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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SPORTS] 단 하나 차종의 평등한 레이스 

 

글 신홍재 모빌리스타 에디터
단일차종 경주(one-make racing)는 한 회사에서 만든 단일 차종 또는 동일한 차체구조를 가진 자동차만 참가하는 자동차 경주다. 북미에서는 스펙 자동차 경주라고 부른다. 차종과 사양이 같기 때문에 경주차의 성능보다는 드라이버 개개인의 기량이 승부를 좌우한다.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원메이크레이스(이하 원메이크)는 전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작은 대회부터 큰 대회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차종이 정해져 있고, 개조 규정도 엄격하다. 싱글 메이크 시리즈라고도 부른다. 미니7 챔피언십은 유럽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 밖에 포르셰 슈퍼컵과 래디컬 유러피언 마스터즈, 존쿠퍼 미니 챌린지, 르노 클리오 컵, 캐이터햄, BMW, MX5 레이스가 인지도가 높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메이크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이다. 2003년 아마추어 레이스를 기반으로 한 ‘클릭 페스티벌’에서 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011년에는 ASN(Authority Sporting National, 국제자동차연맹이 국가당 1개 단체에만 권한을 부여) 자격을 확보한 한국자동차경주협회에 소속됐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공존하는 국내 최고의 공인 대회다. 경주차는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 현대 벨로스터 터보, 현대 아반떼 MD, 기아 K3 쿱 등이다. 이 차들이 각각 하나의 클래스를 구성한다.


▎2016년 미아타 컵에 등장할 컨셉트 경주차.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은 KSF의 최상위 클래스다. 국, 내외 최정상급 프로 선수가 참가한다. 제네시스 쿠페는 3.8L V6 엔진이 35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앞 엔진, 뒷바퀴 굴림방식(FR)이라 출발 직후 하중이 뒤로 쏠려 빠른 스타트에 유리하다. 경주에 참가하려면 조직위원회의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안전 규정은 F1을 관장하는 국제 자동차연맹(FIA)의 규정으로 격상 됐다. 단일 클래스였던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은 지난 2013 시즌부터 두 가지(10, 20)로 분리됐다. 순위 고착화를 막고 중, 하위권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를 주기 위해서다. 또 동일 시즌부터 제네시스 쿠페 10에 ‘피트 스탑’ 규정을 도입했다. 경주차 소속팀 미케닉의 경기 참여도를 높이고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는 벨로스터 오너가 출전한다. KSF의 실력 좋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보다 높은 출력을 내는 경주차로 레이스에 참가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 경기다. 지난 2013시즌 3차전부터 신설됐다. 역량 있는 챌린지 레이스 드라이버 및 프로 데뷔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요람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대회에 출전하려면 한국자동차경주협회가 발급하는 국내 B급 이상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또 챌린지 레이스 2회 이상 출전 경력이 필요하다. 과거 다른 대회에서 더 높은 출력의 레이스에 참가를 했다면 최소 3년 이상 공백이 있어야 가능하다.

벨로스터 터보는 기존 벨로스터 모델에 1.6L 터보 GDI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7.0kg/m, 연비는 L당 11.8km다. 좌측 한 개, 우측 두 개인 비대칭 도어와 낮은 전고, 리어 스포일러를 트렁크 도어(테일 게이트) 글라스의 가운데에 단 역동적인 모델이다.

KSF 챌린지 레이스는 아마추어가 참가하는 대회다. 국내 모터 스포츠 저변 확대가 목적이다.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 쿱 챌린지 레이스로 나누어진다. 해당 차종 소유주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차로 참가하는 대회라 모터 스포츠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참가자 대부분은 프로선수가 아닌 학생ㆍ회사원ㆍ자영업ㆍ의사 등 다양하다.

레저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 혹은 전문 드라이버를 꿈꾸는 어린 선수가 프로 무대에 진출하려고 도전한다. 챌린지 레이스에 참가를 하려면 자동차 구매 후 간단한 튜닝을 하고 한국자동차경주협회에서 승인한 국내 C급 이상의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된다.


▎2015년 4월 강원도 인제 서킷에서 열린 핸즈모터스포츠페스티벌에서 도요타86 경주차가 출발선을 달려나가고 있다.
‘핸즈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15’는 올해 시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루미늄 휠 제조 업체인 핸즈코퍼레이션이 주관한다. 국내 원메이크 처음으로 수입 스포츠카인 도요타 86 경기라 눈길을 끈다. 전문적인 레이싱 대회와 다르게 일반 고객이 대상이다. 본인의 차로 직접 서킷 주행을 경험하는 트랙데이, 다양한 차종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레이스 등 1박2일 동안 모터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튜닝은 도요타의 튜닝전문 회사인 TRD(Toyota Racing Development)의 순정 부품을 사용한다. 도요타 86은 가솔린 4기통 2.0L, 수평대향 자연흡기 엔진을 달았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0.9kg/m의 성능을 낸다. FR방식의 후륜 구동으로 무게중심이 낮은 게 장점이다. 모터 스포츠 대중화라는 취지에 맞게 행사마다 신규 라이선스 발급자가 수십 명 이상 참여하는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다.

클럽 쉐비 아베오 원메이크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생겨났다. 한국의 모터 스포츠 수준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대회다.

엑센트컵 원메이크는 실용적인 디젤 경주차라는 게 특색이다. 레이스 입문 장벽을 낮추고 연료비도 적게 드는 디젤차로 진행한다. 튜닝도 눈여겨 볼만하다. 300만원이면 버킷 시트, ECU 맵핑, 휠 튜닝, 롤케이지, 4점식 벨트를 구성할 수 있다. 현대차는 모터 스포츠가 돈 있는 자들의 취미라는 선입견을 깨고 대중화를 시도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원메이크 중 하나다.

1288호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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