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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 여기 있었네 

닮은 듯 다른 계열 골프장 속속 오픈…마케팅 시너지, 지역 한계 탈피 등 효과 

남화영



충북 충주에 18홀 회원제 동촌컨트리클럽(CC)이 9월에 개장한다. 경기도 광주의 회원제인 남촌CC의 동생 격이다. 2003년 12월 개장한 남촌은 서울에서 50분 거리로 가까운데다 회원수도 200명 이내로 적어 7억원대의 높은 회원권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동촌은 일반 회원권 50구좌를 입회금 1억5000만원, 프리미엄 회원권 100구좌를 3억원에 모집하면서 남촌의 주중·주말 예약과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특전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나인브릿지 총지배인이던 김국종 대표가 지난해 말 부임해 두 코스를 이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골프장간 제휴와 회원 교류가 자주 있었지만 남촌은 제주와 해슬리 나인브릿지 관계처럼 고급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회원을 모으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장한 충북 진천의 크리스탈카운티는 2004년 9월 개장한 크리스탈밸리의 계열 골프장이다.세란병원의 홍광표 회장이 전국의 좋은 소나무를 사들여 심고 정성을 들인 회원제 코스가 크리스탈밸리였다면 크리스탈카운티는 명품 퍼블릭을 표방하고 있다. 최

근 회원권 분양 시장의 불안 등 악재를 피하기 위해 퍼블릭으로 조성했고, 크리스탈밸리를 만들 때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제 이상의 명품 코스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촌 계열 동촌 9월에 개장

오션힐스포항은 골프장 사업 승인은 1989년이었으나 2005년 11월 회원제를 개장했고 이어 퍼블릭 9홀을 추가했다. 이어서 2007년에 청도에 부지를 사들여 착공에 들어가 2010년 4월에 역시 회원제인 오션힐스청도를 개장했다. 청도는 포항과 리조트를 연계한 혜택을 분양포인트로 활용했다. 2004년 개장한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는 서비스 좋고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골프장이다. 하지만 하나로는 아무래도 좀 약했다. 2010년 해남의 바다 절벽을 따라 조성된 파인비치를 통해 세계적인 골프 명소 페블비치처럼 한국 골프의 랜드마크를 꿈꾼다.


안양베네스트를 이끌던 최상진 전 총지배인이 두 코스의 총괄대표로 뛰고 있다.이스트밸리, 남촌, 렉스필드가 ‘곤지암 3인방’로 불리며 고급 골프장의 대명사로 여겨졌다면 최근엔 이천의 블랙스톤이천, 해슬리나인브릿지, 휘닉스스프링스 3총사가 더 각광 받는다. 이들은 모두 제주와 평창처럼 수도권이 아닌 곳에서 명문 골프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뒤에 수도권으로 진출했다.2005년 4월 개장한 블랙스톤제주는 국내 최초로 승마와 요트를 골프에 접목시킨 골프리조트다. 또한 엄격한 프라이비트 원칙을 지켜서 회원과 게스트만 라운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제주도라는 지역적 한계로 고민하다 이천에 ‘동생 코스’를 조성했다. 2009년 개장한 뒤로 2년 전부터는 국내 유일의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블랙스톤 제주가 몇 년간 견지한 운영 원칙에 공감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250명의 극소수 회원을 모집하는 정책이 먹혔다. JMP의 브라이언 코스텔로가 제주와 이천 모두 코스 설계했으며 계단식 그린이 독특하다.

제주나인브릿지는 2001년 개장하면서 ‘세계 100대 코스’ 진입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리고 국내보다는 해외 마케팅을 활발히 펼친 결과 골프다이제스트와 골프매거진 등 유명 골프 잡지의 세계 100대 코스에 들 수 있었다. 회원 가입이 어렵고 회원과 게스트 외에는 라운드할 수 없는 엄격한 프라이비트 운영 원칙을 고수했다.하지만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세계 명코스 반열에 올랐고,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였지만 제주도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어 유지·관리 비용이 만만찮아 매년 적자를 보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주에 해슬리나인브릿지를 조성했다.

‘나인브릿지’라는 이름값으로 제주에서 생긴 영업 손실을 해슬리 고가 분양으로 보전할 수있었다. 해슬리는 신설 코스지만 나인브릿지의 브랜드덕에 해외에서도 고급 클럽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나인브릿지의 코스 관리 노하우에 더해 그린에는 서브에어 시스템을 채택해 겨울철에도 얼지 않는 그린을 조성하는 등 고급 클럽의 이미지를 더했다.

강원 평창의 휘닉스파크CC가 1999년 개장했을 때는 국내에 보기 드문 토너먼트 코스가 나왔다고 널리 알려졌다. 잭 니클러스가 설계하고 페어웨이를 양 잔디 켄터키블루그라스로 만든 것도 신선했다. 하지만 강원도여서 접근성이 떨어졌다. 수도권에 코스가 많이 생겨나면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그로부터 10년 뒤 경기 이천에 등장한 코스가 휘닉스스프링스다. 파지오 가문의 짐 파지오가 설계한 이곳은 휘닉스파크의 시공과 운영 노하우를 총집결한 곳이다. 홍석규 회장이 ‘한국을 대표할만한 코스’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클럽하우스 앞에 대형 태극기를 걸어두고 석교에는 사신도(四神圖)를 새겨 넣고, 한옥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지은 것이 이색적이다.

휘닉스파크에서 보던 석물(石物)들을 레이크 8번 홀 등 여기서도 코스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는 점도 재미나다.휘닉스파크의 장점을 살리면서 그보다 좀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형님 코스 장점 살리면서 업그레이드

한 골프 기업이 여러 개의 코스를 거느리는 사례도 많다. 에버랜드는 안양베네스트를 비롯해 5개의 계열 골프장이 있고, 한화도 제이드팰리스에서 골든베이와 플라자가 붙는 코스들이 있다. 레이크힐스나 에머슨, 신안등은 골프장만 여럿 보유한 골프 전문 기업이다. 이들과는 달리 형님-동생 식의 구조를 가진 골프장은 요즘 같은 골프업 전환기에 3가지의 중요한 존재 이유가 있다.

첫째는 요즘처럼 골프장 간의 회원 연계와 이웃 코스와의 마케팅 연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기업 문화와 공동 구매, 소통이 원활한 형제 골프장의 필요성이 커졌다. 둘째는 형님 골프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그 브랜드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성 때문에 동생 코스를 만든다. 셋째는 종전 골프장에서의 지역적인 한계를 벗기 위해 수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새로운 골프장의 모델을 제시하려는 코스 오너의 자존심이다

1152호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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