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한 순간에 우리를 스쳐 지난다. 피는가 싶더니 이내 진다. 꽃잎은 한줄기 봄바람에도 맥없이 떨어진다. 도로 위에 점점이 하얀 융단을 깐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잎이 날리며 춤을 춘다. ‘벚꽃 엔딩’이다. 낙화유수(落花流水)라 했던가. 서울 근교 청계산 계곡에 떨어진 꽃잎이 물살에 말려 소용돌이친다. 바위 뒤에 걸린 채 물결에 몸을 맡기고 일렁인다. 팝콘처럼 터지며 봄을 수놓은 벚꽃은 흔적도 없이 산화한다. ‘찬란한 슬픔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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