, 작은 물체나 가려진 물체를 감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특징이 있다.김 대표는 “SVNet의 강점은 고객이 원하는 카메라, 칩세트에 따라 완벽하게 호환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18개 넘는 플랫폼에 탑재 가능하고 30개 이상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 고객사 요청에 따른 커스터마이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스트라드비젼은 창업 초기 구글 글라스 등 웨어러블 기기 탑재를 목표로 했다. 김 대표는 “첨단 비전 프로세싱 기술을 작은 임베디드 플랫폼에서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기대와 달리 구글 글라스가 시장에 확산되지 못해 보유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정부 등이 차량용 ADAS와 자율주행 부문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파악하고 발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자동차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였고, 다양한 고객사가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볼 것을 제안했다. 이때부터 사업 목표를 전환해 자율주행차나 일반 자동차에 탑재하는 AI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스트라드비젼은 올해도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도 계획 하고 있다. 현재 스트라드비젼은 시리즈C까지 누적 투자금 1558억원을 유치했다. 시리즈C에서는 미국 앱티브(Aptiv)를 비롯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독일의 ZF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이 외 엘에스에스PE, 케이클라비스(K-Clavis), 타임폴리오, 엔베스터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한편 김 대표는 2003년 미국 코넬대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획득하고, 오랫동안 국내 컴퓨터 비전 분야에 종사해왔다. 두 차례 스타트업 경영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첫 스타트업 ‘올라웍스’는 카메라 기반 얼굴인식 및 사진 비디오 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100개 넘는 스마트폰 모델에 탑재한 바 있다. 2012년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적 반도체 기업 인텔에 인수됐다.- 장봄이 기자 jang.bomyi@joongang.co.kr·사진 원동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