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인기 업고 콘텐트 해외로 독특한 캐릭터로 힘 실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걸쳐 이어진 1차 한류 열풍은 TV 드라마 ‘겨울연가’의 욘사마(배용준) 등에 대한 특정 팬덤(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에 머물렀다. 지금은 콘텐트의 다양화와 전파 지역 확대로 2차 한류가 퍼졌다. 이른바 신‘ 한류(Neo-Korean wave)’다.
NHN이 2011년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 이어 유럽·남미에서도 인기다. 출시 20개월 만인 올 1월에 세계 누적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7월 현재 1억7000만명을 넘어섰다. 스페인처럼 우리 산업계엔 다소 먼 것 같은 나라도 적극 공략했다.모바일 플랫폼인 라인은 국산 게임 콘텐트를 널리 전파하는 일등공신이 될 전망이다. 게임빌은 3월에 낚시를 소재로 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라인매스피싱’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하면서 해외로 진출했다. NHN 라인에 공급계약을 해 아시아뿐 아니라 낯선 시장에서의 돌풍도 기대하게 됐다. 세계에서 통하는 플랫폼에 콘텐트를 더할 때 위력이 배가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컴투스도 50여종의 게임을 세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 ‘컴투스허브’로 수출 활로를 열었다. 전망은 밝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성장세가 계속된 만큼 세계 모바일콘텐트 시장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NHN 라인 자체도 해외 공략에 주력하면서 광범위하게 통하는 콘텐트 확보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일본인 유학생 우시쿠보 유카(21)는 라인 애용자다. “라인에는 스탬프(한국에선 스티커)가 있는데 일본의 캐릭터를 많이 사용해 친근하고 재밌어요. 디자인이 예쁘고 조작하기 쉬워서 자주 씁니다. 또 저는 한국말이 아직 서툰데 라인에 한국어와 일본어를 서로 번역해주는 기능이 있어 좋아요.”최근 신한류 열풍의 주역 또 하나는 방송 콘텐트다. SBS 예능 ‘런닝맨’은 일본·중국을 넘어 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까지 인기다. 런닝맨 김주형 PD는 “유재석의 꾸준한 호감형 캐릭터나 이광수의 ‘기린’ 캐릭터가 현지 어린이들한테 인기”라고 전했다. 캐릭터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만국공통어처럼 해외 소비자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요소다.K-팝은 두말할 것 없이 최근 신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콘텐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7월 현재 30억명의 유튜브 클릭수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싸이는 우스꽝스러운 춤과 그에 걸맞은 풍만한 외모로 캐릭터 면에서도 인기일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아래서 팬들의 열렬한 환호와 함께 공연한 싸이의 성공 사례는 아시아를 넘어선 신한류 콘텐트의 가능성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