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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주택시장 전망 - 서울·수도권 집값 2%가량 오를 듯 

거래량도 늘어날 전망 서울-지방, 인기-비인기 지역 양극화 심화도 

황의영 중앙일보조인스랜드 기자

올해 집값은 좀 오를까? 괜히 집 샀다가 손해만 보지 않을까? 을미년(乙未年) 새해 주택시장은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소 위안을 줄 것 같다. 하지만 서울·수도권과 지방, 인기·비인기 지역의 집값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건설 연구기관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보다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015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전국 집값이 연간 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집값이 1.7%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폭이 작년보다 더 클 것으로 보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올해 집값이 작년보다 2.3%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수도권 집값이 지난해 대비 상승폭을 키우고 지방은 오름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주산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5% 상승한 서울·수도권 집값은 올해 2% 오를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지방의 집값 상승률은 1.8%에서 1.5%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서울·수도권 집값이 2%, 지방은 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2013년 연평균 거래량(84만여 가구)보다 15만 가구나 많다.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 규제완화 등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놓은 게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8% 정도 더 늘어나 주택시장이 선순환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감정원 채미옥 부동산연구원장은 “올해 주택시장은 매매가격과 거래량 모두 전국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훈풍 기대


시장을 이끌 만한 재료는 넉넉하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부동산 3법’이 통과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당초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규제 완화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풀면 가격 인상이 가능해져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남권이 어느 정도 달아오를지, 강남권 열기가 시장 전체로 확산될지가 올해 주택시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택 수급 상황도 집값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하고, 재건축 이주와 철거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재고 주택은 줄어드는 데 반해 이주 수요가 대거 발생하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23만9550가구로 지난해(25만8456가구)보다 7%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4년 연평균 입주량(23만7872가구)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금융위기 이전 연평균 32만~33만 가구의 물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특히 서울의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1만9371가구로 지난해(3만6860가구)의 절반 정도다. 서울의 한 해 입주량은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에 5만 가구를 넘기도 했다. 여기에다 올해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공사 착공을 위해 철거될 집이 많다. 강남구 개포지구와 서초구 반포지구, 강동구 고덕지구 등을 비롯해 5만 가구 가량이 허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올해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의 주택 전셋값 상승률을 지난해와 같은 3.5%로 예상했다. 입주물량 감소는 실수요 시장인 전세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올 들어 2년 전세계약 기간이 끝나 전셋집을 다시 구해야 하는 수요는 83만여 가구다. 지방자치단체에 전세거래 신고를 한 경우만 이 정도다. 재개발·재건축 공사에 따라 이주하는 가구가 새로운 전세 수요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세를 찾는 가구는 크게 늘 전망이다. 여기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월세이율이 은행 금리보다 높아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증가하면 전세 물건이 줄고 전셋값은 뛸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지방 전세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수도권은 불안 요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집을 살 여건은 좋은 편이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포인트(전세가율 70%, KB국민은행 조사)로 줄어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대출 부담도 크지 않다. 한 대형 건설사의 주택사업 담당 임원은 “전세 거주자의 매매전환 수요가 여전히 유효한 데다 주택 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자들까지 합세하면서 주택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올해 주택시장을 뒤흔들 변수도 적지 않다. 우선 불안한 경제상황이 꼽힌다.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자금 사정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환 기간이 길기 때문에 미래의 경제상황도 고려된다. 정부의 기대만큼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국내외에 경제 불안 요인이 산재해 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올해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고, 정부에서 이미 꺼낼 수 있는 규제 완화 카드를 거의 다 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금리 인상이 변수

국내외 금리 움직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각 연구소들의 전망처럼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면 금리는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제기되는 것처럼 일본이나 유럽, 중국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나홀로 성장세’가 둔화되면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정책이 더 미뤄질 것이고, 금리 상승 가능성은 작아진다. 이와 달리 어떤 이유로든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시차를 두고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난해 주택시장은 초저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 금리가 오른다면 대출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지기 때문에 주택시장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지나치게 많이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1269호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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