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인재·기술·관용이 창조경제의 성패 좌우 

 

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

창조경제가 화두다.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창업에 나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 간 융·복합 현상이 확산되고 기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창조산업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방 도시에서도 새로운 상상력과 스마트 기술에 기초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등 창조도시 건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의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이란 저서에서 “오늘날 경제는 상당 부분이 아이디어 중심의 창조적 산업에 의해 움직인다”며 “지금의 경제성장 모델로는 창의적 경제가 품고 있는 혁신과 생산 능력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바꾸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산업도 마찬가지다. 경제환경의 변화에 맞춰 과거의 낡은 프레임을 벗어나 변화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 플로리다 교수에 따르면 창조경제는 인재(Talent)·기술(Technology)·관용(Tolerance)의 ‘3T’가 골고루 갖춰져야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필자도 이 세 가지 요소가 한국 금융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인재를 키우는 건 창조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금융전문가의 육성은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금융권의 보수적인 문화에서 창조성이 발휘되기 어렵다. 이런 여건에서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찾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금은 창조적 인재가 경쟁력의 원천이며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인적 자원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인재를 키우면서 그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이 핀테크(Fintech) 혁명에 대응하는 일이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은 새로운 금융서비스 시장을 만들어 준다. 미국의 구글이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금융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 금융당국도 핀테크산업의 성장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핀테크산업으로 은행 먹거리 산업을 ICT기업들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감도 있지만 은행들에게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금융회사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창조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조경제의 관용은 개방성과 다양성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에 맞는 체질로 바꿔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이한 한국 금융의 해외 진출은 당위적 과제라는 생각이다.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면서 현지화 영업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국제 금융 업무를 발전시켜야 한다.

세계는 지금 창조경제로 진화하고 있다. 창조는 모방이 아니다.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누구보다 한발 앞서 ‘무엇을 어떻게’하는가에 달려 있다. 창의적인 젊은 인재가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뛰어드느냐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일깨운다면 한국 금융의 창조적인 변화가 곧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

1274호 (20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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