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은 엘리베이터 모서리로 몸을 붙였다. 도망갈 곳은 없었다. 겁을 잔뜩 먹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그를 팔을 뻗어 밀어보지만 나약한 인영의 팔은 그에게 제압당할 뿐이었다. 그는 인영의 두 손목을 한 손으로 붙잡아 머리 위로 올렸다. 꼼짝 못하게 된 인영의 얼굴을 다른 손으로 붙잡고는 거칠게 입술을 탐했다. 몸을 바동거려 보지만 그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인영은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배어 나오는 피에서 비릿한 쇠냄새가 났다.
“비틀거리는 네 몸짓, 놀란 네 표정. 그 모든 게 날 흥분시켰어. 디캔팅을 하면 더 깊은 맛이 나겠지만 톡 쏘는 신선한 맛도 나쁘지 않은 와인 같아.” 오피스텔 문이 닫히자마자 인영의 귓가에 그가 속삭였다. 인영은 그의 품에 안기며 승리감에 도취되었다. 그러나 오늘은 거기까지만이다. 더 깊은 맛을 그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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