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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 ESSAY 2024] 다시, 초심(29) 정희영 레고코리아 대표 

다시, 놀이 


▎정희영 레고코리아 대표
‘놀이의 위기’.

5년 전 레고코리아에 합류해 대표로 1년을 보낸 지금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다.

우리 사회는 심각한 놀이 결핍에 빠져 있다. 레고그룹이 2023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부모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어린이 3명 중 1명(32%)은 주당 놀이 시간이 3시간이 채 안 된다. 비단 어린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인들에게도 건전한 놀이는 반드시 필요한데, 성인들이 마음 놓고 놀기엔 사회적 시선이 따갑다.

‘놀이’는 ‘초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모두의 초심에는 ‘동심’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동심을 원동력 삼아 놀이를 통해 성장해왔다. 놀면서 내 몸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실패와 도전, 갈등과 협력을 거치며 정서와 사회성을 기른다. 인지능력과 창의력은 물론이다.

2024년은 레고코리아가 설립 40주년을 맞는 해다. 레고 브랜드 탄생은 90주년이 넘었다. 이처럼 오랜 역사에도 레고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완구로 사랑받고 있는 것은 레고에 담긴 강력한 ‘놀이의 힘’ 덕분이다. 나무 오리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레고 브릭’으로, 작은 목공소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좋은 놀이’라는 초심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40살 레고코리아의 초심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나의 40년 전 초심을 되돌아본다. 그 자리엔 “엄마, 아빠, 친구야, 놀자!”를 외치는 동심 가득한 어린아이가 있다. 어떠한 도전과 난제도 놀이하듯 즐겁게 헤쳐나갈 수 있는 ‘슈퍼 파워’가 샘솟는 기분이 든다.

“놀자!” 성인이 된 지금도 가슴 뛰게 하는 말이다. 새해는 이 마법 같은 주문으로 모두가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진정한 초심을 다시 깨워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02401호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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