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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 해외 진출로 수익성 강화 노려 

농업+금융으로 중국·동남아 진출 계획 … 2020년 당기순익 2조 목표 


▎NH농협금융지주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융복합 영업점을 열었다. / 사진:뉴시스
“NH농협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높이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회장 후보로 추천된 뒤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말이다. 이 한 마디에 NH농협금융의 현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 회장의 표현에서 잘 드러나듯 NH농협지주가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수익성이다. 총자산 기준으로 당당히 국내 4대 금융지주사로 꼽히는 NH농협금융지주지만 수익성 지표만 들이대면 초라하다. NH농협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기록한 순이익은 1827억원. 신한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679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심지어 우리은행(3233억원)이나 IBK기업은행(2139억원)과 같은 개별 은행의 3분기 순이익 규모보다 적다. 김용환 회장이 틈날 때마다 “수익성 강화”를 외치는 배경이다.

이처럼 낮은 수익성 문제는 금융 전문성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실제로 NH농협금융지주는 비이자이익 대비 이자이익 수익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자이익은 예금이나 대출 과정에서 붙는 이자 관련 이익이고, 비이자이익은 방카슈랑스나 신탁, 보험, 증권 관련 이익이다. 쉽게 말해 높은 금리로 대출해주고 예금 금리를 낮게 매기는 전문성이 그다지 필요 없는 예대 마진에서 수익성이 높지만, 이보다 전문성이 필요한 금융 분야에서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말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사는 평균적으로 이자수익이 80%, 비이자수익이 20% 정도를 차지한다”며 “이 중 비이자수익 측면에서 NH농협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비이자수익 증대 목표


NH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CA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자산 규모(3분기 연결기준 333조1000억원)를 늘리고 은행·비은행 간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췄다. 이런 덕에 한 계열사가 다소 저조한 실적을 내더라도 다른 계열사가 이를 만회하는 구조가 됐다. 실제로 올해 3분기에 주력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이 다소 저조했지만 NH농협생명보험 등 다른 계열사가 이를 만회한 덕분에 NH농협금융지주는 연결기준 182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다만, 3분기 누적 기준 NH농협금융지주의 순이익은 619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김용환 회장 취임 후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일성이 아직은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3분기에 퇴직급여충당금과 콜센터 증설 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판매관리비가 2분기보다 1013억원 늘어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며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 당시 3665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을 실적에 반영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6% 증가했다는 것이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한 기업의 자산 인수가격이 시장가치보다 낮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3분기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다. 그나마 건전성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NH농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분기까지 누적 기준 1.49%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2%포인트 줄었다. 3분기 연체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5%포인트 하락한 0.79%를 기록했다. NH농협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4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182억원이다.

농업경제사업과의 융복합 금융 강조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김용환 회장의 구체적인 전략은 뭘까? 첫째,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김 회장은 “전통적인 수익원의 한계에 부딪힌 지금의 환경에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제지주 등 광범위한 인프라를 갖춘 농협금융 입장에서 해외 시장은 더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까지 NH농협금융지주는 글로벌 진출에서 뒤쳐진 기업으로 분류됐다. 지금까지 뉴욕 지점과 중국·베트남 사무소,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에 주재원을 두고 있는 것이 거의 전부다. 김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전략팀을 신설하고 KOICA(국제협력단)와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범농협, 농업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며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성장성이 높은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선진국은 농업과 금융이 이미 발전해 있어 상대적으로 진출이 쉬운 중국이나 미얀마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KOICA 등 협력 기관들과 함께 농업 지원과 금융을 결합한 방식으로 미얀마 진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NH농협중앙회 산하 농업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 제고다. 최근 발표한 ‘2020 중기전략’에서도 금융과 유통 등 농업경제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융복합 금융을 강조한다. 김용환 회장은 “전 계열사가 함께하는 공동의 목표 설정이 금융 지주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하고 차별화된 ‘새로운 먹거리’ 구상에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미얀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현지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단지 100곳에 농협금융의 소액대출과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인력, 자산운용, 여신, 보험 사업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태스크포스(TF)팀을 금융지주에 설치했다. 김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를 통해 NH-CA자산운용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와 자산운용사 아문디가 공동으로 설립한 NH-CA자산운용은 이후 자산운용 인력을 10명 이상 충원했으며, 아문디의 상품을 국내 시장에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핵심 전략 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2020년 자산 규모 380조원, 당기순이익 2조원 이상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

1310호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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