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세계 경제의 외줄타기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미국발 훈풍을 기대하는 세계 경제는 2015년이 시작되자마자 그리스발 한파로 된서리를 맞았다. 세계 경제는 2008년 리만 브라더스 파산으로 증폭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렇게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외줄타기를 지속하고 있다. 금년에는 실업률 감소, 임금 상승 등 미국의 분홍빛 경기지표와 지난 연말부터 지속된 유가 하락 등이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위협 요소도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유럽발 위기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유럽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저 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작년 12월에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되면서 저성장·디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졌다. 특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여부가 여전한 논란이다. 그리스 자체의 부담뿐 아니라 남유럽 국가에 미칠 파장, 그리고 유로 체제에 대한 혼란을 야기하는 위험부담 때문에 현실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로존의 근간을 흔드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인 한계 탓에 유로존을 둘러싼 먹구름은 좀처럼 걷히기 힘든 상황이다. 유로존 체제 내에서는 개별 국가가 자체적으로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을 확대 하거나 환율·이자율을 조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특히 현재 성장 둔화와 고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 회복이 불투명하다. 더구나 좀 더 근본적인 치유책인 경제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유로존의 장래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변동성을 키울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

세계 경제를 둘러싼 또 다른 위협 요인은 중국 경제의 버블 붕괴 가능성이다. 중국은 그동안 투자 위주의 성장정책을 전개 해왔으며, 2000년대부터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투자의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과도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책으로 중국의 지방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더욱 가열됐다. 투자 위주의 성장정책은 중국 경제를 급속도로 발전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던 반면 투자와 소비 간 불균형이 심화됐을 뿐 아니라 주택·산업시설 부분에서 과잉 투자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도시화와 맞물린 주택에 대한 과잉 투자는 텅 빈 아파트라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시설 부분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비단 중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 과잉을 초래해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의 버블은 정부 차원에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이미 관리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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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호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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