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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차량 40만대, 배달 기사 170만명 동원된 광군제국내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택배업이 태동한 건 1990년대 초반이다. 2000년대 초반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이 급부상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그러다 온라인 쇼핑이 정체기에 진입하자 택배사업도 주춤했다. 매출 정체와 이익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바로 그 때 소셜커머스가 단비처럼 등장했다. 모바일의 간편함과 화끈한 이벤트를 앞세운 소셜커머스의 등장은 유통 업계 지형을 뒤흔들었다. 온라인 기반의 오픈마켓도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겼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모바일쇼핑 매출액이 홈쇼핑 매출액을 추월했다. 2010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소셜커머스는 지난해 5조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소셜커머스 매출(2014년)의 60%는 모바일 기반이다. 핀테크의 활성화로 결제 환경이 더욱 간편해질 것이란 점까지 고려하면 모바일 쇼핑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여기에 해외직구 붐까지 불었으니 당연히 택배 업체의 일거리가 많아졌다. 2009년 10억8000만개였던 국내 택배물량은 지난해 16억2000만개로 늘었다. 택배시장 전체 매출도 지난해 3조98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6.4% 늘어난 수치다. 양적으로는 확실히 커졌지만 어두운 면이 없지 않다. 일단 매출은 늘었지만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된 탓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 가격뿐만 아니라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택배 기사나 물류센터 직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 역시 문제다. 하루 12시간씩 중노동을 하면서도 박봉과 박대에 시달린다. 그러니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직종별 인력수급불일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산업군 중에서 미충원율이 가장 높은 직종은 ‘운전 및 운송관련업’이었다. 무려 33%에 달했는데 택배나 택시·버스 등 운송회사들은 10명을 채용하려다 7명도 채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택배 때문에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회 갈등도 심각한 단계에 왔다. 소비자는 서비스에 불만을 갖는데, 기업은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 해결이 쉽지 않다.멀리 보면 글로벌 경쟁도 각오해야 한다. 택배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는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 기업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저성장으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성장이 보장된 산업이 있다면 어디라도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물론 택배는 물류산업 중에서도 자국 프리미엄이 강한 분야다. 항공·해운과 달리 육상 물류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상대로 한 택배업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전 세계 주요국 택배시장을 보면 대부분 자국 기업이 자국 안에서 경쟁한다.
소셜커머스 매출의 60%는 모바일 기반규모상 우리 기업이 택배를 무기로 해외에 진출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중국 기업 입장에선 한국에 매력을 느낄 만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중국 택배 업체는 한국에 지사나 사무소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 택배 서비스를 할 가능성은 작지만, 한국에서 미국·일본·동남아 등으로 보내는 국제 택배 시장은 노릴 만하다. 실제로 중국 9대 택배 업체 중 하나인 순풍은 2011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고, 원통 역시 CJ대한통운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손을 잡든, 방어를 하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