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에서 성과가 나왔던 해였다. 특히 미국과 아시아 국가의 약진이 돋보였다. 2015년 자산 배분의 키워드도 여전히 ‘글로벌’이다. 미국이 글로벌 경기 회복의 중심에 서는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은 작년보다 좀 더 가시적인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2014년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던 유럽은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자산 가격 회복이 기대된다. 이와 달리 한국은 기업의 이익일 늘어야 의미 있는 박스권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주식의 밸류에이션(가격 대비 가치)은 과거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가격 부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밸류에이션 수준을 고민하기보다는 이익 성장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2014년 시장을 되돌아보면 밸류에이션이 높더라도 기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시장의 수익률이 양호했다. 기업 이익에 더 초점을 맞추는 건 각국 경기 회복의 격차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펀더멘털에 방점을 두는 전략, 즉 조금은 비싸더라도 좋은 주식을 사는 것이 합리적이고 유효함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 이익의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을 모두 만족 시키는 지역을 찾아보면 바로 미국과 아시아다.현재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은 저금리, 저물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흔히 ‘3저’라고 말한다. 이런 환경은 사실 아시아 국가에는 유리하다. 아시아 신흥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원유의 수입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가 하락은 원자재의 수입 가격을 낮춰주고 무역수지를 개선시켜 준다. 또한 인도처럼 고질적으로 높은 물가 압력에 시달리던 국가는 저물가 상황에서 경기 회복세를 이어나갈 여건이 된다. 아시아 수출국은 자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은 수혜를 온전히 누리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엔화 약세로 무역 경쟁국인 일본 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의 이점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2015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서 예상되는 중요한 변화 두 가지를 꼽아보자.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과 국가 간 통화정책의 차별화다. 미국 연준은 올해 2분기 말쯤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일본과 유로존은 추가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신흥국 중 일부 국가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할 여유가 생기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채권시장에서는 글로벌 자금 유출로 인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국가 간 통화정책의 차별화는 수익률이 높은 채권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최근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시장의 흐름을 보면 기업의 신용등급, 부도 가능성 등 펀더멘털에 따라 채권 가격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이일드 내에서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채권이, 지역상으로는 미국보다 유럽 하이일드 채권이 더 유리한 국면이 예상된다. 신흥국 국채 중에서는 펀더멘털이 양호한 아시아 지역 채권이 원자재 수출국 채권보다 유리해 보인다.경기 부양 정책은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되고, 펀더멘털이 미약한 지역의 자산가격을 단기에 상승시킬 수도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이런 예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물 경기 회복이 미약한 상황에서 정책에 의존하는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져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2014년보다 변동성이 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때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