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휴전을 전후하여 전쟁으로 파괴된 서울에서 주택 재건이 시작되었다.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싶어도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 안방·건넌방·문간방, 이렇게 방이 셋 있는 집을 짓고는 그 가운데 한 칸은 전세를 주는 방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전세 돈을 받아서 건축비를 벌충했다. 집주인으로서는 자금 마련 외에도 비싼 이자를 절약할 수 있었다.
50년대에는 한 해에 물가가 수십 퍼센트씩 올랐고 70년대까지도 십수 퍼센트씩 올랐다. 물가 중에서도 가장 크게 오른 것이 땅값이었다. 집을 사 두면 땅값 상승의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전세 든 사람은 집값이 상승하면 손해를 보았다. 전세권은 현물 자산이 아니라 금융자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이 꿈이 되었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집을 사고는 방 한 칸을 전세 놓는 방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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