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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경기] 반환점 돈 김동연호의 도정 성과 총정리 

‘경제 영토’ 넓히고 ‘사회 가치’ 챙겼다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기후위기 대응 앞장, 37개국 돌며 글로벌 경제 외교 주력
‘기회소득’, ‘휴머노믹스’ 개념 도정 기초 철학으로 도입


▎2023년 11월 한·중관계 발전과 교류 강화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칭화대학교 한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경기도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란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한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임기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김 지사가 뿌린 ‘변화의 씨앗’은 뿌리 내리고 싹을 틔워 ‘기회의 꽃’을 피울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 2년간 국내외를 넘나드는 김 지사의 광폭 행보는 제법 작지 않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때론 중앙정부보다 발 빠르게 국가적 정책 이슈를 주도해나가는 노련미를 보였다. 기후위기 대응과 4차산업 혁명, 경제협력 등 글로벌 이슈 대응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1. 선제적 기후위기 대응 빛났다

김 지사가 남다른 관심을 갖고 정책을 집중하는 분야 중 하나는 환경·기후위기 대응 분야를 꼽을 수 있다. 김 지사 스스로 ‘기후 도지사’라고 부를 만큼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신념이 확고하다. 특히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정책은 정부 정책보다 앞서서 성과를 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경기 RE100’ 비전을 선언했다. 이는 정부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 목표를 당초 30.2%에서 21.6%로 하향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한 발 더 나아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스위치 더 경기’를 발표하고, 과제를 구체화해 제1차 경기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런 노력에 따라 경기도 신규 태양광 발전량은 전 년 대비 18%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태양광 신규 설비가 8% 감소한 것과 뚜렷한 차이다.

또 광역단체로는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 인지 예산제 운영 조례’를 제정해 온실가스 감축 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예산 집행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기후변화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는 제도다.

‘기후도지사’ 빈말 아니었네… ‘경기 RE100’ 시선 집중

올해 초에는 김 지사가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클라이밋 디바이드(Climate Divide, 기후 격차)’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받았다. 기후 격차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발생하는 격차를 말한다. 지난해 8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김 지사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앞서 2022년 12월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청사 내 일회용기 반입을 금지했고, 31개 시·군도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올해 1월에는 ‘경기도 일회용품 줄이기 종합대책’을 발표해 공공기관 일회용품 구입 및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내년 6월에는 전국 최초로 ‘경기 RE100 플랫폼’이 가동된다. 기업의 각종 활동 데이터와 에너지 사용 패턴 분석 및 해당 기업의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효율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컨설팅하는 플랫폼이다. 경기 RE100 플랫폼은 기후위기 대응과 기후 격차 해소를 위해 사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2. 교통: ‘모든 길은 경기도로 통한다’


▎2023년 11월 29일 경제 외교 목적으로 호주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에 진출한 현대로템을 방문해 생산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경기도
도민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대중교통 분야는 변화를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들이 많았다. 수도권을 하나로 묶는 ‘더(The) 경기패스’가 출시돼 도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었고, 15년을 기다렸던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첫 개통했다.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 똑버스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5월 1일 경기패스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큰 관심을 받았다. 6월 12일 기준 68만 명이 경기패스에 가입했다. 기존 알뜰교통카드에서 넘어온 전환자가 30만 명, 신규 가입자는 38만 명에 달한다. 경기도는 올해 말까지 가입자 수 1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또 환급 대상이 아닌 19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연간 24만원을 지원하는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도 내놨다.

대중교통은 정해진 노선과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는 고정관념을 깬 ‘똑버스’도 도농복합지역인 경기도 교통 환경에 적합한 신선한 정책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똑버스는 신도시나 교통 취약지역에서 고정된 노선과 정해진 운행계획표 없이 승객의 요구에 따라 운행하는 맞춤형 대중교통수단이다. 최신 IT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승객의 수요에 맞춰 실시간으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만들어 운행하는 게 특징이다.

2021년 12월 파주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지난해 3월 안산 대부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됐다. 올해는 20개 시·군에서 265대를 운행할 만큼 수요가 많다. 6월 12일까지 누적 이용자가 160만3000명에 달한다. 똑버스는 2023년 정부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에서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2009년에 처음 제안됐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지난 3월 30일 개통됐다. 지난해 12월 16일에는 경원선 동두천~연천 전철이 개통해 연천에서 동두천까지 이동시간이 30분에서 16분으로 단축됐고, 서울 용산까지 1시간 40분대 이동이 가능해져 경기북부 교통 여건이 크게 나아졌다. 또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도 지난해 7월 1일 개통해 안산 원시역부터 고양 일산역까지 환승 없이 1시간 10분 만에 통행할 수 있게 됐다.

2015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별내선(암사~별내 구간)도 오는 8월 개통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서울 강동구 암사역에서 남양주시 별내역까지 6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총연장 12.9㎞의 별내선이 개통되면 별내~잠실 구간을 27분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 2·3·5·9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과도 환승이 가능해 경기 동북부 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3. 배낭 메고 세계로… 경기도 글로벌 영토 확장


▎2023년 6월 23일 화성 YBM연수원에서 열린 ‘2023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참여자 예비교육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참석자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 사진:경기도
무엇보다 지난 2년간 김동연 지사의 개인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분야는 ‘경제 외교’였다. 오랜 경제 관료 경험으로 쌓은 인맥과 국제 감각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경기도 세일즈에 나섰다. 지난 2년간 김 지사는 37개국을 돌며 160여 명의 주요 글로벌 인사들을 만났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북미와 유럽 17개국을 방문해 주요 인사들을 만나 교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 등 11개국을 찾았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 다방면의 교류 협력을 제안했다.

‘2년 만에 70억’… b4년간 투자유치 목표액 70% 달성

이런 노력에 힘입어 미국, 일본, 호주 등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16조원 투자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 투자 53조2000억원을 더하면 지금까지 2년간 경기도가 유치한 투자금액은 69조2000억원에 달한다. 2년 만에 취임 때 제시한 투자유치 목표 ‘100조원’의 70%가량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대비한 ‘혁신동맹’이 눈에 띈다. 북미 순방 중 구글, 엔비디아를 방문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밖에 미국 최대 바이오협회인 바이오콤 캘리포니아 본사와 미국의 대표 유전체 분석 기업 일루미나를 경기도 기업들과 함께 방문해 기업 간 경제 교류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남은 2년 동안 100조원 투자유치 목표달성을 위해 글로벌기업 유치와 외자 유치 중심의 기존 투자 유치 전략을 확대해 국내외 기업을 전방위로 유치하고 혁신 산업 분야 기획부터 육성까지 전 과정을 종합 지원하는 공격적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김 지사 임기 안에 ▷글로벌기업 유치 30조원 ▷연구·개발(R&D)과 클러스터 유치 58조원 ▷테크노밸리 등 조성 유치 37조원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4. 기회소득으로 사회적 가치 꽃피워

민선 8기 도정 방향은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장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사회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김 지사는 2022년 9월 경기도의회 도정질의에 나가 ‘기회소득’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우리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 보전의 기회를 드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이후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예술인과 장애인에게 기회소득을 지급했다. 예술인 7000명과 장애인 6000명이 소정의 기회소득을 받았다.

기회소득이 수혜자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실증한 연구 결과도 나왔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예술인 기회소득 수혜자 6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책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기회소득을 받은 예술인의 예술활동 시간이 주당 1시간 26분 증가했고, 행복감도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복지재단이 장애인 기회소득 참여자 2000명의 운동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기회소득 지급 전에는 주 2회 이상 신체활동에 참여한 인원이 270명에 불과했지만, 참여 이후 1384명으로 증가했다. 기회소득에 참여해 신체활동 정도가 증가 또는 유지된 인원은 1894명으로, 전체 참여자 2000명의 94.7%에 달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올해 기회소득 대상을 체육인, 농어민, 기후행동, 아동돌봄 등 6종류로 늘렸다. 아동돌봄기회소득의 경우 마을 주민들이 부모를 대신해 아동을 돌보는 돌봄공동체를 구성하면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후행동기회소득은 걷기, 자전거 타기, 배달 앱 사용 시 다회용기 사용 등 친환경 활동을 인증한 도민에게 연간 최대 6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온실가스 감축 실천 활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 도민 참여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임기 초 대비 지지층 확대, 광역단체장 중 1위

지난 2년간 김 지사가 펼쳐온 도정 방향에 대한 도민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단체장의 지지세 변화를 나타내는 ‘지지 확대지수’가 이를 방증한다. 리얼미터가 실시하는 광역단체장 지지 확대지수(ESI) 조사에서 김 지사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최근 조사(5월)까지 21개월째 줄곧 1위를 유지했다. 김 지사의 지지 확대지수는 120점대를 웃돈다. 지수가 100점을 넘어가면 임기 초 대비 지지층이 확대됐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로 떨어지면 지지층이 축소됐다는 걸 의미한다. 긍정평가 부문에서도 김 지사의 긍정 평가는 65.6%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 결과에 대해 김 지사는 “저의 사심 없는 생각과 진정성을 좋게 평가해주시고, 제가 가진 여러 역량과 그동안 추진해온 도정 방향과 성과를 인정해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2407호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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