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서울의 대표 명품 거리인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앞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화장품만 파는 곳이 아닌 체험을 전달할 수 있는 곳을 만들라”는 서경배 회장의 지시에 따라 설화수 브랜드에 관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고급 매장이다. 내외부를 황금색으로 장식한 이곳은 특히 부유층 유커(중국 관광객)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미국 UC버클리대 건축과 출신 건축가 듀오인 린돈 네리와 로사나 후가 설계한 이 건물은 ‘랜턴(손전등)’을 콘셉트로 삼았다. 황금빛 등불을 건물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에 영업면적 1500㎡로 구성됐으며, 지하 1층과 지상 4층에 스파가 있고 나머지는 체험형 공간이다.
1층에 있는 ‘헤리티지 룸’은 설화수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1966년 개발된 ‘ABC인삼크림’에서 시작해 설화, 설화수로 브랜드가 변화하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2~3층은 문화공간이다. VIP 고객(6개월 내 2회, 총 150만원 이상 구매)을 위한 제품 컨설팅 공간, 선물 포장대 등이 있다. 옥상을 개조해 만든 루프탑 공간에는 고급 가죽 소파와 탁자 등을 배치했다. 셀러브리티(유명 인사)를 초대한 이벤트나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의 여자 친구들이 선물을 갖고 모이는 축하파티)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하 1층의 ‘설화수 스파’에서는 2000만원짜리 이탈리아산 욕조에서 몸을 푼 다음, 침대에 누워 전문 테라피스트의 피부 관리를 받는다. 1회 스파 이용료가 최대 65만원에 달한다. 4층에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10만~12만원대 스파가 있다. 도산공원의 전경을 보면서 족욕이나 전신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다.
1997년 선보인 설화수는 지난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국내를 포함해 10여 개국에 200여 개의 설화수 매장이 있다.- 사진·글 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