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도 분전하는 기업은 있다. 본지가 매년 100대 기업의 100인 CEO를 엄선해 발표하는 이유다. 2013년 시작해 올해로 네 번째 평가다. 이번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100인 CEO’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조사했다. 2015년 1조원 이상의 매출(IFRS 연결 기준)을 올린 238개 기업의 매출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주가 상승률을 점수로 환산해 평가했다. 항목별 가중치는 두지 않았고, 전문가 의견 등 주관적 평가는 배제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체 사업이 없는 비금융 지주회사, 2015년 상장한 기업, 인수·합병 등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기업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줄었다. 영업이익은 14.2% 증가에 그쳤다. 본지가 선정한 100대 기업은 확실히 달랐다.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면서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106%나 증가했다. 주가 역시 48.7% 올랐다. 1위는 한미약품이 차지했다. 끈질긴 연구·개발(R&D) 투자로 제약 업계의 성공 신화를 새로 쓴 한미약품은 지난해 1조3175억원의 매출과 21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 3위, 영업이익 증가율 6위, 주가 상승률 1위 등 각 평가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다우기술과 방송·영화 콘텐트 최강자로 부상한 CJ E&M이 2·3위를 차지했다. GS리테일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는 4년 연속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평가 항목별로는 만도가 매출 증가율, 서울반도체가 영업이익 증가율 1위를 각각 차지했다. 대기업 집단별로 보면 롯데와 CJ가 공동 1위였다. 각각 5개의 계열사가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4개)·삼성(3개)·LG(3개)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7개로 1위였던 삼성그룹은 3개로 줄었고, 5개 계열사가 포함됐던 현대차그룹은 올해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3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올해도 122위에 머물렀다.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인 삼성전자·현대차·한국전력·POSCO·LG전자 중 100대 기업에 선정된 건 한국전력뿐이었다.업종별로는 산업별 명암이 뚜렷했다. 식음료를 포함한 생활 소비재 업종이 23개로 가장 많았다. 한샘·아모레퍼시픽·크라운제과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화학·에너지(14개)·금융(12개)·건설(10개)·자동차(8개)가 뒤를 이었다. 전년 조사에서 부진했던 화학·에너지 업종은 전반적인 저유가 환경에서도 선방했다. 지난해 16개 기업이 이름을 올려 1위였던 금융은 12개로 약간 줄었고, 최근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철강·금속, 조선, 기계·부품은 크게 부진했다.