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최근에 이런 보고를 받았다. “어떤 남자가 먹을 게 없어서 양식을 구하고자 집을 나섰는데 광주(廣州)에 있는 진제장(賑濟場: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주거나 죽을 쑤어주던 곳)에 갔더니 자기네 고을 사람이 아니라며 받아 주질 않았고, 용인의 진제장에 갔더니 그곳은 아예 담당자도 없어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 남자는 허기져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것이 수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니 참담하다. 나는 거론된 진제장을 조사하여 책임을 엄히 묻게 하고, 다른 진제장의 운영실태도 모두 점검하라고 명을 내렸다.”(세종19.1.7). 그리고 “각 고을별로 굶주린 백성의 실태와 창고에 저장하고 있는 곡식의 양을 조사하게 하고 정성껏 구휼을 시행하여 그 결과 보고서를 올리도록 하였다.”(세종25.9.22). ‘아, 슬프구나. 백성의 가난을 모두 구제해주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정성을 다한다면 최소한 굶는 백성이 없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인데, 이 모두가 과인이 죄이다.’(세종4.10.3). 굶주리는 백성이 없도록 하는 것은 하늘을 대신하여 하늘이 낳은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으로서 마땅한 의무이다. 한시라도 관심을 소홀히 하면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백성이 굶는 건 임금의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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