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돈 되는 콘텐트 전략④ Teen&middle age(연령 파괴) - 나우족(New Old Women)·노무족(No More Uncle) 지갑 열어라 

 

4050세대 디지털 문화콘텐트에 익숙 영화·음반·출판산업에 큰 영향력



올 상반기 영화계는 40대 이상의 티켓 파워가 단연 화제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280만명 관객을 모은 ‘7번방의 선물’ 관객 구성비는 40대 이상이 42%였다. 30대는 37%, 20대는 18%다.


중장년층의 공감을 끌어낸 ‘감동·부성애·눈물 코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코드로는 설명이 안 되는 현상도 있다.

상반기 외화 부문 1위, 전체 2위였던 ‘아이언맨3’는 900만명이 봤다. 수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이 영화의 관객 비율은 의외였다. 40대 이상이 41%였다. 20대는 18%에 머물렀다. 3위 ‘베를린’과 4위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40대 이상 관객 비중이 각각 41%, 44%였다.

충무로 영화판에서 “관객 500만 이후의 흥행은 중장년층 관객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영화 예매 사이트인 맥스무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40대 예매율이 20대를 앞섰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이 문화콘텐트 주력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영화 얘기만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상반기 음악 앨범 판매량 1위는 소녀시대 정규 4집 ‘아이 갓어 보이’다. 28만5400장이 팔렸다. 2위는 ‘용필리즘(Youngpilism)’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가수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우’였다. 4월 23일 발매 당일 2만장이 팔린 이 앨범의 누적 판매량은 23만장. 음반업계에서는 지난해 ‘세시봉 열풍’으로 꿈틀거린 중장년층이 음반시장으로 귀환했다는 데 고무된 분위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40~44세 연령층은 전 세대를 통틀어 콘텐트 구입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 지난해 기준으로 월 평균 26만7000원이다. 45~49세는 25만1000원으로 그 다음이다. 문화콘텐트 주력 소비층으로 여겨지던 35~39세는 16만7000원, 30~34세는 20만2000원이었다. 20대는 16만9000원이다. 한국 문화관광연구원은 올해 문화예술 트렌드 중 하나로 ‘나우(NOW: New Old Women)족과 노무(NOMU : No More Uncle)족’의부상을 꼽았다. 자신을 가꾸고 여가·문화 활동을 즐기는 40~50대를 말한다.

공연·출판·게임 업계에서도 중장년 파워는 두드러진다. 교보문고가 올 1분기 연령대별 구매비율을 조사한 결과 10~30대 독자 비율은 줄고 40~60대는 늘었다. 특히 남성 구매자는 40대가 20~30대를 제치고 구매 비율 1위였다. 30대 여성이 주력 관객인 뮤지컬 시장에서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뮤지컬 ‘레베카’를 만든 MK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관객 중 20%가 40~50대였다”며 “낮 시간대 공연은 30% 이상 올라간다”고 말했다. 최근 낮 2~4시에 공연하는 뮤지컬이 늘어난 것도 평일 저녁 시간을 빼기 힘든 중장년 주부를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게임업계도 ‘영 실버(Yoyng Silver)’가 화제다. 평소 게임에 관심을 갖지 않던 40~60대가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주력 고객층인 10대 못지 않은 파워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방송가에서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겨냥해 만든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주목 받는다. tvN에서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평균 연령 76세인 배우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이 여행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첫 방송 시청률은 4.15%. 케이블방송 사상 최고 기록이다. 10~20대 위주의 콘텐트 시장에 연령 파괴가 빠르게 진행되는 방증이다.

1198호 (2013.07.2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