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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선' 현실화 되나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李 장남 상습도박, 尹 부인 허위 경력 논란… 이전투구 점입가경
■‘가족 리스크’ 대선 최대 변수 될 거라는 예측 현실화되는 분위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심각한 ‘가족 리스크’와 맞닥뜨렸다. 이 후보는 장남의 상습도박, 윤 후보는 부인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선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선을 찬찬히 돌아봐도 이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역대 대선에서도 후보 간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전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상습도박·허위 경력 등을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지속하지는 않았다.

익명을 원한 정치평론가는 “한마디로 참 저렴한 대선”이라며 “1, 2당 후보가 지지율 35%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이유도 역대급 저렴한 대선 탓”이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인 12월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장남의 상습도박 사실이 드러났다. ‘가족 리스크’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을 거란 예측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 후보 장남의 상습도박을 최초 보도한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장남인 이동호(29)씨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 사이에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200여 개 글을 올렸다. 그런데 게시물 중에는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와 관련된 글, 수도권 오프라인 도박장 방문 후기 등이 포함됐다. 마사지업소를 다녀온 '후기'도 남겨 유사 성매매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후보는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한껏 자세를 낮췄다.

尹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

이에 앞서 김건희씨는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이라는 허위 이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2003년 작가로 출품했던 전시회 도록(圖錄)에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만일 사실이라면 경력 조작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된다.

윤 후보는 12월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래된 일이라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도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사과했다.

한편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12월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무선 87%, 유선 13%)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이 후보의 지지도는 35.4%를 기록, 윤 후보(33.3%)를 오차범위 내에서 2.1%p 차이로 앞섰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민준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소장은 “대선 90일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1, 2당 후보의 지지율이 40% 이하라는 건 그만큼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방증”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할 경우 지지 철회가 이어지면서 부동층이 더 증가하는 기현상을 맞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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