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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대표 브랜드 독일차에 도전장 

토요타 뉴캠리·프리우스, 포드 포커스·익스플로러 앞세워 상승세 

박성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은 독일차 브랜드가 점령했다. BMW·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아우디가 나란히 판매량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회사가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포드와 일본을 대표하는 토요타가 주인공이다. 올 들어 두 회

사 자동차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절대적 판매량에서는 독일차와 미치지 못하지만 수년간의 부진을 딛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토요타 자동차는 독일 4대 브랜드를 위협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큰 브랜드다.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5328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4위 아우디(7297대)에 이은 5위다. 특히 판매량 증가율이 높다. 올 1~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0.8%가 늘었다. 지난

해 대규모 리콜사태와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끌어 올리고 있다.

토요타 약진의 선봉장은 뉴캠리다. 캠리는 6세대에 걸쳐 전 세계에 1400만대가 판매된 토요타의 대표 모델이다. 올 1월 국내에 출시된 7세대 모델 역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시 후 줄곧 베스트셀링 모델 5위안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둘째로 많이 팔린 수입차다. 7월에도 439대를 팔아, 벤츠의 E300(515대)에 이어 2위자리를 지켰다. 수개월째 기복 없이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4대 브랜드 국내 수입차 시장 점령

신형 캠리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이전 6세대 모델과 똑같이 2500cc 엔진을 달고,외형상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출력과 토크는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L당 연비도 12.8km로 이전 모델보다 높아졌다. 토요타 관계자는 “외형과 기능에서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미세한 기능을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 시켰다”며 “이전 모델에 비해 총 103가지가 변했다”고 말했다. 이전모델에 비해 100만원(하이브리드는 300만원) 싸게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토요타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차는 프리우스다. 전 세계에서 200만대 이상이 팔려 ‘하이브리드의 대명사’로 통하는 차다. 이 차는 올 2월에 출시됐음에도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량 상위 10개의 수입차 중 유일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프리우스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연비다. 공인연비가 L당 29.4km다. 최근 고유가 추세로 연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1798cc 직렬4기통 가솔린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했다. 최대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14.5kg.m으로 성능면에서도 뛰어나다. 전기모터의 힘으로만 주행하는 EV모드, 엔진 효율을 높인 에코모드, 역동적 주행이 가능한 파워모드 등 세 가지 형태로 주행이 가능하다.

포드·혼다·볼보 3개월 연속 판매량 늘어

1990년대 수입차 시장을 석권했던 포드코리아도 긴 부진 끝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8월 9일“7월 한달 동안 514대를 팔아 2010년 4월 이후 27개월만에 월 판매량 500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포드의 7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10.8%, 전년 동기 대비로는101.2%가 증가한 수치다. 올 1~7월 누적판매량도 지난해 동기간보다 28%가 늘었다. 포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해당하는 7월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점과 5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 동안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수입차 브랜드는 포드와 혼다, 볼보가 유일하다.포드의 상승세의 일등 공신은 글로벌 준중형차 포커스다. 이 차는 지난 7월에만 156대가 팔려, 포드의 차종중 가장 많이 팔렸다. 포커스의 최근 상승세는 반전 드라마에 가깝다. 지난해 9월에 출시된 신형 포커스는 초반에 꽤 주목을 받았다. 세단형과 해치백 모델이 국내에 소개 됐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역동적이고 날렵한 디자인, L당 13.5km의 연비가 특징이었다. ‘미국차는 크고 둔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차량이란 평가도 받았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올 1월과 2월에는 월 판매량이 10대 미만에 그치며 사‘ 실상 실패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3월부터 판매량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한미 FTA 효과로 차 값을 인하해서다. 차가 서서히 팔리기 시작하면서 입소문도 돌았다. 그 상승세를 최근까지 이으며 포드의 효자 차량으로 거듭났다.포드 측은 올 하반기 포커스의 디젤 모델을 추가로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포드를 살린 것은 포커스만이 아니다. 포드의 오프로드 차량이 익스플로러, 대형 세단인 토러스, 중형차퓨전 등이 고르게 팔렸다. 포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요했다. 포드는 올 5월 부산모터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부스를 설치하고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다. 7월부터는 10명의 소비자를 선발해 유럽과 미국을 돌며 포드차량 체험 행사도 진행 중이다.

이들 10명의 체험기는TV 광고로 제작돼 포드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포드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제2의 미국차 시대가 도래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수입차 판매1위를 달리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포드는 올 하반기 올뉴 퓨전과 올뉴 이스케이프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1152호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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