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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11)] 내 손실은 왜 눈덩이처럼 커 보일까? 

대니얼 카너먼의 손실회피 성향... 구조조정 미룬 조선·해운업 더 큰 손실 직면 

조원경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

1980년대 미국에서 20% 대의 살인적인 고금리 시절이 있었다. 그 때 15달러가 있었다면 1달 후, 1년 후, 10년 후 얼마를 받았어야 할까? 10년 후 받을 금액은 원금, 이자와 위험할증을 포함해 100달러쯤은 받았어야 했을지 모르겠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잃어 갈팡질팡하는 요즘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 수 있다. 이자가 플러스라면 수중에 지닌 돈을 미래에 받을 돈보다 누구나 더 가치 있게 평가한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인간의 성향을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위험 회피하려는 인간의 본성

현재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인간의 성향은 진화 과정의 산물일지 모른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시대에 지금 당장의 먹을거리에 집착하는 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몸부림이었다. 물론 인간은 미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살기도 한다. 이자율이 높았을 때에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즐거움을 기꺼이 양보하며 저축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했다. 중장년 부모 세대는 현실의 구매충동을 억누르고 이성에 따른 합리적 계산으로 미래를 위한 재무설계를 해서 내 집 마련도 꿈꿨다. 미래가치는 불확실하고 당장 손에 쥔 것이 아니니 이를 현재가치보다 할인하는 인간의 성향은 불확실한 게 싫은 손실회피(loss aver sion) 심리로 설명된다.

인간의 손실회피 성향이 현재와 미래 간의 시간 문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를 잃을 확률과 100달러를 딸 확률이 엇비슷한 룰렛게임이 있다고 하자. 대개는 참여를 꺼린다. 행동주의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들이 이런 게임에 기꺼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동일한 금액이라도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평가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사람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2~2.5배가량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익의 기쁨은 ‘조금씩 아껴 먹는 맛있는 과자’처럼 오래 느끼고 싶고, 상실의 슬픔은 ‘빨리 한입에 털어버리고 싶은 쓴 약’처럼 꿀꺽 삼키고 싶다.

살림살이가 늘 빠듯한 주부에게 신제품 할인행사는 더디게 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장바구니 물가 인상은 더 빈번하게 찾아오는 고통 같다. 공식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바닥을 기고 있는데 장바구니 물가가 높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바로 ‘평균의 함정’이다. 국제유가 하락이 물가 안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자가용 승용차가 없는 집은 기름 값이 싸졌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대신 다른 물가 상승이 크게 느껴진다. 정부 당국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소비자는 가격 하락보다 상승에 2배 더 민감하죠. 소비자물가는 보통 1년 전과 비교해 상승률을 계산하는데 소비자는 물건 값이 가장 싼 시기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죠.”

아무튼 카너먼은 우리에게 불확실한 첩첩산중의 산길이 아닌 개나리 꽃 활짝 핀 곧은 ‘꽃길의 향기’를 사뿐사뿐 걸으면서 맡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기 과신과 맹신, 편향을 경계하고 인생의 참 조언을 하는 그에게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는 노신사의 ‘지혜로운 향기’가 난다.

카너먼은 전통 경제학이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보고 기대되는 효용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한다는 주장에 반기를 든다. 그는 인간을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과 주변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불완전한 존재로 봤다. 동일한 크기라면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에 따른 괴로움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를 보면 그의 말에도 일리가 간다. 조금 다른 예이지만 직장인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임금이 점점 더 상승하는 쪽을 선호한다. 20년 동안 직장에서 받는 봉급 총액이 정해져 있다고 가정하자. 돈의 시간가치로 보면 직장 초기에 더 많은 봉급을 받는 게 더 큰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이다. 그럼 이 회사가 초기에 봉급을 많이 주고 갈수록 적게 준다고 하자. 성공적일까? 그렇지 않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임금이 점차 줄어드는 걸 못 견딘다.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이 부추기는 상실감이 더 우위에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임금을 적게 받게 된다면 뭔가 뺏긴다는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미리 취한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임금이 줄어든 것만 생각하니 인간이 합리적인지 의문이 간다.

인간은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존재


▎그리스 국민들의 61%는 2015년 7월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을 요구하는 채권 단의 구제금융안에 반대했다. 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젊은이들이 투표 결 과에 환호하고 있다.
카너먼은 우리가 1만원을 주웠을 때보다 1만원을 잃게 되었을 때 더 큰 고통을 느낀다고 주장한다. 확실히 손 때 묻은 소장품을 잃게 되면 산 가격 이상의 상실감을 받기도 한다. 그 사이 든 정 때문에 손실회피 성향이 나타나는 걸 ‘보유효과(endow ment effect)’라고 한다. 가진 것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기피성향은 더 커지게 된다. 같은 물건이라도 남에게 구입할 때보다 내 것을 팔 때 더 비싸게 값을 매긴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주식 투자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경영 상태가 부실한 기업 혹은 구조적으로 성장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기업을 구분해 내는 것이다. 과거 실적은 미래 투자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과거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으나 현재 위험요인이 가득 찬 주식을 보유할 때 손실을 줄이는 게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왜일까? 주가가 떨어지는데도 소유물에 대한 애착을 느끼는 ‘보유효과’가 손절매를 꺼리게 만든다.

인간의 감정은 지닌 돈의 효용의 절대적 크기에만 좌우되지 않는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갑이라는 사람은 금융자산이 20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줄고, 을이라는 사람은 금융자산이 1000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늘었다고 하자. 비록 절대적인 금액은 적을지라도 을이 느끼는 감정이 더 행복한 것은 두 사람의 판단 기준이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인 반면, 자산 총액의 방향성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익이나 손실의 변화 폭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4억원에서 5억원으로 값이 오른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30억원에서 31억원으로 값이 뛴 아파트를 가진 사람보다 훨씬 만족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카너먼은 손실회피 성향과 민감성 반응, 상이한 준거기준을 인간의 3가지 성향으로 중시한다.

인간이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다는 주장은 신용카드 사용과 현금 사용의 차별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느 주유소 주인이 현금 사용자에게 1리터당 950원을 받고, 카드 사용자에겐 1리터당 1000원을 받기로 한다고 하자. 고객은 ‘현금 사용 시 신용카드 사용 시 보다 할인’이라 쓰면 현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를 받는 느낌이 든다. 같은 값이면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미래를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요인과 마케팅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미래할인 효과와는 반대되는 실험을 해보자. ‘좋아하는 영화배우와의 키스’와 ‘불쾌한 전기쇼크’에 대해 사람들은 시간에 따른 가치를 어떻게 바라볼까? 키스와 전기쇼크를 각각 얼마나 오랫동안 참고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실험참가자들은 영화배우와의 키스는 지금 당장보다는 3일 정도 후로 연기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이와 달리 전기쇼크는 먼 장래 시점으로 연기하고 싶어 한다. 키스와 전기쇼크는 각각 이득과 손실을 의미하는데, 당장이 아니라 미래로 옮기길 원해 미래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분 좋은 일은 지금 당장보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이와 달리 공포감은 되도록 피하고 싶어 한다.

현재가치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미래가치를 더 크게 여기는 이유는 뭘까? 그건 미래의 기대감 혹은 조바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지금 당장 구입하기보다는 미래로 연기하게 되는데, 미래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된다면 그럴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굳이 지금 당장 선택할 필요를 못 느끼게 된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좋은 성능과 새로운 기능이 있는 자동차나 스마트폰이 나올 텐데 좀 더 기다렸다 사자. 지금 사면 어차피 구형이 될 거잖아’라는 심리가 소비자에게 작용한다.

긴축안에 반대한 그리스 표심, 결과는…

지금 당장 구매하면 나중에 출시되는 제품을 사지 않는 후회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신형 아이폰을 전시하는 쇼케이스는 구매 욕구를 부추긴다. 많은 소비자가 기대감 자체에 스스로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수요는 오히려 급격히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면 그렇다. 영화나 드라마의 예고편은 본편이나 본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작전이다. 기업들은 미래가치 극대화 방안으로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한다. '안 사면 안 보면 손실'이란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친구인 안톤 반 라파르트에게 쓴 편지에서 그는 파버카스텔 연필의 뛰어난 품질을 극찬했다. 고흐 외에 괴테, 헤르만 헤세, 귄터 그라스 같은 수많은 예술가가 이 연필을 사랑했다. 1761년 탄생한 파버카스텔은 독일의 대표적 기업으로 8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동그란 연필이 굴러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6각 연필을 고안한 그들의 한정판 이야기를 들어 보자.

“파버카스텔은 성인 소비자들을 겨냥해 수집 가치가 있는 고급 제품을 한정판으로 만들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도 합니다. 창립 240주년을 기념해 240년 된 올리브나무로 만든 만년필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매년 한 종류의 제품만 수작업으로 만들어 그 해에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번 소비자가 영원한 소비자이기를 원합니다. 처음 색연필을 쥐고 색칠공부를 시작하는 어린이가 명품 필기도구를 원하는 까다로운 성인 소비자가 될 때까지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의 성장전략입니다.”

앱솔루트 보드카도 유명한 예술가와 함께 협업해서 한정판을 출시한다. 워낙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긴다. 이런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미래 어느 시점에 손에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된다.

우리는 채무위기를 겪은 그리스를 보며 국가가 어떻게 어려워지고 국민들이 고통을 받게 되는지를 인식했다. 나라나 기업이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지 않으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199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먼델 교수는 화폐를 통합해 얻는 이득이 화폐주권을 포기해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큰 경우 해당 지역의 국가들이 단일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려면 금융시장이 잘 통합돼 있고 경제정책 협조가 원활하며 국가 간에 노동이나 자본 같은 생산요소의 이동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의 화폐를 쓰는 현실의 유로존 모습은 그리스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통합 초기의 부동산 가치 상승은 폭락으로 이어졌고 넘쳐나는 국가 빚에 국민들은 서럽다. 아테네의 가난한 아빠는 아이를 입양 보내야 했고 어린 소녀는 햄버거를 먹기 위해 매춘에 손을 대었다. 재정위기에 따라 정부가 긴축안을 내놓자 사람들은 크게 반발했다. 긴축안에는 연금과 최저임금 삭감, 공공 부문 감원이 포함돼 있어 그리스 사람들은 손실을 바로 체감하게 된다. 긴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최악의 경우 손실 가능성이 월등히 크지만 ‘당장에 확보하고 있는 것을 손해보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손실 회피 성향이 반발로 나타나 표심으로 이어졌다. 관광객이 늘어난 그리스는 국가 사정이 조금은 나아졌는지 몰라도 청년은 여전히 어렵다. 이게 이익에 도취되고 손실회피를 늦춘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슬픈 마음이 든다. 한 그리스 젊은이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리스는 관광객이 넘치는 아름다운 나라지요. 하지만 아름다움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니잖아요. 희망이 사라졌는데 나를 지탱할 사다리도 없는데 어떻게 조국을 사랑하라는 겁니까? 돈이 없어요. 일자리가 없는데요. 그리스에서 어떤 미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를 돕기 위해 대학을 그만뒀습니다. 제 친구들은 학사를 7~8년 다니고 졸업했는데 할 일이 없어요. 노르웨이로 갈 겁니다. 내 남동생은 프랑스에, 친구는 독일과 영국에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국이 좋아지면 돌아올 겁니다.”

‘경험의 자아’로 세상사 분석해 손실 줄여야

그리스는 비대한 정부 운영에 허점이 많은데도 정부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 지금보다 공공영역이 작아지면 상당수의 공무원이 줄어들기에 그들의 표심을 생각한 것이다. 정치인의 손실회피 성향 때문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구조조정 논의가 한창이다. 구조조정은 더 나은 산업경쟁력을 위한 성장통일 수밖에 없다. 실업이 발생할 소지가 많은 가운데 대주주가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은 지탄을 받아야 한다. 조선·해운업의 경우 손실회피 성향으로 구조조정을 미루다 더 큰 손실을 불러왔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사업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시장원리를 원칙으로 하되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에는 LTE급으로 신속하게 처리해 대외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어 구조조정의 결과가 LTE(long-Term Evolution, 장기 발전) 효과를 얻게 해야 한다.

휴가철에 운전을 하는 데 차가 막힌다. 내가 서 있는 차로에서는 차가 움직이지 않는데 옆 차로는 그래도 잘 빠지는 것 같다. 막상 차로를 바꾸면 원래 달리던 차로가 더 잘 빠진다. 조금이라도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에 막히는 도로에서 차로를 수시로 바꾸면서 운전해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내가 추월한 차량은 시야에서 금방 사라지지만 나를 추월해 앞서 간 차량은 시야에 오래 남는다. 그런 손해는 괜찮다. 그러니 잊어버리고 남을 위해 양보도 해보자. 중요한 것은 내 손해를 피하자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나쁜 행위이고, 표 떨어진다고 나라 망치는 정치인의 셈법이다.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조정은 없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설득으로 합의에 이르는 게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10만 달러의 지출을 당장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기업의 직원이 냈다고 하자. 사장에게 직원은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매년 10만 달러의 손실을 볼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매년 1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득하는 것이 인간의 손실회피 성향을 고려할 때 공감이 더 가지 않을까.

월급통장이 지출로 텅텅 비어 나가고 있다면 손실회피 성향을 이용하는 마케팅에 속지 말자. 그게 카너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설득의 기술이자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다. 그는 두 개의 자아를 이야기했다. 내가 생각하고 싶은 ‘기억의 자아’만이 아니라 내가 겪은 ‘경험의 자아’를 통해 세상사를 다각도로 분석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인생의 지혜 아닐까?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1934년 3월~): 이스라엘 국적의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아모스 트버스키와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대한 연구를 해서 1979년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발표했다. 고정관념에 기초한 인간의 사고와 편향성에 대해 연구를 한 후 인간이 모두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나, 인간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기대효용 이론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전통 경제학이 주장하는 인간의 합리성이란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인간의 비합리적 행위를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서막을 열었다. 인간에게는 경험자아와 기억자아라는 두 가지 자아가 있다며 이를 통해 행복경제학을 연구한 것도 공적이다.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 물가, 복지, 소비자, 국제금융, 통상, 대외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미주개발은행 이사실에서 한국 대표로 근무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이 있다.

1335호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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