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Life

손 떨리는 6가지 위기 상황 극복법 

해저드 넘길 땐 목표 지점 명확히 설정 퍼팅은 물리적인 부분에만 집중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라운딩 도중 신경이 곤두서고, 왠지 모를 긴장감에 온 몸이 떨리는 상황을 마주한 적 있는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심장이 쿵쾅거린 적은? 골프장에서 꼭 피하고 싶은 6가지 상황과 그 때 두려움을 줄여줄 세계적인 골프 심리학자들의 진단과 처방을 소개한다.




2012년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물을 넘기는 어프로치 샷을 시도하는 아담 스콧.
오른쪽에 해저드가 있는 드라이버 티 샷

긍정적인 생각은 최고의 무기다. 샷을 할 때는 언제나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골프는 스윙 때문에 고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게임이다. 나쁜생각으로 그걸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일단 자신이 시도하려는 샷에 자신감을 갖자. 그리고 지금 손에 든 드라이버로 이 샷을 구사할 만큼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울 수 있는지, 아니면 3번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한 발 물러서야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건 타이거우즈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다. 훌륭한 플레이를 펼칠 때 그를 보면 티 샷이 어려운 홀에서 과감히 드라이버를 내려놓고 페어웨이 우드나 아이언을 선택한다.

평소 슬라이스 때문에 고민인데 오른쪽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면 그 샷을 젖은 클레이 코트에서 시도하는 테니스의 두 번째 서브라고 생각해도 좋다. 즉, 볼이 인플레이 상태를 벗어나지 않는 것에만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세컨샷으로 스코어 관리를 꾀 해볼 수 있다. 타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 피해야 한다. 일말의 의혹이라도 드는 플레이라면 시도하지 말고,안전한 클럽으로 물러서라. 타수와 골프 볼을 절약하고,실망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멘털 닥터 봅 로텔라(Bob Rotella) 박사 - 버지니아대학 교수를 지냈다. 어니 엘스, 그래엄 맥도웰, 톰 카이트, 닉 프라이스 등을 지도했는데 상담 기간 동안 이 선수들은 PGA 투어에서 74승을 거뒀다.


2010년 매경오픈에서 깊은 그린 사이드 벙커 샷을 하는 이승호
큰 내기가 걸린 1.5m 퍼팅

이 퍼팅을 기회로 여길지 부담으로 여길지는 각자 선택하기 나름이다. 스트레스가 고조되는 샷을 앞둘 때마다 우리의 태도는 둘로 나뉜다. 이런 근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거나, 아니면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실패하리라는 생각에 짓눌린다. 이걸 기회로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하자.



퍼팅의 물리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집중한다. 이건1.5m 버디 퍼팅이 아니고, 매치에서 한 홀 앞선 상태를 유지해야 하거나 우승이 걸린 것도 아니다. 이런 표현들은 전부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고, 퍼팅에 최선을 다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는 컴퓨터처럼 접근하는 게 좋다. 즉, 홀컵까지 1.5m, 내리막,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짐. 그게 전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다음에는 평소처럼 루틴(당연히 평소에 정해둔 루틴이 있어야 한다)을 실행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퍼팅을 하면 된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있지만, 최소한 자신이 스트로크를 할 준비를 갖췄다는건 알 수 있을 것이다.

*멘털 닥터 모리스 피켄스(Morris Pickens) 박사 - 프로 골퍼 출신의 심리학자. 닉 와트니, 잭 존슨, 루카스 글로버, 스튜어트 싱크 등을 지도하고 있다.

턱이 높고, 깊은 벙커 샷

그린 주변의 깊은 벙커 샷이 멘털에 미치는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결과가 심각할 수 있다. 2003년 브리티시오픈 마지막 날 16번 홀에서 두 타를 앞서가던 토마스 비욘을 예로 들자. 그의 볼은 항아리 벙커에 빠졌고, 거기서 빠져 나오는 데 세 타를 허비한 그는 결국 한 타 차로 우승을 놓쳤다. 2000년 브리티시오픈도 그랬다. 당시 세계랭킹 2위였던 데이비드 듀발이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17번 로드홀 벙커에서 4타 만에 탈출하는 모습을 온 세계가 지켜봤다. 이런 참상은 그걸 지켜보는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대리 경험을 통해 두려움을 학습하고, 비슷한 샷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경우 최악을 예상하도록 뇌가 프로그램 돼 있다.

그럴 때는 머릿속에서 긍정적인 경험의 재생 버튼을 눌러보자. 예를 들어 내게 상담을 받는 저스틴 로즈는 타이거 우즈와의 매치플레이에서 가혹한 벙커 샷을 완벽하게 성공하며 한 홀 앞서 나갔고, 결국 승리했다. 로즈는 그런 선수다. 일단 긍정적인 이미지로 머리를 재부팅하자. 두 번째는 깊은 벙커에서 연습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준비다. 그러면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건 싸움의 반을 이기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멘털 닥터 지오 발리언트(Gio Valiante) 박사 - 교육철학 박사과정을 밟던 발리언트 박사는 투어 선수들의 행동을 연구하게 됐고, 그것이 결국 직업이 됐다. 저스틴 로즈, 매트 쿠차,카밀로비예가스, 로버트 칼슨, 데이비드 듀발을 상담하고 있다.

짧은 잔디에서 벙커를 넘기는 피치 샷

로브샷을 포함해 현재 전 세계에서 볼을 띄우는 숏게임을 가장 잘 한다는 필 미켈슨도 2012년 마스터즈 마지막날 4번 홀에서 벙커에 볼을 빠뜨려 트리플 보기를 하고말았다. 가장 까다로운 피치 샷에서 소위 ‘뒤땅’이나 토핑이 나올까 두렵다. 이를 극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첫째 흥분을 가라앉힌다. 차분하게 심호흡을 하고, 모든 출렁임이 가라앉을 때까지 마음을 진정시킨다. 하늘을 날아서 그린에 착지하는 샷을 머릿속으로 그려본 다음(멋있게 한답시고 프린지에 떨어뜨리려 하지 말고) 실제로 볼을 맞히려는 것처럼 매끄러운 연습 스윙을 몇 번 한다. 볼이 놓일 자리의 풀을 클럽헤드가 잘라내는 것을 지켜본다. ‘바로 이거야’라는 마음이들 때까지 피니시 자세를 유지한다.

그런 다음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벙커가 없다고 생각한다. 볼이 착지할 부분의 잔디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조금 전에 한 것처럼 그냥 연습 스윙을 한 번 더하는 거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스윙을 구사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특히 클럽이 잔디를 잘라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좋은 연습 스윙을 한 번 더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볼이 벙커 위를 마법처럼 날아 그린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멘털 닥터 조셉 페어런트(Joseph Parent) 박사 - 사회심리학박사인 그는 비제이 싱과 크리스티 커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데 큰 도움을 줬다. 헌터 매헌, 데이비드 톰스를 지도했으며 현재는 루크 리스트, 팀 페트로비치와 함께 한다.


2010년 SK텔레콤오픈에서 아슬아슬한 거리의 퍼트를 하는 김대현(윗쪽). 2011년 한국오픈에서 많은 갤러리 앞에서 첫 홀 티샷을 하는 로리 매킬로이.



그 날의 첫 번째 홀 티 샷

그 날의 첫 샷을 하기 위해 자세를 잡고 서면 어떤 반응이 드나?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는 쪽인가? 아니면 지나치게 조심하는 편인가? 누가 보고 있는지 신경이 쓰이나? 몸이 긴장하나? 긴장되는 상황에 대처하는 반응은 골퍼마다 제각각이다. 일단 자신의 경향을 파악하고 나면 그걸 해결할 수 있다. 중요한 건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라.

예를 들어 스윙이 지나치게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면 템포를 70%로 줄여보자. 시야가 너무 광범위하다면 더작은 타깃에 집중한다. 아드레날린이 지나치게 분출한다면 심호흡을 하면서 날숨을 더 길게 끝까지 내쉰다. 초조한 마음이 들 때는 균형 잡힌 피니시를 느끼는 데 전념한다. 그립 압력이 아주 타이트한 경우에는 스윙 내내 부드럽고 일관되게 유지해보자. 그리고 머릿속에서 걱정을 떨쳐낼 수 없을 땐 노래를 불러보자. 중압감이 고조될 때 자신의 경향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그걸 발견할 때까지 위의 방법 가운데 몇 개를 시도해보자.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몸에 익히고 그럴 수 없는 것은 걱정을 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멘털 닥터 피아 닐슨(Pia Nilsson)과 린 매리어트(Lynn Marriott) -피아 닐슨은 LPGA에서 선수로 활약(1983~87년)했고 1998년 솔하임컵 주장을 맡기도 했다. 교습가인 린 매리어트와 함께 잠재력을 중시하는 ‘비전54(매 홀 버디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를 설립했다. 그 밑에서 여자 골프 랭킹 1위가 세 명(애니카 소렌스탐, 청야니,수잔 페테르센) 배출됐다. 최나연·김인경도 이들과 함께 한다.

워터 해저드를 넘기는 어프로치 샷

성공하려면 실패가 아닌 성공을 예상해야 한다. 예전에 자유투 실력을 개선하려는 대학 농구선수가 상담을 요청해왔다. 나는 ‘볼을 던지기 직전에 어떤 광경을 머릿속에 떠올리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놀라웠다. “다른 학교 응원단에서 ‘점프볼, 점프볼!(들어가지 않았다는 의미)’ 이렇게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 당신도 테이크백을 하기도 전에 볼이 물에 빠지는 소리를 먼저 듣는 건 아닌가?

그런 상황이라면 과거에 워터 해저드를 넘어갔던 자신의 가장 탁월한 샷을 떠올려야 한다. 그려볼 멋진 샷을 해보지 못했다면 다른 골퍼의 플레이 장면을 빌려와서 머릿속에 떠올린다. 나는 TPC소그래스 17번 홀에서 아일랜드 그린에 볼을 올린 내 아들의 샷을 종종 생각한다. 일단 긍정적인 멘털 이미지를 확보했으면 주변 시야가 볼 수 있는 범위에서 중간 타깃을 선택한다. 그것에 맞춰 자세를 잡고 그 너머로는 보지 말아야 하는데, 그랬다간 시선의 가장자리에 워터 해저드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좋은 타깃과 좋은 이미지만 있다면 볼이 물에 빠지는 소리를 들을 일은 없을 것이다.

*멘털 닥터 리차드 쿱(Richard Coop) 박사 -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교수로 농구팀, 미식축구팀 등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을 상담했다. 골퍼로는 닉 팔도, 벤 크렌쇼, 그렉 노먼, 코리 베이빈, 보 반펠트 등이 그의 지도를 받았다.

1253호 (2014.09.15)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