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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개최 코스의 ‘지옥의 3연속 홀’] 이기든 지든 여기서 갈린다 

PGA내셔널의 ‘베어트랩’, 오거스타내셔널의 ‘아멘 코너’ 등 … “파만 해도…”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잭 니클라우스가 ‘ 골프에서 최고의 세컨드 샷을 요구하는 홀’이라고 명명한 페블비치 8번 홀.
최근 끝난 혼다클래식 대회장인 플로리다 팜비치 가든스 PGA내셔널 챔피언 코스의 15번부터 이어지는 3개 홀을 ‘베어트랩(Bear trap)’이라 부른다. 코스 리노베이션을 담당했던 잭 니클라우스는 이 3개 홀에서 난이도가 극도로 어려워지도록 만들었다. 그런 탓에 ‘곰의 덫’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인 PGA투어에서 코스를 고만고만하게 세팅했다가는 처참하게 공략 당하게 일쑤다. 난이도를 가능한 높여야 선수들의 미세한 기량 차이를 가려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미국·영국의 PGA대회 개최 코스 중에서 가장 어려운 3연속(stretch) 홀을 꼽았다. 스코어를 잘 지켜오던 선수들도 여기에 들어서면 파만 지켜도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하는 죽음의 3홀은 다음과 같다.


▎베어트랩 16번 홀과 15번 홀 티잉그라운드의 곰 동상과 3개 홀의 명패.
[혼다클래식] PGA내셔널 15~17번 베어트랩: 15번 홀 티잉그라운드의 곰 동상 밑에는 잭 니클라우스의 말과 홀 3개가 명판에 새겨져 있다. ‘지든 이기든 바로 여기서 결정될 것이다’. 니클라우스의 예언처럼 혼다 클래식은 2007년부터 PGA내셔널챔피언 코스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3홀에서 우승자가 가려졌다. 지난2009년 우승한 양용은은 4일 간 1오버파에 그쳤다. 베어트랩에서 평균 2.571타를 더 쳤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버디는 145개에 그쳤으나, 보기 이상의 타수는 299개가 나왔다.

[마스터스] 오거스타내셔널 11~13번 아멘코너: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의 11번부터 이어진 3홀인 아멘(Amen) 코너 역시 PGA투어에서 관전포인트가 되는 홀이다. 긴 파4 홀인 11번 홀은 지난해4.326타가 나오면서 가장 어려운 홀로 기록됐다. 바람이 종잡을 수 없이 부는 파 3 12번 홀 역시 3.125타로 어려운 홀이었다. 다만, 왼쪽으로 90도가량 꺾이는 파5 13번 홀은 지난 2년 연속으로 18홀 중에 가장 쉬운 홀이었다. 긴 드라이버 샷을 치고 나서 세컨드 샷으로 그린으로 볼을 올린 선수들은 이 글을 잡자고 덤벼들었다. 특히 왼손잡이인 필 미켈슨, 버바 왓슨은 이 홀에서 파워 페이드를 걸어 투온에 성공하곤 했다. 13번 홀은 조만간 또 다른 개조를 통해 높아진 난이도로 다가올 것이다.


▎위험과 보상이 확실한 TPC쏘그래스 16~18번 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TPC쏘그래스 16~18번: 미국 플로리다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쏘그래스는 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파3 17번이 대표적인 홀이지만, 실은 이 코스의 클로징 3개 퍼즐의 한 홀일 뿐이다. 예컨대 18번 홀은 지난해 총상금1000만 달러의 빅이벤트였던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평균 0.397타가 더 나오면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혔다. 파5인 16번 홀은 진정한 ‘위험과 보상(Risk & Reward)’이 실현되는 홀이었다. 물론, 클럽 기술의 발달 때문인지 몰라도 지난해 이 홀에서 무려 17개의 이글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 골프장 설계의 대가인 피트 다이의 걸작으로 최고의 정확성을 가진 골퍼만을 가려내는 최고의 테스트 무대로 여겨진다.


▎이니스브룩 16~18번 스네이크핏.
[발스퍼챔피언십] 이니스브룩 16~18번 스네이크핏: 플로리다 팜하버 코퍼헤드이니스브룩 리조트의 마지막 세 홀은 475야드 파4, 215야드 파3, 440야드 파4 홀이 이어지는데 3홀의 별칭이 ‘뱀소굴(Snake pit)’이다. ‘모카신’이라 불리는 16번은 전장 475야드의 파4로 물이 오른쪽에서 흐르는데, 지난해 발스퍼챔피언십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었다. ‘래틀러’라 불리는 17번 홀은 지난해 난이도 4위, ‘코퍼헤드’라 불리는 마지막 홀은 3번째로 어려웠다. 지난해 챔피언인 조던 스피스는 파3 17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다.

[웰스파고챔피언십] 퀘일할로 16~18번 그린마일: 노스캐롤라이나 샤롯테에 위치한 퀘일할로 클럽의 마지막 3홀은 ‘그린마일(Green Mile)’로 불린다. 16번은 508야드의 파4 홀로 그린 왼쪽에는 호수, 오른쪽으론 벙커다. 17번은 220야드 파3 홀로 반도형 그린이고 앞에는 벙커가 놓여있으니 호수를 잘 넘겨야 한다. 18번은 493야드의 업힐 파4 홀로 개울이 페어웨이를 따라 그린까지 흘러가며 벙커가 주변에 산재한다. 지난해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의 난이도를 따져보니 각각 2, 3, 1위였다. 16번 홀에 있던 그린마일빌리지가 톰 파지오의 코스 리노베이션으로 없어지면서 그린마일이 홀의 별명으로 굳었다.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 콜로니얼CC 3~5번 잔혹한 말편자: 텍사스 포트워스에 자리한 콜로니얼CC는 벤 호건이 근처에 살면서 출전한 이 대회를 다섯 번이나 우승했다고 ‘호건의 오솔길’이라 불리는 코스다. 이곳은 다른 대회장들처럼 마지막 끝나는 세 홀이 아니라 전반 도입부인 3~5번 홀이 위협적이다. 지난해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올해는 스폰서가딘&델루카로 바뀌었다)에서 연속 세 홀의 난이도가 각각 2, 4, 1위였다. 디귿자로 길게 도는 흐름이어서 ‘두려운 말편자(Horrible Horseshoe)’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중에서도 5번 홀은 파4481야드 도그레그로 개울과 나무로 인해 페어웨이 안착이 극히 어렵다.


▎베스페이지 블랙 10~12번 홀.
[바클레이스] 베스페이지 블랙 10~12번: 뉴욕주 파밍데일에 위치한 베스페이지주립공원의 블랙 코스는 퍼블릭인데 라운드하기가 까다롭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거니와, 핸디캡을 물어 실력이 되는 사람만 입장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US오픈을 마치고 나자 ‘역사상 어려운 코스 15위’에 꼽혔을 정도다. 이곳의 후반이 시작되는 10~12번 세 개 홀 스트레치는 ‘아! 이래서 그렇게 까다롭게 골퍼들의 실력을 가려 진입을 막았구나’ 싶을 정도다. 모두 파4 홀인 세 홀 전장은 1400야드를 넘는다. 지난 2002년 US오픈이 열렸을 때 3홀 평균 1.397오버파가 나왔다. 올해는 플레이오프 첫 경기인 바클레이스가 이 코스에서 개최된다.

[2007년 브리티시오픈] 카누스티 링크스 16~18번지난 1999년 스코틀랜드 카누스티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은 프랑스의 장 방 드 벨드에게는 평생 못 잊을 회한의 대회다. 3타 차로 앞서가던 그가 마지막 홀에서 세컨드 샷을 물에 빠뜨린 뒤로는 동타를 허용하고 결국 연장전에서 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홀은 2007년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전체 시즌 중에 두 번째로 어려웠을 정도로 무자비했다. 파4 487 야드로 거리가 긴 편은 아니지만, 여기서의 평균 타수는 4.611타였다. 태극 모양의 작은 개울 번이 18번 페어웨이를 휘돌아 나가기 때문에 샷 거리 조절이 매우 까다롭다. 250야드에 파3인 16번 홀은 4개의 벙커와 언듈레이션 심한 그린 공략이 어렵고, 460야드의 파4 17번 홀도 개울이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거리 조절이 힘들다.

[2007년 US오픈] 오크몬트CC 7~9번: 올해 9번째로 US오픈을 개최하는 펜실베이니아의 오크몬트CC는 큰 벙커 안에 잔디 둔덕들이 교회당에 줄줄이 놓인 의자처럼 배치된 ‘교회 의자(Church pew) 벙커’로 유명하다. 이 벙커에 빠지면 나오기 힘들지만, 정작 난이도는 전반 마지막 세 홀 스트레치에 들어있다. 지난 2007년 US오픈에서 선수들은 7번 홀부터 이어진 세 홀에서 보기만 적어내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1904년 골프장 설립자인 H. C. 파운스는 US오픈에도 출전한 고수여서인지 ‘세상에 없던 어려운 코스’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 오크몬트는 ‘매저키스트의 은신처’라고도 불린다. 전반 라운드를 처참한 실력으로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오는 것을 오히려 즐기는 회원들이 우글우글하다.

[2013년 브리티시오픈] 뮤어필드 14~16번: ‘젠틀맨 골프 클럽’의 전통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스코틀랜드 뮤어필드는 프라이드가 아주 강한 곳이다. 올드 코스들은 장타자들과 뛰어난 장비들에 농락 당하고 있지만 이곳만은 종가의 꼿꼿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브리티시오픈이 열렸을 때 시즌 중 20개의 어려운 홀 중에 7개가 여기서 나왔을 정도다. 14번 홀부터의 3홀 스트래치는 사디스틱할 정도다. 길이, 그린 빠르기, 벙커 난이도가 높아서 3홀에서 평균 1.116타가 더 나왔다. 예외는 있다. 필 미켈슨은 마지막 날 버디, 파, 파로 이 함정에 빠지지 않아서 생애 처음으로 클라렛저그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도그레그에 업힐 등 모든 어려운 장애물의 집합소인 뮤어필드빌리지 18번 홀.
[메모리얼토너먼트] 뮤어필드빌리지 16~18번: 오하이오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는 잭 니클라우스가 자신의 첫 브리티시오픈 우승지인 뮤어필드의 오마주를 구현한 PGA투어의 토너먼트 전장으로 매년 메모리얼토너먼트가 열린다. 최근 3년 챔피언의 스코어를 합치면 40언더파가 나올 정도로 우승자에게는 그리 어려운 코스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세 홀은 예외다. 200야드 파3 16번은 물을 넘겨 그린에 올리기가 까다롭다. 478야드 파4 17번 홀은 페어웨이가 질식할 정도로 좁다. 484야드의 파4 18번은 도그레그에 업힐 등 모든 어려운 장애물의 집합소다. 물론이 홀이 지난해 이 대회의 난이도 5위안에 다 들었다.


▎시네콕힐스의 7번 홀.
[2004 US오픈] 시네콕힐스 6~8번: 뉴욕 사우스 햄튼에 위치한 링크스스타일 시네콕힐스는 US오픈이 열리면 그 해의 가장 어려운 코스가 된다. 어느 특정 홀을 더 어렵다고 지칭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2004년 US오픈을 기준으로 보면 6~8번과 10~11번 정도가 경합한다. 6~11번까지의 6홀에서 평균2.1 타가 더 나왔을 정도다. 1896년에 처음 US오픈을 개최했는데 선수들이 이곳에서 80타를 깨자 이후로는 코스를 점점 어렵게 조성한 결과 오늘날의 코스가 됐다. 대회를 치르지 않는 평소 코스 레이팅도 74.5타가 나온다. 오는 2018년에 다섯번째 US오픈을 개최할 예정이다.

[AT&T페블비치프로암] 페블비치 8~10번 죽음의 계곡: 태평양을 향해 샷을 하는 시그니처홀인 파3 7번 홀을 지나 맞이하는 페블비치의 3개 홀은 절벽을 따라 조성된 페어웨이와 그린을 향해 샷을 하는 파4 트리오로 ‘죽음의 계곡(Cliffs of Doom)’이라 불린다. 오른쪽 도그레그인 8번(428야드) 홀은 잭 니클라우스가 ‘골프에서 최고의 세컨드 샷을 요구하는 홀’이라고 명명했다. 절벽을 건너 티샷을 하고 또 다른 절벽을 건너서 그린에 올려야 한다. 9번(505야드) 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다운 힐 라이가 까다롭다. 절벽 끝에 달린 그린을 피해 안전한 샷을 하려면 왼쪽 큰 벙커에 빠지게 되니 핀을 향해 정면승부를 걸어야 한다. 10번(495야드) 홀도 절벽 옆 페어웨이와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죽음의 계곡’이라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1325호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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