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는 책임이 따르는 거야”. 스파이더맨이 남긴 이 유명한 대사는, 영화 속 모든 슈퍼 히어로가 가슴에 새겨두고 있는 행동 수칙이다. 슈퍼맨처럼 선천적으로 특별한 힘을 선물 받았든, 스파이더맨처럼 사고로 초능력자가 되었든, 배트맨처럼 재력으로 힘을 만들었든, 슈퍼 히어로들은 사회적 책임감에 짓눌렸다. 악의 무리를 무찌르고, 사회적 선을 이뤄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그들은 보통 이중인격자로 그려진다.
대표적인 예가 배트맨이다. ‘다크 나이트’에서 그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놓인다. 사랑하는 여인과 시민의 지지를 받는 지도자 중 단 한 명만 구할 수 있는 상황. 잠시 고민하던 그는 사적인 선택, 즉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러 간다. 사회적 책임 대신 사적인 이익을 취하려던 배트맨은 결국 사랑하던 여인을 잃고, 새로운 악의 씨앗을 틔워버리고 만다. 그 뒤로 슈퍼 히어로들은 고뇌의 늪 속으로 침잠했다. 더불어 슈퍼 히어로 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도 시들해졌다. 할리우드가 ‘바른 생활 초능력자’들의 교과서적 선행에 질리기 시작한 무렵, 망나니 히어로 ‘아이언 맨’이 등장해 큰 인기를 모은 것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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