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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들의 숨은 길을 열다 

 

엄밀히 소개하지 않아야 옳은 책이다. 아니 그 전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책이다. 제목마따나 『하늘이 감춘 땅』을 인간이 들춰내 고해바치는 문건이기 때문이다. 태초 함허를 이룬 천지인, 세 주체 가운데 하늘과 땅은 빚고 인간은 다만 소비하고 파괴한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던 함민복 시인의 역설처럼, 모든 경계는 긴장이고 깃발이다. 모든 경계는 조심스럽다. 이 책은 경계의 지리지다. 하늘과 땅의 경계, 땅과 인간의 경계, 세간과 출세간의 경계를 저자는 오직 두 발로 걸어서 살폈다. 지리산 묘향대, 달마산 도솔암, 능가산 부사의방, 희양산 월봉토굴, 간도 범바위 등 길조차 끊긴 『하늘이 감춘 땅』 29곳. 백척간두에서 다시 진일보하는 저 삶과 화두의 극지는 온갖 맑은 정기와 드센 기운이 모여 빚은 탈속의 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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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호 (2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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