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를 움직이는 사람들 프라이빗 뱅커유연성의 장자프랜차이즈 창업열전자원의 지배칸트 정치철학 강의휴(休)“마당쇠가 되자-.” 오늘도 세계의 프라이빗 뱅커들은 이렇게 외치며 부자들의 수족을 자처한다. 골프장이나 음악회 예약은 물론 대화 상대에 운전기사 노릇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당신”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오늘도 뛴다.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PB)란 말은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부자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은행이 돈 많은 사람들을 모시기는 했어도 기껏해야 카페트를 깔아 놓은 좀더 좋은 장소에서, 보다 친절하게 부자 고객을 접했던 것에 그친다. 아직 많은 이들은 부자를 접대하는 이들 은행원을 PB로 잘못 알고 있다.PB연구회 회원들이 「부자를 움직이는 사람들 프라이빗 뱅커」를 낸 이유도 이처럼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연구회는 “PB란 단순히 부자를 접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부자들의 생리를 꿰뚫고 그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에게 늘 필요한 존재라고 말한다. 그래서 ‘PB는 마당쇠’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일천한 국내 PB의 역사와 세계 PB의 역사·현황을 설명하는 한편, 국내 PB들이 첫걸음을 내딛는 데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누가 PB인지, 무슨 일을 하고 또 해야 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국내에 PB 개념을 도입한 곳은 1991년 씨티은행이다. 국내 은행으로는 하나은행으로 합병된 보람은행이 95년 맥킨지 컨설팅의 조언을 받아들여 PB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런 점만 보면 PB의 역사도 꽤 된 것처럼 보인다. 10년을 넘겼으니까. 하지만 그 수준에 문제가 있었다. 그저 우대 고객을 접하는 선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주로 수신 규모 1억원 정도의 고객에 집중했을 뿐이고, 진정한 프라이빗의 영업대상인 10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을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PB 업무가 시작됐다. 계층간 분화가 심화되자 돈 많은 사람들이 늘었고, 그들이 은행을 먹여살린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 컨설팅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10억원 이상의 PB 대상은 5만2천명, 자산 규모는 1백65조원에 이른다. 2005년 이들의 자산 규모는 2백90조원까지 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PB의 기원을 스위스와 유대인에서 찾는다. 귀족사회가 오랫동안 계속됐던 유럽에는 돈 많은 부자들이 많았고, 스위스 은행들이 이들의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PB의 효시를 이뤘다는 것이다. 또 PB를 적극 활용했던 인물로 유대인 부호 로스 차일드를 꼽는다. PB도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전쟁이나 천재지변·공황 등으로부터 고객의 재산을 보호해 주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점차 그들의 자산관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 PB업계는 전통적인 초대형 부유층보다는 어느 정도의 부를 축적한 일반 부자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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