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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 같은 자원재활용 시장 ‘활짝’ 

버릴 것은 없다
가축분뇨·생활쓰레기를 발전 연료로 … 휴대전화서 금·은 뽑아내는 기술도 주목 

지난해 5월 대구에서 열린 그린에너지엑스포. 폐기물을 활용한 다양한 에너지 기술이 소개됐다.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자원을 재활용(Recycling)하는 산업은 그린 비즈니스에서 가장 전통이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그린 기술에 비해 로테크 분야도 아니다. 최근 국내외에서 활용되거나 개발되는 자원재활용 방식은 고부가가치 기술로 대접받는다.

재활용되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중고 휴대전화·가전제품을 수거하는 것부터 시작해, 석탄을 태운 후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재활용하는 기술까지 있다. 빗물과 산업폐기물, 쓰레기, 폐타이어 모두 돈이다. 그린 비즈니스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신재생에너지의 75% 정도가 폐기물에서 나온다. 자원재활용 분야 시장조사기관인 싸이클로프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전 세계 폐기물 재활용 시장 규모는 2670억 달러에 이른다. 연료로 쓸 수 있는 폐기물은 다양하다. 대성그룹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하는 사업을 2006년부터 시작했다.

대성그룹 계열사인 대구에너지환경은 대구광역시와 자원화사업 협약을 맺고 달성군 다사읍 인근 쓰레기매립장에서 메탄가스를 모아 정제한 뒤 판매하는 기술로 2006년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앞으로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메탄가스도 친환경 처리과정을 통해 자원화할 계획이다.

‘자원 재활용’을 녹색 뉴딜의 한 축으로 선정

가축의 분뇨도 그린 비즈니스 시대를 맞아 금값이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충남 아산에 국내 최초로 통합형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준공했다. 이 발전소는 음식물쓰레기, 축산분뇨, 하수 슬러지 등을 대용량 탱크에 모은 뒤 미생물 반응처리를 통해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전기와 온수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가축분뇨에서 메탄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해 놓고 있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분뇨 1t에서 약 10만Kcal 열량이 나온다”는 것. 현대건설은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한 메탄가스 생산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 기술은 대우건설이 지난 20년간 약 60억원의 연구비를 들인 것으로 2007년 과학기술부의 국내 100대 연구로 선정됐다.

각종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최근 정부가 ‘자원재활용’을 녹색 뉴딜의 한 축으로 선정하면서 호재를 맞고 있다. 정부는 ‘녹색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가축분뇨 에너지 활용사업 등에 2012년까지 총 2조8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폐기물 고형 연료화 시설, 바이오 가스화 시설 등에 1조1220억원, 바이오메스 생산기반 구축에 2800억원, 가축분뇨 에너지 시설, 사업종료 매립지 정비 등에 1조4000억원가량 집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롯데건설은 생활폐기물을 고형연료로 만들어 열에너지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신기술을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인정받았고,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로 만드는 사업을 통해 연간 210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아꼈다.

삼성전자는 1998년 이후 폐전자제품 재활용센터인 아산리사이클링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연금술 같은 금속 재활용 시장도 활짝 열릴 전망이다. 질문 하나. 금광석 1t에서 추출할 수 있는 금은 얼마나 될까? 5g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버려진 휴대전화 1t에서는 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까? 정답은 150g이다.

이 사업을 시작한 곳은 LS니꼬동제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휘닉스엠앤앰이라는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나 TV, LCD 모니터 안에 들어 있는 전자부품에서 금, 은, 백금 등을 뽑아내는 기술을 가진 업체다. LS니꼬동제련에 따르면 휴대전화에만 1대당 6.8㎎의 금이 들어 있다.


폐휴대전화도 금광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휴대전화 1t에서는 구리 100㎏과 은 3㎏ 등 각종 금속을 캐낼 수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희귀금속과 귀금속의 보고인 도시 광물을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 같은 비즈니스를 ‘도시광 산업’이라고 부른다. 현대제철은 고철(철스크랩)을 전기로에서 녹여 다시 철강제품으로 만드는 자원순환 기술을 확보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1t의 고철은 40회 이상 수거돼 재활용된다. 다시 말해 새 제품이 고철이 되면 녹여 새 철강으로 탄생시키고, 다시 고철이 되면 또다시 수거해 새 제품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리에게 고철 1t은 10t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동안 세 곳의 전기로 공장에서 연간 1100만t의 고철을 재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철만 다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고철을 녹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는 골재로 활용한다. 산업 부산물에서 친환경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지난해 개발됐다. 바이오하우징연구사업단(단장: 송진규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이 지난해 6월 개발한 이 기술로 만든 콘크리트는 온실가스를 발생하는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재와 쇠를 녹일 때 발생하는 특이 물질로 대체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석탄의 재발견도 기대된다. 무공해 석탄 에너지가 주인공이다. 정부는 저급탄을 원료로 합성석유를 생산하는 무공해 석탄 에너지 개발을 통해 국내 연간 석유소비량의 8%에 해당하는 8000만 배럴을 대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이 분야에 향후 5년간 2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석탄의 재발견

이 기술은 석탄으로 합성가스와 합성석유를 만들 수 있다. 합성석유의 경우 석유 값의 절반이다. 아울러 생산 공정에서 황이나 이산화탄소 등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 무공해 석탄 에너지 사업은 SK에너지, 두산중공업, 포스코 등이 추진해 왔다. 한편 KT와 KTF는 중고 휴대전화나 모뎀을 재활용해 사용한다.

KT는 고객으로부터 회수한 초고속 인터넷용 모뎀 중 80%를 재활용한다. KTF는 2003년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중고 휴대전화 재생 사업을 벌였다. 지난해 9월 말까지 140만 대를 수거했다. 이렇게 모은 단말기는 부품 기기 재생 자회사인 모비션에서 사용 가능한 것을 분리한다. 재생 가능한 상품은 모두 중고폰 임대 서비스인 ‘굿타임 땡큐폰’으로 쓰인다. 사용인 불가능한 단말기는 유용한 금속과 플라스틱을 분리해 재활용한다.

972호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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