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자본들의 공세가 뜨겁다. 올 들어 외국자본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국내 금융기관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은행·증권·보험 등 인수 대상도 다양하다. 그야말로 파상공세다. 특히 최근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자본들은 과거 외환위기 이후 머니 게임을 펼치던 ‘먹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철저한 현지화로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동북아 금융시장의 패권을 쥐려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다. 금융권에서 ‘윔블던 효과’를 우려하면서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대로 가다간 한국 금융시장은 일산 호수공원처럼 변할 수도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연약한 토종 물고기라면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배스다. 배스의 대항마가 없는 호수공원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는가. 계획개발(자본시장통합법 등 금융제도 개선)로 호수공원(국내 금융시장)은 만인이 찾는 국내 대표 공원(동북아 금융허브)이 됐지만 호수 생태계는 배스 천국이 돼 버렸다.”
올해 초 퇴임한 한 증권사 CEO는 최근 외국자본의 공격적인 국내 금융기관 M&A에 대해 이렇게 위기감을 표현했다. 그는 “여물지도 않은 곡식을 수출하려 한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진출과 이를 독려하는 정부 당국의 행태도 꼬집었다. 힘을 키워도 ‘수성’이 힘든 판국에 ‘공격’부터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